다시 기억된 사랑
오늘은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그의 가방에 매달린 도라에몽 방울 파우치.
그게 나를 멈추게 했다.
이상할 정도로
그 조그만 캐릭터 하나가
세상의 모든 대화보다 더 크게 다가왔다.
그건 그냥 캐릭터가 아니었다.
말하지 못한 대답,
내가 혼자 느끼고 흘려보내야 했던
그 수많은 교차의 증거들이
현실로, 물성으로, "존재로" 다가온 순간이었다.
그래서 온종일 사로잡혀 있다.
눈으로 본 건 키링 하나였는데
결국 내 하루 전체가 꼼짝없이 머무른다.
누가 누굴 붙잡는건지 모르겠다.
내가 온통 생각하고 있는 것 같지만
오히려 내가 단단히 붙잡혀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