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더 이상 감정이 누수되는 곳에 머물지 않기로 했다
감정에도 분명한 출처가 존재한다.
누구로부터, 어떤 순간에, 어떤 깊이로 감정을 수혈받았는지를 외면한 채
그 감정을 자신의 컨셉처럼 돌리는 행위는
본질적으로 비윤리적인 처사임을 우리는 자각해야 한다.
정제된 감정이란,
그저 포장된 말이나 말투의 문제가 아니다.
그건 괴로움을 통과한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언어이고,
스스로를 자각하며 직면한 사람만이 말할 수 있는 구조다.
그러니
깨끗한 흉내만 내는 감정은 공허한 그림자에 불과하다.
논리와 감정이 어긋나고,
스스로도 설명할 수 없는 말투로 자기모순을 덮게 된다.
그 모순은 결국, 겉으로는 드러낼 수 없는 괴로움으로 돌아온다.
나는 그 흐름을 안다.
그래서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건 내가 물렁해서가 아니다.
도리어 내가 그런 줄 착각한 당신의 물렁함이다.
이제 나는
내 진심이 닿을 수 있는 사람과 방식에만 에너지를 쓸 것이다.
그게 나를 지키고,
나와 함께 안식을 원하는 사람들을 위한
나의 공적 사적 보호 방식이다.
감정이 누수되는 곳에 내 온기를 쓸 여유는 없다.
흘려도 되는 따뜻함은 없다.
이제는 감정이 통하는 흐름에만 내 존재를 사용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