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공무원 생활 2년 차인 나는 사회초년생이라고 부르기도, 그렇지 않다고 하기에도 애매한 시기다. 이직하기 전까지 1년 8개월 간 연구소에서 일한 경험, 인턴기자 생활, 강사 경력 등을 다 합치면 총 3~4년 정도의 경력을 갖고 있으니 말이다.
애초에 '사회초년생'의 기준이란 뭘까. 갓 졸업하고 취직한 사람? 직장 1년 차 새내기? 확실한 건 나는 회사에 갈 때마다 얼뜨거나 업무전화를 받을 때마다 절절매는 단계는 아니다. 매 순간 초긴장 상태로 있던 신입 시절도 지났고, 갑작스레 보고서 업무가 떨어진다고 벌벌 떨지도 않는다. 처음에는 18시에서 1분만 지나도 내 인생이 허비되는 기분이 들어 아까웠었는데, 7시가 넘어 야근해도 이제 그러려니 한다. 사회생활, 아니 회사생활에 조금씩 적응해 가는 건가 싶다.
그렇다고 모든 게 내 맘대로 되지는 않는다. 마이크로매니저 상사와 함께 지내는 일은 하루하루 버겁다. 평일에는 스트레스가 가득한 채 퇴근하고, 일요일 밤만 되면 회사에 가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린다. 이번주 내가 한 업무 실수나 상사한테 혼난 경험을 복기하기에 여념이 없다. 주로 토요일 아침, 응축된 고민을 ChatGPT한테 털어놓고 해결책을 찾고는 하는데 이제 거의 주간 루틴이 된 듯하다. 이번주에도 AI는 문제에 대한 답을 기똥차게 찾아주었고, 나는 한 주를 정리하며 주말을 시작하곤 한다.
이번주에 내가 ChatGPT와 주고받은 대화는 다음과 같다.
Q. How can I deal with my boss who is a micromanager with high standards and a bad temper?
마이크로매니징을 하는 상사와 함께 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그녀는 스탠더드가 높고 성질이 나쁩니다.
A. Dealing with a micromanager can be challenging, especially if they have high standards and a bad temper. Here are a few strategies that may be helpful:
마이크로매니저를 다루는 것은 어려울 수 있습니다. 특히 그들이 높은 기준을 가지고 있고 성질이 나쁜 경우에는 더욱 그렇습니다. 다음은 도움이 될 수 있는 몇 가지 전략입니다.
1. Communicate clearly and regularly: Make sure your boss is aware of your progress on projects and any potential issues that may arise. This can help prevent surprises and reduce the likelihood of them becoming angry.
2. Set boundaries: It is important to set boundaries and let your boss know what you are comfortable with when it comes to their level of involvement in your work.
3. Stay calm: If your boss does become angry or upset, try to stay calm and avoid getting defensive. This can help deescalate the situation and make it easier to have a productive conversation.
4. Look for solutions: Instead of focusing on the problem or blame, try to focus on finding solutions. This can help keep the conversation productive and focused on moving forward.
5. Seek support: If the situation becomes overwhelming, seek support from a trusted colleague or supervisor. They may be able to offer valuable perspective or advice.
6. Consider seeking other options : If you find that despite your best efforts, your relationship with your boss is not improving, it might be best to consider other job opportunities that align with your values and career goals.
1. 명확하고 정기적인 의사소통: 상사가 프로젝트 진행 상황과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인 문제를 알고 있는지 확인하십시오. 이것은 놀라움을 방지하고 그들이 화를 낼 가능성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2. 경계 설정: 경계를 설정하고 상사가 업무에 참여하는 수준에 대해 어느 정도가 편한지 상사에게 알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3. 침착함 유지: 상사가 화를 내거나 화를 내면 침착함을 유지하고 방어적이 되지 않도록 하십시오. 이렇게 하면 상황을 완화하고 생산적인 대화를 더 쉽게 할 수 있습니다.
4. 해결책 찾기: 문제나 비난에 집중하는 대신 해결책을 찾는 데 집중하십시오. 이것은 대화를 생산적으로 유지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데 집중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5. 지원 요청: 상황이 너무 어려워지면 신뢰할 수 있는 동료나 감독자에게 지원을 요청하십시오. 그들은 귀중한 관점이나 조언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6. 다른 옵션을 찾아보십시오: 최선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상사와의 관계가 개선되지 않는 경우 귀하의 가치 및 경력 목표와 일치하는 다른 직업 기회를 고려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1초 만에 나온 답이라기엔 너무 정확한 해결책이어서 어김없이 이번에도 깜짝 놀랐다(!). 모든 항목이 도움이 되었지만, 그중에서도 '4. 해결책 찾기'가 나에겐 가장 유의미한 조언이었다. 상사의 신경질에 움츠러들기보다는 솔루션을 찾기로 결심하니 마음이 편해졌다. 무슨 일이 있었든, 업무혁신과 개인의 발전 기회로 삼으면 된다는 생각이다. 나는 이번주 내가 받은 피드백을 바탕으로 나만의 업무 원칙을 세웠고 곧바로 적용할 생각이다. 감정적인 부분은... 내가 받고 싶지 않은 선물은 거절하면 되는 것처럼, 누군가 내게 상처를 주려 해도 내가 상처를 입지 않으면 그만인 것이다.
#2.
요새는 남편이 산 ebook으로 책을 많이 읽는다. ebook이 있으니까 확실히 책을 많이 읽게 된다. 원래는 한 달에 1권 읽기도 힘들었는데, 지금은 일주일에 1권 이상씩 읽는다. 잠들기 전이나 주말을 이용해서 편리하게 ebook으로 책을 읽을 수 있어서 좋다. 지난 2주간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와 <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을 읽었고, 지금은 켈리 최 <파리에서 도시락을 파는 여자>를 읽기 시작했다. ebook은 책 한 권 한 권 구매하고 입수(?)하는 과정이 어렵지 않고, 무엇보다 무겁지 않고 핸디 해서 언제든 부담없이 꺼내들 수 있다는 게 특장점이다.
그리고 2주 무료체험으로 써봤던 윌라 오디오북도 결국 정기구독해 버렸다. 출근 준비할 때, 출퇴근 시 운전하면서, 밤에 샤워할 때 들으면 좋다. 진도가 빠르게 나가진 않지만, 자투리 시간에 틈틈이 듣다 보면 일주일에 1권 이상은 독파할 수 있게 된다. 보통 멍하게 허비해 버리기 쉬운 '숨은 시간'들을 활용할 수 있어서 좋다. 원래는 예스24 책읽아웃이나 시시콜콜 시시알콜 같은 팟캐스트, 일본 NHK 뉴스나 미국 NPR 라디오 뉴스를 듣곤 했는데, 책읽아웃에서 가장 좋아했던 '이혜민의 요즘산책' 코너가 완결되면서 흥미가 떨어졌고, 외국 뉴스들이 잘 들리지 않아 재미가 없다. 안 들리는 외국어도 매번 사전 찾아가며 어떻게든 들어보고자 노력했던 20대 때와 지금은 결이 달라졌다. 세상살이가 원래 이런 건가 싶다. 어릴 때는 내가 잘 모르는 것들을 더 알고자 하는 마음이 많았고, 더 많은 것들에 열려있었지만 지금은 굳이 내 귀에 직접 꽂히지 않는 소리들에는 귀 기울이지 않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갑자기 잔물결 같은 슬픔이 몰려온다...
아무튼 오늘 자기 전에 남편이랑 좀 더 놀다가, <사랑의 이해> 나머지 회차를 조금 보고, 골반교정 요가를 하고, 일요일에는 수원 행궁동 나들이를 가야지!
주말은 역시 좋다. 집에 있는 그라인더와 에스프레소 머신으로 홈카페 분위기를 낼 수 있는 것도 너무 좋고, 아침 공복요가도 좋고, 유튜브가 취향에 맞게 찾아주는 노래도 좋다. 좋은 것들은 언제나 촘촘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