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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이제 Jan 11. 2021

비밀스러움의 가치

SNS에 자아 흩뿌리지 않고 간직하기

1. 자아의 조각들을 각종 온라인 공간에 흩뿌리는 게 싫어졌다. 


요즘 찍은 사진들을 인스타그램 스토리로 업로드하려다가 공유 직전에 그만두었다. 

예전에는 내가 찍은 사진들을 누군가 봐주면 그 사진의 가치가 더 올라가는 것만 같았다. 쓰임새가 더 많아지는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나 혼자 보는 건 무의미하고 지루했다. 자극이 필요했고 시선을 요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는 남들에게 보여주지 않는 사진들이 더 좋다. 비밀스러운 게 더 끌린다. 그런 사진들이 더 가치 있게 느껴진다. 나만의 것, 우리만의 것이 더 귀하고 소중하다. 그러면서 이렇게 브런치에 올리고 있긴 하지만... 여기엔 프레임 속에 많은 정보를 담지 않은 사진만을 한정적으로만 올리니까, 의미가 다르다. 



침대맡에 라라랜드 포스터를 붙였다. 한동안 벽이 허전해 보였는데 이제 좀 콘텐츠가 생긴 기분이다. 이야기가 흐르는 방이 좋다. 




애인에게는 델마와 루이스 얼터너티브 포스터를 선물했다. 애인과의 권태기(나 홀로)는 벌써 극복했다. v(>.<)v 이게 다 점잖고 경우 바르고 매력적인 애인 덕분이다. 



2. 친구는 테라피스트가 아니다. 


과거의 내게 필요했던 건 전문가의 도움이었다. 시절 인연이었던 친구에게 나는 테라피 수준의 상담을 요구했던 것 같다. 내 이야기를 듣고 얼마나 힘들었을지 가늠조차 가지 않는다. 그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확실히 깨달았다. 친구는 친구일 뿐 테라피스트가 아니라는 것. 자신의 한계치를 알아야 한다. 관계는 일방의 노력만으로 이루어지는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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