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원에서 엄마의 상태가 심상치 않다고 응급실에 모신다는 말을 들은 지 두 달이 되었습니다. 그 후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고 엄마는 다시 지금 중환자실에 누워계십니다.
간호사가 물었습니다. 혈압이 떨어지고 맥박이 잡히지 않을 때 최후의 의사가 할 수 있는 의학적 조치가 연명치료인데 할 것이냐고요.
연명치료는 보통 말기 환자나 회복이 불가능한 상태에 있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하지요. 엄마는 스스로의 의사를 밝힐 수 있는 상태가 아닌 의식이 없으십니다. 이 일을 의논할 형제나 가족이 없는 관계로 엄마를 대변해 저는 말했습니다.
"연명치료는 하지 않을래요."
순간 엄마가 더 살 수 있는 기회를 제가 마치 막는 것처럼 생각이 되어서 괴로웠습니다. 평소에 이런 일을 겪게 되면 이렇게 저렇게 해야지 하는 플랜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정작 그것을 실행하는 데는 마음이 너무 무겁고 아픕니다.
그런데 이 아프고 괴롭고 정말 몰인정한 것 같은 이 말을 저는 지금 여러 번 반복하고 있습니다. 엄마가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면서 말이지요.
태어나는 것도 내가 결정할 수 없고 죽음도 우린 선택할 수가 없습니다. 물론 후자는 아닌 경우도 있지만요.
엄마가 한평생 살아오고 죽음으로 인생을 마무리하는 그 길에 저는 동행을 하고 있습니다. 같이 걷고 있는 그 길이 너무 가슴이 아픕니다.
견디는 수밖에 없겠지요. 엄마는 저보다 더 힘들 테니깐요.
'이 또한 지나가리.'
이 말이 유난히 생각이 나는 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