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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잰 Jan 16. 2024

[길:제주 올레 올래?] 코스 06

(서울) - 쇠소깍 - 제주올레 여행자센터

  2024년도의 '제주 올레' 개시다.

  올해에는 최소한 2개월에 한 번씩은 제주 올레길을 걸어 누계 14코스는 완주할 계획이다. 이번에는 지인과 둘이서 걷기로 했기 때문에 이왕이면 좋은 겨울 풍경도 함께 할 수 있는 곳을 찾기로 했다. 그래서 6코스와 7코스를 선택했다. 하지만 도착한 날 날씨가 따뜻해서 특별히 겨울을 느낀다거나 이런 것은 없었다. 그래도 제주에 딱 하나 있는 제주올레 여행자센터&스테이가 6코스 종점에 있어서 걷기 여행이 처음인 지인에게 소개도 시켜줄 겸 괜찮은 코스라는 생각이었다.

[사진 출처: 제주올레 트레일]


  역시 06:45 비행기를 타기 위해 집에서 05:30에 출발해서 김포공항에 들어섰다. 집도 김포공항까지 급행 타면 2 정거장인 데다가 사전 체크인을 해 놓았고 위탁 수화물도 없었기에 여유가 있다.

① 지난 걷기의 교훈. "신발창이 두꺼운 것을 신자."  ② 하늘은 온통 눈구름  ③ 해가 뜨는 제주공항

  제주공항에 도착해서 간단히 요기를 하고 가기로 했다. 혼자였으면 안 갔을 텐데 동행자의 체력도 조금은 걱정되고 해서 내가 출출하다며 4층 푸드코트로 가서 라면세트로 아침까지 든든하게 먹고 공항을 나와 600번 공항버스를 탔다. 시간은 9시 9분. 6코스의 출발지로 가기 위해서는 서귀포 KAL 호텔에 하차해야 한다. 약 1시간 30여분이 소요된다. 제주 공항버스 리무진 기사님이 운전도 부드럽게 잘하셔서 1시간 30분이 불편하지 않고 금방 지나간다.

서귀포 KAL 호텔. 겨울 같지 않지만 겨울 같은? 운치 있는 정경

  여기서 택시를 타거나 걸어서 6코스 출발지점인 쇠소깍까지 이동을 해야 한다. 우리는 걸어서 가기로 하고 제주올레 앱과 카카오맵 두 가지를 병행해서 보면서 길을 찾아가다가... 발견했다. 역방향으로 가야 쇠소깍 출발지가 나오는데 순방향으로 가고 있었다는 것을. 그래서 다시 거슬러서 역방향으로 올라가는데 아무래도 출발지까지 가자니 동행자의 체력이 걱정(그런데 동행자가 생각보다 잘 걸어서 걱정은 나의 기우였다.)되어 어느 정도까지 올라가다가 거기에서부터 6코스를 시작하기로 했다. (나중에 앱으로 정확하게 확인해 보니 거기서 조금만 더 가면 쇠소깍 출발점이었다. 아쉽지만 다음에 5코스에서 조금 더 걷기로 했다.)


  6코스와 7코스는 바다를 따라 걷는 길이다. 오름과는 또 다른 매력과 느낌이 있다. 그리고 제주 해안가의 돌 하나하나를 정비하고 길을 만든 제주올레 자원봉사자들께 경외심을 느낄 수 있는 길이었다.

바다속에 신비롭게 들어 앉은 "소천지"

맑은 날에는 소천지에 한라산이 비추어 절경이라고 한다. 물색깔도 예술이다.

올 한 해를 잘 살아 보겠다며 다짐을 하고 백록정(국궁장) 옆의 해안가에 작은 돌탑을 쌓아 올렸다.  
서귀포 KAL호텔 허니문하우스

  검은여 해변을 지나 계속 걷다 보니 6코스의 명물이라는 "KAL 호텔 허니문하우스" 여기서는 서귀포 앞바다가 시원하게 내려다 보인다. 뷰 맛집인 셈이다.

  오솔길처럼 생긴 길로 좀 더 내려오면 소정방폭포를 만날 수 있다.

소정방폭포 내려 가는 길. 야쟈수가 이국적인 멋을 더한다.

  작지만 시원하게 쏟아지는 소정방폭포를 뒤로 조금 더 걸으면 예전에 제주올레 사무국이었다던 "소라의 성"이 나타난다. 여기가 중간 스탬프를 찍는 곳이다.  스탬프만 찍고(사진은 못 찍고) 바로 이동한다.  

[사진출처 : 인터넷]

  잠시 더 가면 나타나는 정방폭포에는 내려가지 않았다. 4.3의 아픈 역사가 있는 정방폭포는 나중에 다시 찬찬히 둘러보아야 하겠다.

  여기는 예전에 진시황제의 명에 따라 불로초를 찾으러 왔다는 서복을 기념하며 만들어 놓은 "서복 기념관"인데 약간 뜬금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음... 잘 모르겠음...


  어쨌든 이제부터 서귀포 시내로 접어들었다. 시간은 대략 12:30에서 13:00 정도 되었던 것 같다. (이번에는 사진을 많이 못 찍어서 대부분의 시간 측정을 기억에 의존해야 한다.) 6코스를 따라가다 보면 "이중섭 거리"를 만날 수 있다. 여기는 벽면에 글들도 전시해 놓았고 아기자기한 소품들도 파는 테마거리처럼 조성되어 있다.

이중섭 거리&이중섭 산책로

  여기쯤 오니 부슬비도 내리고 배도 출출한데 마침! 갑자기! 식당 하나가 눈에 딱 들어왔다. 시간도 되었겠다 싶어 점심은 여기서 먹기로 했다.

[외부 사진 출처: 비짓 제주]

  "안거리밖거리"라는 정식집이었는데 12,000원의 식사치고 15종의 음식이 매우 푸짐하고 맛도 있었다. 옥돔고기도 실하고 돔베고기도 잡내하나 나지 않게 잘 삶아졌고 부드러웠으며 된장찌개에 계란찜까지 아주 만족스러운 점심식사였다. (알고 보니 맛집이었다.^^) 우연치않게 맛집을 만나는 일도 길에서의 소소한 즐거움이다.


  맛있게 식사하고 얼마 걷지 않으니 눈앞에 갑자기 제주올레 여행자센터가 나타난다. 아무래도 쇠소깍 첫 지점에서 출발하지 못했던 터라 시간이 많이 단축되었다. 체크인은 4시부터라서 갑자기 생긴 여유에 어떡할까 하고 보니 센터 맞은편에 "간세다리 족욕카페"라는 곳이 있다. 휴식도 취할 겸 카페에 갔더니 손님은 우리 둘 뿐이라 한산하다. 차 한잔과 30분 아로마 족욕에 12,000원. 가성비가 좋다. 손님이 없으니 족욕 시간도 더 늘려 주셔서 편안하게 족욕을 하니 다리의 피로도 풀리고 부슬비가 내렸기에 살짝 차가웠던 몸이 느슨해진다.

제주올레 여행자센터 내·외부. 내부 1층에는 여러 기념품들과 식당이 있다. 식당은 리셉션 데스크의 기능도 한다.
간세다리 족욕카페

   시간은 16:00에 가까워지고 슬슬 센터로 체크인하러 가기 위해 일어섰다. 카페 바로 옆집이 제주올레 여행자센터에서 관리하는 기념품 샵인데 함 둘러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우리도 함 둘러보고 동행자는 거기서 제주 올레 패스포트도 구입했다. 센터로 돌아와 간단한 설문 형식으로 체크인을 하고 배정받은 2인실로 올라갔다. 2인실은 60,000원에 마침 행사기간이라 조식 포함이다. 가성비도 좋은데 시설도 아기자기하다. 그리고 위생상태도 깔끔해서 마음에 들었다. 다음에도 또 올 것 같다.

색감도 좋고 내부 인테리어가 아기자기하고 게하다운 운치가 있다.

  옷을 갈아입고 잠시 누워 쉰다는 것이 따뜻한 방에 있다 보니 깜박 잠이 들었다. 일어나니 18:00.  2시간가량을 푹 자고 일어났더니 엄청 개운하다. 동행자는 발에 살짝 물집이 잡히고 경미한 근육통이 있다고는 하지만 컨디션은 괜찮다고 해서 밖으로 저녁을 먹으러 나갔다.  


  센터(스테이) 주변에는 식당들이 좀 있고 또 "아랑조을거리" 먹자골목이 늘어서 있다. 긴 구간은 아니지만 그곳에서 먹어보기로 하고 식당을 하나 골라 들어갔다. 점심이 넘 가성비가 좋아서인지 저녁은 조금 쏘쏘~ 하지만 하루 일정을 마치고 먹는 따뜻한 식사와 술 한잔이면 그것으로 족하다. 전복뚝배기와 옥돔구이정식에 동행자는 맥주 1병 나는 한라산 소주 1병을 각각 마시고 맥주 한 병을 더 시켜 둘이 나눠 마시면서 이런저런 얘기들을 나누었다. 둘이서 오랜 시간을 함께 활동하기도 하고 지역에서 연대했지만 이렇게 둘이 1박을 같이 해보긴 처음이라 서로 속얘기 들도 조금씩 풀어내면서 담소를 나누었다. 게다가 부슬비도 내리니 나름 운치도 있고 좋다. 시끌벅적함보다 이런 조용함이 나는 좋다.

"아랑조을거리"는 "알아 두면 좋을 거리"라는 뜻이라고 한다. 그리고 제주에 왔으니 당연히 한라산을 마셔야지~
저녁을 마치고 그냥 들어 가기 심심해서 제주 올레 여행자 센터 1층에 와서 다시 가볍게 맥주와 주전부리로 2차


  이렇게 제주도 서귀포의 밤이 깊어 가고 제주도의 길을 하나 더하며...

  나는 따뜻하고 노곤함에 샤워도 못하고서는 그냥 잠에 빠져 버렸다.


(7코스 이야기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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