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낯선 행복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루카 Mar 20. 2022

인간관계의 거리

인간관계의 도피

어딜 가나 인간관계에 스트레스를 받는다. 아주 친한 관계에서도 에너지를 쓰는 것이다. 사람이 내 마음 같으면 좋으련만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나 내향적인 나는 유독 인간관계에 에너지를 쏟고 스트레스를 받는다. 친한 친구를 만나서도 피곤하다. 만났을 때는 좋은데 정말 연료가 뚝 떨어져 버린다. 이러다 보니 쓸데없는 오해를 받기도 한다. 나는 만나기 싫은 것이 아니라 에너지가 없을 때가 많을 뿐인데 친구는 자기를 만나는 것을 피한다고 생각할 때도 있다. 나는 이런 것이 관계에서 제일 스트레스이다.      


하지만 내가 아무리 힘들어도 피할 수 없는 만남인 경우가 있다. 이럴 때 내 스트레스 지수는 올라간다.     

 

도망치고 싶다.     


관계를 아주 하지 않을 수는 없으니 불가능한 일이지만 나는 고립을 꿈꾼다.      


어쩌면 코로나는 이런 내향인에게는 병의 위증증이나 전염도와 같은 것을 제외하고 단순히 외부로 나가 인간관계를 해야 하는 상황에 노출이 되지 않아도 된다는 이유로 좋기도 하다. 예전에는 집에만 있으면 뭐하냐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그리고 만남을 거절하기 어렵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그러지 않아도 서로 거리를 두고 있으니 편하기도 하다.     


사람 만나서 관계를 맺는 걸 즐기는 사람은 지금의 거리두기 상황이 힘들지도 모르지만 나는 편하다. 코로나가 마냥 나쁘기만 하지는 않다.     


일을 하면서는 회사라는 공간 안에서 어쩔 수 없는 인간관계를 맺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일만 할 수 없는 상황을 생각하면 집에서 재택을 하고 있는 나는 좀 나은 편인 거 같다.      


좋든 싫든 매일 얼굴을 봐야 한다는 건 고역이다.     


학생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일단은 학교라는 공간 안에 함께 존재해야 한다.      


인간은 관계를 맺으며 상호작용을 하는 동물이기는 하지만 간혹 지나치다는 생각도 든다. 특히나 코로나 이전에는 집순이에 대한 약간 부정적 뉘앙스도 있었다. 저효율이라는 느낌의 어투였다. 지금은 오히려 나가서 사람과 관계하며 에너지를 발산하는 사람에게 불리한 상황이 되었다.      


마냥 도피만 할 수 없는데도 나는 관계에서 거리두기를 원한다. 적당한 관계의 거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우리나라의 특성인지는 모르겠으나 우리는 서로 너무 밀접한 관계를 맺으며 사는 것 같다. 물론 그것이 정겨운 경우도 있으나 대부분은 잔소리와 간섭으로 스트레스가 된다.      


약간의 개인주의는 괜찮지 않을까.     


관계에서 적정한 지점을 찾아 서로의 스트레스를 줄이고 행복할 방법을 생각해보는 시간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마냥 피하고 사는 것도 너무 깊게 관여하는 것도 아닌 관계.     


너무 정이 없나?     


하지만 누군가에겐 깊은 관계가 마냥 행복할 수만은 없다는 것을 상기했으면 좋겠다. 그것이 관계의 행복을 찾는 길일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출발선을 지우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