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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카 Mar 18. 2022

출발선을 지우자

출발선

모든 사람의 출발선은 다르다고 한다. 누구 하나 같은 사람이 없다. 그것은 미묘한 차이부터 차마 넘보기도 힘들게 멀리 떨어진 거리의 차이까지 넓게 분포한다. 경제적인 기준의 출발은 모두가 다르다.  

   

나의 출발선은 어디일까?     


간혹 내 출발선이 남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불만이 생긴다. 남의 떡이 커 보이는 효과이다. 분명히 떡의 종류가 다를 텐데도 떡이라는 이유만으로 비교하고 탐이 난다.      


사실은 각자의 출발선에서 다양한 모양을 그리며 뛰어가는 것인데 어쩐지 옆에 있는 사람은 앞선 것처럼 보인다.     


우리는 대체로 물질에서 만족을 찾기를 원한다. 그것만 해결되면 정서적인 부분도 해결될 것처럼.     

 

그렇다면 부자들은 왜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일까?      


만족이 물질에만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정서적인 만족이 없다면 물질이 주어져도 행복하지 않다. 그렇다면 정서적인 만족은 어떻게 채우는 건가 생각하게 된다. 보이는 물질에 가치를 매기고 사는 법은 알아도 정서를 살 수는 없다.      


그렇게 자꾸만 출발선을 그려서 타인과 나를 비교한다. 다른 것들은 고려하지 않고 경제적인 것을 큰 기준으로 삼아서 말이다.      


물건을 사는 것으로 잠깐의 즐거움은 살 수 있기 때문에 그 잠깐의 달콤함을 위해서 우리는 경제적 부를 원한다. 그 경제적인 부분만을 보고 있기 때문에 출발선이 다른 것에 불만을 갖는다. 경제적인 출발선이 인생 전체의 출발선이 다르다고 느끼는 기준이 된다.     


과연 경제적인 출발선이 나의 인생 전체를 그려나가는데 엄청나게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일까?      


물론 아주 무시할 수는 없다. 그것도 인생의 일부를 그리는데 필요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단이 한 가지만 있는 것은 아니다.     


경제적 출발선이 다르다는 것에 집중해서 인생을 송두리째 어둡게 만들 필요는 없다. 다른 면을 잠시 들여다보는 것으로 ‘그것이 전부가 아니구나’를 깨닫게 된다. 전체를 보는 눈이 아직은 어둡다면 약간의 스포트라이트를 비춰서 주위의 희미한 물체들을 하나씩 볼 수 있으면 된다.      


어릴 때 촛불 하나라는 노래가 있었다. 거기에 나오는 가사를 보면 작은 촛불 하나가 두 개가 되고 세 개가 되어 결국 밝아진다는 내용이 있다.      


지금 당장 앞이 캄캄하고 경제적으로 가진 게 없어서 억울하고 힘들 때 작은 촛불 하나를 켜보는 건 어떨까? 내가 가진 한 가지를 찾아보는 것이다.      


경제적 금수저 말고 나만 가지고 있는 금수저가 하나는 있을 것이다. 남들과 비교하지 말고 내 안을 들여다보자. 그리고 그것이 특별하다는 것을 깨닫는 것만으로도 경제적 출발선은 의미가 없어진다.     


물질적 출발선으로 남과 비교하게 된다면, 내 인생을 어둠으로 삶을 가린다고 생각한다면 과감하게 그 출발선을 지워버리자. 내가 가진 것이 눈으로 보이는 물질이 전부는 아니다. 남들과 다른 방향의 출발선을 긋자. 남과 가진 것을 비교하면 모든 불을 끄고 암담함을 탓하며 촛불 하나 켜보지 않은 채 인생을 마무리하게 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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