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고 싶다고 생각한지는 오래다.
그렇다고 글을 쓰고 있냐면, 뭐 일단 아무거나 쓰고는 있다. 딱히 소설이랄 만한 것은 아직 쓰고 있지 않지만. 하지만 오랜 꿈이어서 소설가가 되어야지 하고 막연하게 생각하다가 오늘은 갑자기 이 모든 것이 싫어졌다.
소설가는 무슨, 그냥 사는 거라도 잘 살아야겠다.
이런 생각들. 그런데 아이를 데리러 가면서 나도 모르게 노트북을 챙기고 있는 모습을 보니 고개가 절로 저어진다. 아마 이 글쟁이 타이틀을 계속 놓지 못할 거라는 예감.
친구에게 말했더니 그런 거란다.
글은 시작한 이상 쓸 수밖에 없다고.
나 지금 그 정도로 글쓰기를 좋아하나? 싶으면서도 이거 아니면 내가 뭘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본다. 아니, 글 쓰는 거 말고는 딱히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모두 내 능력 밖이라고 보면 된다.
아주 어릴 때는 피아니스트가 되고 싶었다. 막연하게 그 직업이 멋있어 보여서 피아노를 치던 때가 있었고 그리고는 글을 썼다.
어떤 형태로든 엉망인 글을 썼는데 물론 남부끄러운 수준이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그래도 그때보다는 나아졌을 거라 생각하면서 글을 쓴다. 그렇지 않고서는 글을 쓰는 자신에게 엄청 창피할 것이 분명하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것도 사실은 부끄럽다. 그런 주제에 소설은 쓰고 싶다. 글 쓰는 사람은 모두 관종이라는 단어를 책에서 봤는데, 아마, 그런 것 같다. 수줍은 관종쯤.
아이는 피아노를 배우러 갔다. 그런데 미술을 배우고 싶어 한다. 미래의 꿈이 만화가라고 한다. 그럼 내가 스토리라도 짜줄까 하는 생각을 하는 엄마다.
결국 나는 모든 일이 글로 귀결한다.
아무리 글이 안 써지는 날에도, 일단 글을 쓸 생각을 한다. 그래서 습관처럼 노트북을 챙긴다.
정말 이상한 습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