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이상하다

by 루카

엄마라는 존재는 조금 이상하다. 걱정이 너무 많은데 아닌 척해야 한다. 엄마가 걱정하는 걸 아이가 알면 그게 또 아이에게 부담이 되고 그 부담이 쌓여서 짐이 되니까. 그런데 또 걱정을 안 하면 그건 그거대로 문제이다. 결국 엄마는 그 중간 어딘가에서 치우치지 않게 서야 한다. 말이 치우치지 않게 중간이라는 쉬운 단어를 택했지 실제 그걸 행하는 건 아주 다른 이야기이다.

엄마에게 중도가 가능할 리 없다. 그리고 그 중도를 정하는 것은 누군가 될 수 없다. 아이가 다 다르듯 엄마의 태도도 다 다르다. 엄마에게 중간이란 쓸데없는 의미이다. 어쨌든 내 아이가 조금이라도 사랑받고 자라길 바랄 뿐.

물론 뉴스를 보면 엄마라고 아이를 다 사랑하는 건 아닌 거 같다. 모성애는 지니고 있던 것도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도 아니라는 사실은 알고 있지만 뉴스에 나오는 극단적인 몇몇의 상황들이 어떨 땐 나는 저 정도는 아니지 안심하게 하고 때로는 역시 모성애는 공부하는 것이라는 걸 생각하게 한다.

엄마의 중간이란 걸 잠깐 생각해봤다. 어느 정도를 하면 중간의 엄마가 되는 걸까. 그러니까, 평범한 엄마. 좋은 엄마까지는 바라지도 않는다. 그냥 다른 아이들의 엄마만큼이라도 했으면 좋겠다. 그래서 남의 집 사정을 들여다보면 우리 집과 너무 달라서 비교할 수가 없다. 그리고 엄마의 성격도 아이의 성격도 각양각색이라 잣대를 만들 수가 없다.

나는 아이에게 어떤 엄마일까. 맛있는 걸 많이 만들어주는 대신 맛있는 걸 많이 사주는 엄마. 요리보다는 책 읽는 걸 좋아하는 엄마. 책은 기꺼이 읽어주지만 장난감으로 놀아주지는 않는 엄마. 학원은 빠지지 않고 보내면서 유치원은 가끔 피곤하면 쉬라고 하는 엄마. 옷은 아이 마음대로 입게 해서 항상 유치원의 패션 워스트로 뽑히게 만드는 엄마. 혹은 아이의 머리를 여전히 예쁘게 묶을 줄 모르는 엄마.

너무 다양한 것들이 나에게 있다. 물론 지금 적은 것들도 잘하기보다는 못해준 것만 생각나서 나열했다. 엄마란 해준 것보다 못해준 것만 마음에 담는 존재인 모양이다.

이런 다양한 특성들을 고려했을 때 나는 엄마일까 아닐까? 사람들의 의견도 궁금하다. 물론 그렇다고 내가 어떤 사람의 가르침에 흔들릴 사람은 아니지만.

엄마는 그냥 존재하고 있으면 되는 것 같기도 하다. 큰 가르침을 주지 않아도 소소한 것들을 챙기고 같이 웃고 떠들면서 살아가는 것 아닐까.

나에게도 엄마가 있다. 우리 엄마에 대해서 나열하자면 길다.

항상 함께 해주는 엄마.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엄마. 먹을 걸 잘 만들어주는 엄마. 항상 활동적인 엄마. 아이들을 예뻐하는 엄마. 하루도 쉬지 않는 엄마. 씩씩한 엄마. 등등.

우리 엄마는 그랬는데 나는 그렇지 않다. 어떨 때는 그런 점이 스트레스였다. 다른 집 엄마들과 비교해서가 아니라 내가 받은 엄마의 사랑만큼 아이에게 주지 못해서 안달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 엄마가 나에게 너무 큰 사랑을 줘서인지 그만큼 아이에게 해주고 싶어도 반도 못하는 게 실정이다. 나도 우리 엄마 같은 엄마가 되고 싶었는데.

어쨌든 세상에 모든 엄마는 좀 이상하다. 아이와 사랑을 배워가면서도 끊임없이 무언가 해주지 못하는 것들을 마음에 담고 사는 존재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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