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후루와 쑥굴레

6.

by 루카

4일째 되는 아침, 언니는 방을 옮겼다. 일부러 옮겨 달라고 한 것은 아니고 좁은 방을 쓰다가 비어서 옮기기로 미리 얘기가 되어 있었던 것이 오늘이었다. 그래 봤자 이제 하루 더 자면 다른 숙소로 옮길 예정이었지만 하루라도 옆 방 넓은 자리를 쓴다는 것에 감사하는 하루였다.

그리고 우리는 좀 지쳐 있었다. 아니, 많이 지쳐있었다.

그래서 오늘은 무리하지 말고 나머지 독립서점 두 곳을 더 가본 후에 집으로 돌아오는 것을 택했다. 그런데 중간에 아이들이 좋아하는 간식을 사러 갔을 때, 우리가 만난 것은 의외의 풍경이었다.

마치, 하우스에서 나와 대충 아무거나 파는 듯한... 불량식품을 주는 듯한 포스의 사람에게서 딸기를 굳은 설탕으로 감싸서 사탕처럼 만든 음식을 사 먹었다. 탕후루. 맛은 있었는데 사기당하는 기분을 지울 수 없었다. 물론 아이들은 무척 좋아했다.

아이 둘이 여행하는 동안 싸우지도 않고 서로 아끼고 케미가 얼마나 좋은지 다행히 엄마들은 편했다. 거기다 간식을 먹는 것도 사이좋게 먹어서 얼마나 예쁜지.

탕후루를 먹기 전에 우리는 누군가의 소개로 독산 식당에 가서 연포탕을 먹었다. 모두 지쳐있었기 때문에 몸보신을 위한 것이었는데 아이들은 별로 먹지 않고 피곤하다고 짜증만 부려서 기분이 좀 좋지 않았다. 엄마들만 실컷 맛있는 것을 먹었지만 그래도 아이들 기분 때문에 체할 것 같았다. 그 기분을 풀어준 것이 딸기 사탕이었으니 사기를 좀 당한 기분은 참기로 했다.

우리는 이제 나머지 두 개의 서점만 가보기로 했다.

서점 한 군데는 정말 독립서점 느낌이 물씬 나는 곳이었고 다른 한 군데는 헌 책방 느낌이 나는 곳이었다. 두 군데가 워낙 붙어 있어서 그런지 비교가 되기는 했지만 모두 다른 느낌의 책방이었다.

나는 그래도 지구별이 더 마음에 들어서 거기서는 아이가 맘에 든다는 책도 사주었다.

“블링블링해서 좋아.”

단지 그 이유로 갖고 싶다는 책을 사줬다는 것은 내 기분이 그 정도 여유를 부릴 만큼 좋았다는 이야기이다. 나는 거기서 ‘내 우울은 내 우주야’와 또 다른 책을 샀다. 그런데 그 책을 사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우울이 나를 부르는 건지 내가 우울을 찾아가는 건지 모르겠다.’

고르는 책마다 우울하고 우울증 치료 등등의 책이니 그렇게 여길 수밖에.

우리는 그렇게 일정을 마치고 저녁에는 모임이 있어서 모임 장소로 들어갔다.

일본식 가옥을 리모델링한 사무실이었는데 밖에서 보면 평범한 집이나 다를 것이 없었다. 하지만 안에 들어가 보면 좀 독특하기는 했다. 일단 천장까지 뻥 뚫린 공간이 그랬고 2층으로 된 다락도 신기했다.

저녁으로는 모임에서 추천받은 분식집에 갔는데 쑥굴레라는 것이 유명하다고 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쑥과 떡을 좋아하지 않는 나에게는 큰 의미가 없었다.

떡을 좋아하는 예서도 한 두 개 먹고 오히려 다른 국수나 분식을 잘 먹은 것 같다. 독특하기는 해서 한 번 정도는 먹어볼 만 하지만 그렇게 적극 추천하고 싶은 맛은 아니었다.

그렇게 우리의 하루 일정이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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