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해양 박물관이 아이들이 보기에 좋다는 말을 들었다. 우리는 그곳으로 가기 위해 일어났다. 어제 숙소를 옮겼는데 이곳은 조식을 미리 신청해야 하는 곳인데 우리가 알지 못해서 목포에서 유명하다는 코오롱 빵집을 가기로 했다. 다행히 문을 여는 시간에 맞췄기 때문에 우리는 갓 나온 빵을...
먹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다. 이제 굽고 있었고 이미 나와 있는 것들은 어쩐지 지금 막 만든 거 같지는 않아 보였다. 하지만 그래도 좋았다. 언제 목포에 와서 목포의 명물인 코롬방제과에 앉아 빵을 먹어보겠는가. 물론 그 빵은 천안에서도 먹을 수 있는 피자빵, 소시지빵이었지만 말이다. 빵도 중요하지만 장소도 중요한 법이니까.
그렇게 우유와 빵으로 아침을 때운 우리들은 택시를 불러서 해양 박물관으로 향했다. 아이들은 들어가면서부터 한참을 즐거워했다. 우리도 덩달아 신이 나기는 했지만, 역시 어른에게는 체력의 한계라는 것이 있나 보다. 아니면 아이들이 지나치게 체력이 좋은지도.
아이들은 쉴 새 없이 뛰어다녔다.
그러다가 이제는 좀 따라다니는 것도 힘들고 해서 거기에 있는 입체 영화관에 가기로 했다. 4D는 처음 경험하는 아이들이기에 신기함은 가득. 그리고 15분이라는 짧은 시간도 아이들이 집중하기에는 안성맞춤이었다.
그렇게 꽤 오랜 시간을 우리는 그곳에서 보냈다. 시간을 보냈다는 것만으로도 우리에게는 큰 의미가 있었다. 점심은 맛집이라는 게살 비빔밥을 먹기로 했다. 사실은 근처에서 먹을까 했는데 맛집에 대표 메뉴가 오늘은 하지 않는다는 말에 다른 곳을 탐방한 것이다. 그곳은 우리가 저녁에 해야 하는 모임 장소에서 가까운 곳이었다. 어쩌면 다행이었다. 물론 거기서 시간을 보내고 모임에 갈 수는 없었지만 우리는 일단 맛집으로 이동했다.
‘이거 무슨 맛이야?’
나는 정말 빠지고 말았다. 말 그대로였다. 목포에 가면 게살 비빔밥은 무조건 먹기를 추천하는 바이다. 그렇지 않고서는 목포에 갔다고 할 수 없는 맛이었다. 아이들은 잘 먹지는 않았지만 어른인 우리에게는 최상의 음식이었다. 물론 목포에서 먹은 음식 중에 뭐 하나 허투루 된 것은 없었지만 그중에서도 최고였다.
그것을 먹고 나서 일단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휴식이었다. 좀 쉬었다 나오더라도 그렇게 해야 했다. 아이들과 다닌다는 것은 생각보다도 훨씬 많은 체력을 필요로 하는 것이었다.
우리는 모두 숙소로 들어갔다. 나와 언니는 거의 다운, 다운, 다운.
하지만 아이들은 둘이 얼마나 신이 났는지 숙소에 들어와서도 잠도 자지 않고 지치지 않은 채 놀았다. 정말 대단한 체력들이라며 엄지를 치켜세워줬다.
그렇게 시간에 맞추어 모임이 끝난 후 우리가 간 곳은 특별 야시장이 3일간 열린다는 공지가 있었고 우리는 그것을 그저 거리로 나왔을 뿐인데 볼 수 있었다.
근대식 옷을 입고 돌아다니는 사람, 그리고 일제 시대를 그린 목포의 연극을 하는 것을 슬쩍 보고, 아이들이 오래 보지 못하므로 돌아다니다가 무료로 그려주는 초상화를 아이들에게 하나씩 쥐어주었다.
슬슬 배가 고팠다. 우리는 길거리 음식으로 저녁을 해결하기로 했다. 그래서 돌아다니다 보니 보이는 것이 소떡소떡과 닭꼬치였다. 우리는 각자의 몫보다 조금 적게 음식을 시켰다. 그리고 또 돌아다니면서 다른 것도 사 먹을 생각이었다. 그래서 고른 다음 음식은 엄청나게 큰 핫도그였다.
“엄마, 설탕!”
역시 설탕을 좋아하는 우리 딸은 핫도그에도 설탕을 범벅하여 먹었다. 핫도그에 설탕을 뿌려서 먹으면 맛있다는 건 누구에게 배운 것일까? 그러다가 아이들의 짜증이 시작될 때쯤 핫도그를 든 채로 우리는 다시 숙소로 돌아왔다.
아무리 낮아졌다고 해도 우리의 숙소는 산 중턱이었다.
헉헉대며 올라가는 길에 핫도그까지 먹으니 안 그래도 멀쩡하지는 않은 위가 그대로 평온할 리 없었다. 나는 결국 아침부터 먹은 밀가루 음식에 더불어 체하고 말았다. 심하게 체한 것은 아니어서 손을 꾹꾹 눌러주는 민간요법을 쓰며 자고 일어났더니 나아지기는 했지만 약간 끔찍하기는 했다.
그나저나 내일부터는 비가 온다는데 그것도 걱정이었다. 우리가 돌아다닐 것도 걱정이었지만 비가 많이 오면 우리는 숙소에 있으면 된다지만.
‘야시장은 망하는 거 아닌가?’
그런 생각이 자연스레 들었다. 그래도 목포에 며칠 있었다고 정이 들었는지 아니면 야시장이 썩 마음에 들었는지 그런 생각부터 드는 것이다. 생각보다 규모도 크고 정성도 많이 들인 거 같은데 비가 온다면 기획자들이나 관광객들 모두 낭패일 것이다. 내가 다 아쉬웠다.
게다가 내일 있을 케이블카 일정도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태에서 잠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