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은 아무나 하나요?]
여기까지 왔는데 오페라 하나 봐요.
계속 들어야 부분마다 감상 포인트가 달라진다. 마치 와인 같다.
산소에 노출되는 시간과 온도에 따라 산도와 텁텁함이 달라지듯이, 오페라 아리아는 들을수록 공기에 산화되는 와인 같다.
로시니의 '세비야의 이발사'에 나오는 <Largo al factotum della citta>와 <Una voce poco fa>를 사랑한다. 도니제티의 '돈 파스콸레'에 나오는 <Com gentil> 에 매혹 당했고, 벨리니의 '노르마' 속 <Guerra, Guerra>에 죽고 못 산다. 푸치니 '라 보엠'에서 미미가 부르는 <Si mi chiamano Mini>에는 나의 풋풋했던 사랑이 떠오른다. '나비 부인'에서 초초와 핀 커튼이 부르는 <Dolcenotte! quante stelle!>는 심연의 감동이 무엇인지 눈을 감게 만든다. 샤를 구노의 '파우스트'는 흡사 마술피리의 밤의 여왕이 부르는 아리아처럼 들리는 <Ah! Je ris de me voir si belle>를 통해 콜로라투라 소프라노의 진수를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