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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메바 라이팅 Nov 17. 2019

럭셔리란, 마카쥬로 나만의 패션 스타일을 강조하는 것!

취존, 취저 현대인의 차별성

marquage 마르카쥬
1. 표시 부착
2. (방사성 동위원소의) 구분법


마카쥬, 마르카쥬, 두 가지 한글 표기법으로 통용되는 marquage는 현대인의 취향존중(취존)과 취향저격(취저)를 위한 커스터마이징 방식으로 애용되고 있습니다. 정확한 발음으로는 마~흐카쥬에 가까우니까, 마르카쥬라고 표기하기로 하겠습니다.



몇 해 전 아내가 생일 선물로 사준 고야드 지갑을 항상 품고 다니는데요, CEO 모임 등에 나가면 은근슬쩍 눈길을 사로잡곤 했습니다. "남자가 고야드 지갑 들고 다니는 건 참 드문데? 센스 있네."라는 즐거운 반응이었습니다. 저야 물론 취향 선택의 결정권이 없어서 이런 취저의 경우 아내의 안목으로 만들어진 결과입니다.


마르카쥬는 원래 루이비통에게 고전하다 왕실 보급용 트렁크와 가방 공급자에서 밀려난 고야드가 집안 대대로 고집해 온 마킹 방식에서 유래되었습니다. 


Maison Goyard의 marquage 설명에 앞서 maison이란 단어를 패션 업계에서 자주 사용하는데요, maison이랑 프랑스어로 집, 가문, 식솔들이 딸린 공간 건물 등을 말합니다. 그래서 maison de XXX, 이라고 하면 XXX네 양장점, XXX네 패션 디자이너, 등으로 생각하면 됩니다.


그래서 본격적으로 marquage를 설명드리자면, 1853년 Francois Goyard가 Maison Goyard를 설립하고 루이비통보다 1년 앞서 외제니 황후를 위한 트렁크, 가방 등을 만들어 공급하지만 이내 어린 루이비통에게 왕실 공급업자 자격을 뺏깁니다. 하지만 고야드는 왕실과 함께 귀족들에게 루이비통에 못지않은 명성을 얻어 럭셔리 브랜드가 되는데요, 여기에는 고야드의 세련된 디자인과 함께 뛰어난 목재 가공기술이 주효했습니다.


고야드 집안은 당시 Francois Goyard 이전 7대 동안 목재 운송조합의 길드였는데요, 그래서 목재 가공기술과 함께 목재 마킹기술이 누구보다 뛰어났습니다. 당시 Morvan 숲이라는 곳에서 내륙 수로를 통해 파리로 대형 목재들이 운반될 때, 멀리서도 목재 소유주를 알아볼 수 있어야 했습니다. 그래야만 미리 하적 작업과 적재 작업 등을 준비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수로를 타고 오는 목재에는 소유주인 귀족 가문의 인장이나 서명 등이 마킹되어 있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고야드 집안은 목재 스탬프 기술로 미적으로도 뛰어나면서 내구성이 월등한 마킹 기술을 보유하게 됩니다. 이때 배운 기술을 Francois Goyard가 Maison Goyard의 주요 마케팅 포인트로 활용한 것입니다.



마르카쥬는 흔히 가장 쉬운 방식으로는 가죽 표면에 전용 물감을 사용해서 그림이나 인장 등을 그려 넣는 방식인데요, 미술적 경험과 감각이 있으면 업스타일링과 업사이클링을 손쉽게 할 수 있습니다. 취존, 취저에는 가장 싼 가격으로 적격입니다.


마르카쥬 방식은 이외에도 비용을 조금 더 들인다면, 자수를 새기거나 가죽이나 헝겊을 오려 붙여 인장을 깁는 방식이 있습니다. 고도의 전문가 도움이 아니라면 오히려 명품 가방 등을 손상시킬 수 있다는 점을 주의하시고요, 가장 안전하면서 가장 세련된 마르카쥬 업사이클링 방법이 참을 주문 제작해 애용하는 것입니다.



참이란, 팔찌나 목걸이처럼 이미 완성된 하나의 럭셔리 주얼리 등에게 부착하는 장식물을 말합니다. 그래서 참은 팔찌나 목걸이 등에서 흔히 쓰이던 건데요, 구찌와 입생 로랑이 참을 이용한 패션 스타일링을 선도하면서 참이 패션 스타일링에 흔히 애용되게 되었습니다.


마르카쥬로 커스터마이징한 참을 교체하면서 업스타일링과 업사이클링을 자연스럽게 유도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참은 동질성을 부여하는 특성이 있어서 동일한 인장과 서명 등을 집단이 장착한다면, 더없이 훌륭한 마르카쥬의 또다른 역할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차별성과 연대성이라는 양면의 욕망을 동시에 드러낼 수 있습니다.



프랑스와즈 사강이 엘르의 한 칼럼에서 말했습니다.

럭셔리란, 생활에 필요한 필수적 이유가 없이 사람들의 욕망으로 탄생해 선망의 대상이 되는 존재를 말한다.



그런데 저는 이번에 마르카쥬에 대한 글을 쓰면서 럭셔리에 대해 살짝 다시 생각해 보았습니다.

현대 사회에서 럭셔리란,

미학적 표현 수단으로써 마르카쥬를 사용해, 타인에게 나만의 차별적 자아를 표현하고 강조하는 것.

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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