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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메바 라이팅 Dec 05. 2019

아마추어리즘의 극치로 태어난 테슬라 사이버트럭의 안습

엘론 머스크와 홀츠하우젠의 아마추어적 기획이 빚을 재앙

지난 25일. 엘런 머스크 회장과 테슬라 수석 디자이너가 '사이버트럭' 신차 발표회를 가졌다. 테슬라의 총 여섯 번째 모델이다.


수석 디자이너 프란츠 홀츠하우젠이 Ballistic impact showcase에서 얼굴을 붉혔다. 야구공만한 금속볼을 앞뒤 유리창으로 던져 흠잡을 데 없는 방탄 성능을 보이고 싶었지만, 결과는 황당  자체였다. 모두 거미숲처럼 흰 크랙선을 그렸다.


쇼케이스 때 머스크가 대형 망치를 수차례 내려치는 테스트를 먼저 했기 때문이라고 프란츠 홀츠하우젠이 아쉬움을 변명했다. 굳이 왜 방탄성능으로 우기려 했는지 기획력에 의문이 든다. 괜한 짓을 했다.


테슬라가 한 괜한 짓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시작이 잘못되었고 첫 단추가 엉뚱한 구멍으로 들어갔다. 실패다.


사이버트럭 내부 모습 (referred from my tesla adventure)


사이버트럭의 내부를 보면 말 그대로 아무것도 없다. 그리고 모두 디지털이다. 대시보드는 플라스틱 사출 조립물로 말 그대로 보드가 되었고 백미러는 후방카메라로 비춘다. 그 외는 아무것도 없다.


속도, 드랙 타임 등을 포르쉐나 포드 유명 모델과 비교하는 자랑이 광고화되고 있지만, 전기차에게 이런 성능은 큰 의미가 없다. 좋은 모터를 사서 휠과 연결하면 그만이다. 기계식ㆍ화학식 엔진과 비교하는 자체가 모욕이다.


애초에 전기차가 시장성 평가를 받을 때, 가장 타당성 높은 마켓으로 검토된 분야가 럭셔리 트럭이었다. 높은 단가, 공간 여유도가 극도로 높은 전기차 특성으로 인한 탁월한 공간배치력, 시장 고객의 유별난 비고장성 요구를 가장 잘 만족시킬 수 있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그래서 와야 할 곳으로 테슬라가 왔다고 본다.


그런데 오는 길이 잘못됐다. 앞서의 언급처럼 기획의 오류가 원천적이다.



미래지향적이라는 그들이 정체성을 너무 남발했다. 방탄유리와 티타늄 합금강은 부조화의 극치다.


#1. 무지한 티타늄 차체 선택으로 레트로 디자인 강제 소환

우선 티타늄 합금강은 머스크의 또 다른 회사 스페이스X에서 로켓 개발에 사용하던 재질이다. 수요와 경험치의 효율성 제고 차원에서 사이버트럭에 채용한 듯한데, 생각에 깊이가 모자란다. 티타늄 합금강을 합리적 가공비용에서 곡면 프레싱할 방법이 없다. 그래서 사이버트럭이 60년대 SF영화에서 2020년을 상상할 때 등장시키는 차량처럼 디자인한 이유다. 마치 종이접기로 접어 만든 것처럼.


즉 어쩔 수없이 지금의 각진 디자인으로 '레트로'  감성을 불러일으킨다. 의도된 디자인이 아니다.


#2. 인체공학적 안전에 대해 부실한 개념 설계

둘째로 차량은 접촉이나 충돌 사고 시 얼마나 의도된 모양으로 차체가 변형되느냐가 중요하다. 충돌을 했으면 잘 찌그러져야 한다. 하지만 운전자나 탑승자가 충격을 덜 받도록 충격에너지가 차체로 분산되도록 설계해야 한다. 프레임을 줄이고 곡선을 채용하는 이유다.

그런데 사이버트럭은? 충돌 시 차체가 형태를 버티며 충격에너지가 직선의 특정 라인으로만 퍼진다고 가정하면? 운전자와 탑승자가 충돌의 충격을 아주 세밀하고도 있는 그대로 감내해야 한다. 차는 튕겨서라도 살겠지만, 사람은 그 속에서 살아남는 뼈마디가 몇 개나 남았는지 세어보아야 할 것이다.


#3. 설계의 기본 Synthesis도 모르는 방탄유리 조합

셋째로, 방탄유리는 무리수다. 총기 등으로부터의 안전성과 미래지향성을 어필하려고 기획했을 것이다. 진동과 충격 흡수력이 떨어지는 티타늄 합금강에 방탄유리의 조합은 아마추어적 고급진 기획이다. 프란츠 홀츠하우젠이 금속공을 뿌리기 전, 엘런 머스크가 이미 망치질을 했고 그로  인해 방탄유리가 내부 균열이 갔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총알을 유리창의 한가운데로 한 번 쏘는 경우는 국소 면적에 큰 에너지만 집중되므로 충분히 견딜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대형 망치질을 수차례 할 경우에는 유리 전면으로 충격 에너지를 퍼뜨리기 때문에, 차체로 임팩트가 전달되도록 해야 한다. 앞서의 지적처럼 티타늄 합금강의 문제가 여기서도 나타난다. 충격을 흡수하고 전파하지 못하는 바디 차체는 방탄유리도 그 효용성을 떨어뜨릴 수밖에 없다.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자. 엘렌 머스크나 개발 관계자들이 발표회 이전에 망치질이나 금속볼이나 권총 발사나 얼마나 많이 테스트를 했겠는가? 아마 모두 문제없이 성공했을 것이다. 단지 시제품 완성차 한 대에 망치질, 총알 발사, 금속공 던지기를 실제로 연이어 해보질 않았을 것이다. 아마도 방탄유리 자체를 테스트 프레임에서 충격 시험을 했을 게 뻔하다. 아마추어들이 Fault Tree 분석에서 흔히 실수하는 패착이다. 소위 인터링크 시물레이션을 간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4. 마케팅 전략의 부재 : 가쉽성 호기심에만 의존

마지막으로 실패할 요인으로 보는 것이 마케팅 전략의 부족이다. 가쉽에 의존하는 전술은 있는데, 시장을 콘트롤하는 전략에는 무지하다. 신차 발표 3일 후 14만 대, 일주일 후 20만 대를 넘어서는 예약등록을 마쳤다고 한다. 2021년 하반기 출시라지만, 주문자들 가운데 2023년이라도 받을 수 있다면 개의치 않는다고 여기는 이가 대부분일 것이다.


전기차 성능은 배터리 용량과 모터 성능이다. 동일 배터리 기준으로 동일 사양 모터라면, 그 개수가 사이버트럭의 성능을 좌우한다. 그런데 판매 가격이 이상하다.


싱글 모터는 39,900달러(약 4,800만원)

듀얼 모터는 49,900달러(약 6,000만원)

트리 모터는 69,900달러(약 8,400만원)


예상보다 너무 싸다. 이 가격에 팔다간 테슬라는 적자 도산하고 만다. 게다가 가격 정책이 저사양으로 고객이 몰리도록 편제했다. 그래서 사이버트럭이 많이 팔릴수록 테슬라는 투자금 까먹는 하마로 변할 것이다. 


실제 현재 미국 내의 럭셔리 트럭 판매가와 테슬라 신차에 대한 호기심 프리미엄을 생각한다면 듀얼 모터가 주종이 되도록 마케팅을 해야 한다. 트리 모터가 덩달아 팔린다면 더할 나위 없고.


즉, 듀얼 모터 기종을 49,900달러가 아니라 59,900달러로 책정했어야 한다.



감히 예상컨데, 현재의 사이버트럭은 테슬라의 생존을 더욱 힘들게 몰아갈 것이다. 기획, 개념 설계, 마케팅 총체적 부실이 재앙으로 다가오는 중이다.

테슬라는 사이버트럭의 제조와 출하를 늦추고 줄여가며 생존에 적합한 적자로 버티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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