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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메바 라이팅 Dec 16. 2019

스타트업의 씨를 말려버릴 배민 김봉진의 반사회적 배신

배달의 민족이 드디어 수수료 인상으로 본색을 드러내다

며칠 전 우아한 형제들의 최대 주주인 김봉진이 회사와 배달의 민족을 독일 유니콘 딜리버리 히어로에게 매각한 뉴스를 접했다. 신문기사마다 5조원이니, 공고 출신 김봉진의 성공이니, 기가 차고 어이없는 뉴스들을 메스껍게 쏟아냈다. 마치 20년은 훌쩍 지난 디젤 용달차가 시꺼먼 매연을 추진력 삼는 듯 역겨움이 분출하는 것을 느꼈다.


과거 중소기업청이 이스라엘식 스타트업 창업과 투자지원 프로그램을 기획할 때, 자문을 요청받았던 나는 극구 프로그램을 진행하지 말라고 요청했다. 기업가 정신없는 졸부를 만드는 데 국가가 세금을 쏟아붓는 역적질을 하지 말라고 하면서 말이다.


산업기반과 내수시장이 절대 열악한 이스라엘과 제조기반과 내수시장이 큰 우리나라가 스타트업 육성 방안이 닮아서는 안된다. 이스라엘의 스타트업 성공기는 하나 같이 국가와 민족에게 일체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로지 미국에서 평생 돈 걱정 없이 살아갈 졸부만을 만들어낼 뿐이기 때문이다. 그걸 세금으로 지원하는 정신 나간 짓을 우리나라에서 따라 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에서다. 우리에게는 기업가 정신으로 교양이 갖춰진 기업가가 필요하다.


특별한 기술이나 마케팅 장벽 없이 국내 배달시장을 선점해 장악한 것에 불과한 배달의 민족이 게르만족으로 창씨개명을 했다. 이번 M&A를 통해 독일에게 넘어가는 기술도 없고, 인력도 없고, 노하우도 없다. 오로지 국내 영세상인과 자영업자들의 변변찮은 호주머니 속 코 묻은 돈과 국내 배달시장의 인프라만이 넘어갈 뿐이다. 변변찮은 배달의 민족이 가진 게 애당초 그뿐이었기 때문이다.


상조회사가 자산 없이 상주들의 회원비를 자산으로 하듯이, 증권사나 보험사가 고객의 운영자금을 자산인양 착각하듯이, 배달의 민족에게 자산이란 허구일 뿐이었다.



경영진 지분이 싹싹 긁어도 13%에 불과하기 때문에 IPO가 불가능한 회사였고, 애당초 기술장벽이나 사업 장벽이 없었기 때문에 시간을 버텨낼 무기가 없었다. 즉 시간이 지나면 쿠팡, SSG, 롯데 등의 새벽 배송 서비스 업체들이 전일 배송으로 서비스를 확대하면 이내 사라질 기업이었다.


그래서 독일 딜리버리 히어로에게 매각되었다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첫째, 독일 딜리버리 히어로가 구주식을 매수한 투자자는 우아한 형제의 지분 87%를 보유한 글로벌 투자사와 펀드인데, 이들은 이미 딜리버리 히어로에도 투자했다. 즉 IPO를 통한 투자금 회수가 불가능한 시점에서 자신들이 투자한 회사의 자금을 통해 우아한 형제를 인수함으로써, 배달의 민족이 까먹을 자신들의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


둘째, 국내 2위와 3위를 이미 인수한 딜리버리 히어로 입장에서 1위를 아무리 비싸게 인수해도 결국 독점시장에서 모든 이윤을 뽑아낼 수 있다는 전략이다. 앞으로 짜장면을 먹을 때, 가게에서 먹으면 5천원이지만 배달시키면 9천원에 먹게 될 날이 올 것이다. 왜냐하면 어느 배달앱에서도 모두 배달 팁을 4천원으로 받는 날이 왔기 때문이다. 9천원이 비싸서 온 국민이 앱 배달을 거부한다면, 7천원으로 낮아지겠지만 줄어든 2천원은 자영업자인 짜장면집 사장님이 갹혈해야 한다.


셋째, 김봉진 우아한 형제 창업주가 주식 스왑을 통해 딜리버리 히어로 주식을 갖게 된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가진 경영진에게 현금을 줘서 소위 '먹튀'가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치이다. 하지만 이미 기관주주가 대주주들로 몇이나 장악된 딜리버리 히어로에서 개인 주식 보유자로서 최대주주인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김봉진이 할 수 있는 일은 보호예수가 해지되는 3 ~ 5년 후에도 딜리버리 히어로 주가가 휴지조각 수준이 되지 않도록 기도하는 것뿐이다.


이번 M&A는 천박한 자본주의 속에서 어설픈 장사치가 아무 책임의식 없이 대한민국 자영업자들의 노동, 미래 희망, 영세 유통 시장을 고스란히 외국 기업과 해외 글로벌 투자사에게 갖다 바친 매국행위이다.


기업가라면 자신의 회사가 미래에 도태되지 않도록 싸우고 새로운 기획을 하고 국민들과 함께 새로운 비즈니스 산업을 창출하는데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아니 죽음과 삶을 같이 해야 한다. 기업가가 장사치가 아닌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하지만 김봉진은 무책임하고 무능력한 교양 없는 겁쟁이었다. 여실히 드러났다. 업계 2위와 3위가 딜리버리히어로의 자회사가 된 마당에 마지막 남은 1위가 이들과는 다른 더한 책임을 감내해야 했다.


그래서 스타트업에 함부로 투자해서도 창업을 장려해서도 안 된다!



 세금을 들여 창업과 투자를 지원했지만, 남는 결과는 단  뿐이다. 하나는 졸부가 된 역겨운 장시치와 둘은 기껏 키워놓은 국내 내수시장과 노동력을 그대로 틀어 쥔 외국 기업이고 셋은 그 속에서 착취당하는 자영업자와 배달 노동계층이다. 그래서 스타트업에게 함부로 투자해서도 지원해서도 안 되는 이유다. 결국 스타트업도 기업이고 스타트업 CEO도 결국 기업가라는 사실을 자각한 사업가들만이 성공해야 이 사회에 미래가 있다. 그래서 나는 타다 등이 혁신기업이 아니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탈리아의 '미스터 이탈리아', '미스터 르네상스맨'으로 불리는 디에고 델라 발레 회장의 기업은 토즈, 로저 비비에, 페이, 호간 등을 소유한 토즈그룹이다.


전 세계에 신발을 팔아 조국 이탈리아에 쓴다.



국내 자영업자의 코 묻은 돈을 빨아 외국 기업에게 팔아넘긴 한국인 누구와는 전혀 반대의 기업가 윤리를 보여준다. 


디에고 회장은 2002년 파산 직전인 이탈리아 축구 구단 ACF 피오렌티나를 구해냈고, 2011년 콜로세움 복원을 위해 400억원을 쾌척했다. 토즈 그룹이 연간 벌어들이는 순익의 절반을 오로지 이탈리아 내수 시장과 공공을 위해서만 사용한다고 한다. 베네치아 홍수와 피렌체 지진으로 이탈리아가 고통에 빠졌을 때, 맨 먼저 나타난 수호 천사는 토즈 그룹과 디에고 회장이었다.


완전한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사회에 반드시 환원할 줄 알아야 한다.



디에고 회장의 경영 철학이다. 회사와 함께 죽을 각오가 되지 않은 스타트업과 이들의 전횡을 부러워하는 천박한 자본주의는 곧 대한민국을 경제적 속국으로 영원히 식자 지배당하게 할 것이다. 제국주의 시대에는 식민이 우선이었지만 현재 자본주의는 식자본 착취가 대한민국을 골병에 빠뜨릴 것이다.


더 이상 개념 없는 스타트업 창업과 투자에 국민의 세금을 단1원도 사용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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