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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메바 라이팅 Jan 06. 2020

이것도 책이라고? 캐시 오닐의 <대량살상 수학무기>

어설픈 이학자가 무식한 출판사를 만났을 때


저자인 캐시 오닐(Cathy O'Neil)은 UC버클리 졸업 후 1999년 하버드에서 정수론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고 한다. 그리고 콜롬비아 대학교에서 버나드 칼리지 수학과 종신교수가 된다. 이 나이 즈음의 수학을 좋아했던 사람들은 한 번쯤 정수론에 빠져 다양한 숫자가 만드는 카지노 세계를 꿈꿨었다.

그래서인지, 오닐 박사는 이후 헤지펀드인 디어 쇼에서 퀸트로 지내다가 스타트업 IT업계에서 데이터 과학자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수학의 추상적 모형화가 미치는 영향에 대하여 세상에 드리운 어두운 그림자를 알리고자 노력하는 것처럼 착각했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물론 읽고 나서는 이 판단이 착각이었고 기만당했다는 것을 알았다.


유발 하라리가 사회학자적 입장에서 '흥미롭고 굉장히 심란케 하는 책'이라고 추천을 했지만, 수학자라고 우기는 저자의 이력에 어울리지 않게 비수학적이고 개연성 떨어지는 찜질방식 주장으로 격이 낮다. 논리성이 거의 추상적 윽박지르기에 가깝다. 한마디로 수준 이하다.

제목인 Weapon of Math Destruction은 대량살상무기를 뜻하는 Weapon of Mass Destruction의 패러디이다. 수학 모형에 의한 의사결정 툴들을 WMD로 지칭하며, 이 책에서 Weapon of Math Destruction를 뜻하는 약어로 사용된다.


그런데 수학자라는 자신의 프로필을 입간판으로 내건 채, 이 WMD의 알고리즘이 수학적으로 잘 정의된 모형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 사회의 WMD의 피해를 적절하게 나열하는 것에 만족할 뿐, 수학적 모형에서 나타나는 정량적 부조리와 피해를 줄이기 위한 수학의 공유 방법론 등은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한마디로 저자가 시험만 잘 치고 논문만 썼을 뿐 넓은 시야의 그림은 보지 못했다. 저급한 졸작이고, 그 학위와 지식이 의심되는 내용들이다.

WMD의 특성을 모형의 불투명성, 확장성(효용성)과 가혹한 피해, 라는 세 가지로 저자는 들었다. WMD는 효용성과 공정성을 광고하며 사회 전반에 걸쳐 연결되어 그 알고리즘을 숨긴 채, 상류층에서 하층민들까지 각종 피해와 고통을 주고 있다, 라는 감성적 의견을 피력한다.

하지만 이는 수학이 살상무기라서도 아니고, 수학적 모형이나 그 알고리즘이 가진 원천적 구현상의 오류 때문에 생기는 것도 아니다. 모형과 알고리즘을 만들어 이용하는 집단의 의식과 목적이 문제인 것이다. 그런데 저자는 WMD를 해체하고 관리하는 것을 유토피아적 비전으로 바라보는데, 실소를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전형적인 공돌이다. 난 이 저자보다 공부를 더 했지만, 이런 공돌이가 이과의 전형인양 물을 흐린다.

수학적 모형이 알고리즘으로 보편화될 때 확장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 피해를 줄이거나 공공 피해 그룹을 분산화하는 모형으로의 변신과 수정이 되도록, 정부 혹은 범사회적 규제와 감시의 활성화가 있으면 되는 것이다.


또한 불투명성은 이러한 규제와 감시가 필요할 정도로 확장되어야 하고, 보편적인 모형에 대해서는 알고리즘과 수학 모형을 오픈 셰어로의 공개와 공유의 모습으로 제도화할 필요가 제기되는 것이다.

저자는 그저 위의 특성을 악으로 치부하며 WMD를 해체하고 분해하자고 반복하여 말할 뿐이다. 수학이라는 타이틀을 너무나 두각 시키고자, 어리석게 저지른 '수학'단어 파티에 불과하다. 저자가 작가 놀음을 하기 위한 결과물로 이 책을 출간했나 여겨질 뿐이다.


전형적인 공돌이의 졸작이다!
절대 돈 주고 읽는 사람이 없기를.



브런치는 집필에 앞서 보편적이고 평균 이하인 독자의 지적 수준을 가늠해보기 위한 사전 장치로 채택했다. 독자의 잣대에 맞추자니 글이 저렴해지고, 쓰고 싶은 글을 쓰자니 대부분이 이해 못할 듯 하여 난감해졌다. 이런 소재, 저런 주제, 생각나고 떠오르는대로 써보면서 독자의 눈높이를 탐지해 보는데, 독자의 집중도를 눈으로 보면 절망스럽기 이를 데 없다. 역시 아직은 무식하고 무지한 감각적 글에 더 환호한다.지성이 저렴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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