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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니크 Feb 02. 2021

명창정궤(明窓淨机)한 삶

나를 알아가는 비움 라이프

늘 이렇지는 않은 내 책상


(늘 얘기한 대로) 명창정궤(明窓淨机)한 삶이었네


훗날 누군가 내 유정리할 때 느꼈으면 하는 감정이다.


작년 태어나 처음 본 '명창정궤(明窓淨机)'라는 단어에 머릿속이 찌릿했다.


명창정궤 (明窓淨机) : 밝을명, 창창, 맑은정, 책상궤
- 햇빛이 잘 비치는 창밑에 놓여 있는 깨끗한 책상
- 말끔히 정돈된 서재의 모습을 형용하여 이르는 말


바로 내가 원하는 공간인 '포근한 햇살이 스며드는 창이 있는 깨끗한 환경'을 표현한 정확한 단어였다. 그리고 나는 비단 서재에서 나아가 우리 집 전체가 명창정궤 같길 꿈꾼다.


결혼 후 나만의 총괄 공간인 집이 생기면서 효율적인 공간 활용에 관심이 생겼다. 6년 동안 3번의 이사, 건강 문제, 코로나로 시작된 재택근무, 임신 등 다양한 환경 속에서 내가 만족스러운 라이프스타일 정의를 갈구했다.


처음에는 효율적인 수납에만 집중했. (나는 이를 '정리'의 단계, '정리 라이프'라고 명명한다.) 혼수 가전 / 가구랑 생필품 빼고는 구매한 물건이 거의 없었지만 사지 않는다고 잘 비우는 것도 아니었다.


그러다 비우는 즐거움을 알게 되꾸준히 깨작깨작 비우다가 최근 1년 통 크게 많이 비우면서 내 인생 자체에 쌓인 물건이 많았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 '비움'의 단계, '비움 라이프'라고 명명한다.) 정리할 물건이 보이면 친정 단체 카카오톡방에 제일 먼저 바자회를 여는데 친언니가 너는 예전부터 물건을 그렇게 안 사는데 도대체 다 어디서 난 거냐며 매번 신기해했다.


이러한 비움의 과정이 나는 무엇을 좋아하고 나에게 필요한 건 무엇인지 다시 한번 내 인생에 대해 돌아보며 이후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깊이 고민해보는 좋은 계기가 됐다. 이 긴 레이스가 근 6년 만에 중반부를 넘었고 당분간 비울 물건이 없을 거 같아서 어깨춤이 절로 난다. (나는 이를 '심플'해지는 과정. 즉, '심플 라이프' 명명한다.)


당분간 정리할 물건이 없다는 게 감개무량


임신 중이라 아이 출산 후 내 삶이 크게 변화하겠지만 미니멀 라이프를 추구함에도 '미니멀'에 집착하기 보다는 내가 추구하는 '라이프'에 집중하며 나는 육체적, 정신적으로 더할 나위 없이 평온하다.


포근한 햇살을 받을 수 있는 깨끗한 공간에서 나를 알아가는 행복한 비움 라이프를 통해 몸도 마음도 가벼워지는 이 충만함을 계속 느끼 살기로 선택하니 좋다좋다 너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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