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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룰루랄라맘 Nov 23. 2020

워킹맘, 책 육아가 가능할까?

나만의 책 육아관 정립하기

워킹맘도 책 육아가 가능할까?


시험관 시술로 소중한 쌍둥이를 얻고 나서 알게 된 책 육아. 책 육아에 대한 나의 확신이 더욱 확고해질수록 복직을 앞둔 나에게 숙제가 던져졌다.


책 육아는 아이가 책을 가까이하도록 어렸을 때부터 부모가 책을 읽어주는 육아법이다.

'아이가 어릴 때부터 부모가 책을 읽어주면 아이는 책을 좋아할 수밖에 없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가 책을 좋아하게 되면 자라면서 생기는 호기심을 책을 통해 스스로 풀어나갈 수 있다. 방대한 아이의 호기심을 부모의 지식으로 충족시키기 어려우니 아이가 책과 친해지게 만들고 싶었다. 사교육으로 힘들어하는 아이들 이야기를 선배맘을 통해 들었던 터라 사교육으로 아이를 지치게 하고 싶지 않았다.


나의 확신이 확고해지면서 책 육아에 관한 책을 모조리 읽어보기 시작했다. 그런데 일하는 엄마가 쓴 책 육아 이야기는 찾아볼 수가 없었다. ‘책 육아 참 탐나는데 워킹맘은 불가능한 것인가?’ 생각이 들었다. 다양한 육아서를 읽으며 ‘워킹맘도 아이에게 책 읽는 습관을 길러줄 수 있다’고 스스로 다짐하고 다짐하였다.


육아 또한 나의 주 업무 중 하나이다. 다른 사람에게 위임하기보다 아이의 눈빛과 감정을 본능적으로 알아차릴 수 있는 엄마인 내가 아이의 속도에 맞춰 육아를 하고 싶었다. 복직을 앞두고 나는 차근차근 나만의 책 육아방식을 정립해 보기로 했다. 귀가 얇은 나는 내 아이의 육아관이 정립되지 않은 채로 복직하게 되면 사교육에 휘둘릴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나만의 책 육아관 정립하기


나만의 육아관을 정립하기 위해 책 육아와 관련된 육아서를 섭렵하며 전업맘이 집에서 아이에게 해주고 있는 책 육아 방식을 알아보았다. 방대한 양의 책 읽어주기, 다양한 독후활동 등을 보며 ‘워킹맘도 가능한 걸까’ 하는 의심이 수시로 올라왔지만 내가 해볼 수 있는 최소한의 것만 취해 보기로 했다.

1) 매일매일 책 읽어주기  2) 한글 노출해주기  3) 영어 책 읽어주기 4) 영어 소리 노출해주기 

이렇게 4가지는 회사 다니면서도 꾸준히 아이에게 해줄 수 있을 것 같아 시도해 보기 시작했다.       


환경 세팅

양가 부모님께서는 모두 지방에서 생업에 종사하시기 때문에 복직 후 아이들의 어린이집 하원과 저녁시간을 돌봐줄 이모님을 구했다. 이모님께는 아이들 하원 전 거실 청소기 돌리기와 하원 후 아이들 씻기기, 아이들 저녁 챙겨주고 설거지하기만 요청했다. 최대한 아이들 요구에 응해 달라고 이모님께 부탁드렸다. 이모님께서 아이들에게 눈을 떼지 않도록, 밥만 차려 아이들에게 먹여줄 수 있도록 아이들 반찬은 주말에 미리 만들어 놓았다. 음식을 준비하느라 아이들의 요구를 외면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또 한 가지 부탁한 것이 있다. 아이들이 하원 후 영어 흘려듣기가 가능하도록 영어 DVD를 틀어주는 것이었다. 중요한 것은 아이들에게 DVD를 보라고 강요하지는 말아달라는 부탁이었다. 어떠한 강제성도 없이 아이들이 놀다가 책을 보다 DVD를 보며 자연스럽게 영어 소리에 노출되기 위함이었다.      


퇴근 후 나만의 프로세스 정립

퇴근 후 나는 집안일은 아예 하지 않았다. 꼭 해야 하는 집안일은 남편에게 부탁하거나 주말로 미뤘다. 퇴근 후 온전히 아이들과 같이 있을 수 있는 시간은 고작 2시간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이 귀중한 시간은 오롯이 아이들을 위한 시간으로 사용하였다. 퇴근 후 아이들과 간단히 인사를 하고 바로 옷 갈아입고 화장을 지우기 위해 세수만 얼른 한다. 그리고 바로 아이들을 안아준다. 쫑알거리는 아이들 얘기를 들어주고 아이들이 잠들거나 내가 잠들 때까지 책을 읽어 주웠다. 야근으로 인해 아이들에게 책을 못 읽어주는 날에는 남편에게 한글책과 영어책 딱 한 권만 읽어주고 자라고 부탁했다. 딱 1권이라는 최소한의 아내의 요청을 남편은 군말 없이 잘 따라주었다.


회사 일로 고단했던 날이면 밤에 아이들에게 책 읽어주기는 너무 곤욕이었다. 책 읽어주다 내가 먼저 잠든 날도 많았다. 아이 이마에 책을 떨어뜨린 적도 여러 번이다. 오늘은 그냥 책 읽어주기를 건너뛰고 자자고 스스로에게 유혹하는 날도 많았다. 그래도 딱 한 권이라도 책을 읽어주고 잘 수 있었던 이유는 내가 지금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는 것이 아이에게 가장 소중한 습관을 길러주기 위한 중대한 일이라고 스스로 의미를 부여했기 때문이었다.   


나에게 주기적인 동기 부여

아이에게 책 읽어주는 것이 얼마나 위대한 일인지 스스로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 나에게 주기적인 동기부여가 필요했다. 그것은 과 강의였다. 퇴근 후 시간을 온전히 아이에게 집중하니 책을 읽을 시간을 만들어야 했다. 가장 쉬운 방법이 새벽 시간, 출퇴근 시간을 이용하는 것이다. 아이에게 책 읽는 습관을 길러주자는 목표가 생기니 어떻게 서든 새벽시간을 내기 위해 노력했다. 새벽 3시부터 한 시간 단위로 알람을 맞춰 놨다. 알람이 들리면 일어나 책을 읽었다. 자다가도 엄마의 빈자리를 알아차린 아이가 깰까 봐 침대 밖으로 나올 수도 없었다. 스탠드를 켜고 책을 읽었다. 몇 페이지 못 읽고 다시 잠든 날도 있었지만, 새벽에 나를 충전시켜 주는 책 읽는 시간은 너무나 달콤했다. 아이가 깨기 전인 새벽시간에 난 독서도 하고 아이들에게 보여줄 한글 카드도 만들었다.

강의는 주말과 연차를 이용해 들었다. 관심 있는 저자의 특강이 열리면 먼 곳이라도 직접 찾아갔다. 회사를 다니며 퇴근 후 2시간 아이를 품에 끼고 책을 읽어주는 고단함을 위로받고 싶어 강의장을 찾아다녔는지도 모른다.




워킹맘도 책 육아가 가능하다!


책과 강의로 나의 육아관은 점점 견고해져 갔다. 사교육으로 지식을 주입시켜 초롱초롱한 아이의 눈빛을 지치게 만들고 싶지 않다. 아이의 호기심으로 책을 통해 지식욕구가 충족되어야 한다. 사교육은 아이의 삶의 주인이 아니라 필요할 때 선택할 수 있는 유용한 수단이 되어야 한다. 배움에 지치지 않고 즐길 줄 아는 아이, 흥미로운 것을 스스로 발견할 수 있는 아이로 자랄 수 있도록 부모가 아이를 바라보고 도와 주워야 한다. 아이가 책과 친해질 수 있는 최소한의 방법을 찾아 꾸준히 시도한다면 워킹맘도 ‘책 육아가 가능하다?’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꿀 수 있지 않을까? 쌍둥이 워킹맘의 책 육아 이야기를 브런치를 통해 나누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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