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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룰루랄라맘 Jan 07. 2021

영어책 스스로 읽게 하는 방법

영어책 거부감이 뭐예요?

초등학생 된 쌍둥이 남매는 지금도 한글책과 영어책 읽기를 꾸준히 하고 있다. 영어책도 글밥양을 가리지 않고 읽는다. 어쩔 땐 ‘읽어도 이해 못 할 텐데...’ 하는 생각이 드는 책도 종종 붙잡고 본다.


초등학생이 돼서도 영어책을 거부감 없이 볼 수 있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책을 가까이하고 책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으로 자라주길 바라는 마음에 쌍둥이 남매 3살 때부터 책육아를 시작했다.  

* 책육아란 책을 좋아하는 아이로 키우는 육아방법 중 하나다.


아이들 3살 때 복직을 해야 했기에 아이와 함께할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최대한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을 갖기 위해 저녁은 웬만하면 회사식당에서 먹고 퇴근했다. 30분이면 저녁 먹는데 충분했기 때문이다. 일찍 퇴근한다 해도 저녁을 준비해서 먹고 정리하다 보면 적어도 1시간은 그냥 지나갔기에 회사에서 저녁을 먹고 퇴근하는 편이 워킹맘으로선 여러모로 편했다.     


퇴근 후 바로 옷 갈아 입고 간단히 씻고 나면 아이들은 엄마에게 달려와 쫑알쫑알 거리며 어린이집에서 있었던 일들을 얘기해 주웠다. 아이들이 하는 얘기를 한참 듣고 나면 금세 잠자리에 들 시간이 되었다. 침대에 누워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다 잠드는 것이 일상이었다.

  

영어책과 친숙해지기

잠자리에서 책을 읽어줄 때는 한글책과 더불어 영어책도 읽어줬다. 영어책을 읽어주는 비중은 한글책에 비해 한참 못 미쳤지만 꾸준히 읽어주려고 노력했다. 아이가 특별히 선호하는 책이 생기기 전엔 영어책은 글밥양을 따지기보다 아이의 시선을 끌 수 있는 색감이 화려하거나 그림이 예쁜 책으로 읽어줬다. 아이는 글밥양에 상관없이 엄마가 읽어주는 소리를 들으며 책을 봤다.

회의가 많아 목소리가 안나 올 정도로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은 CD와 같이 있는 영어책을 골라 CD를 틀어놓고 CD소리에 맞춰 손가락으로 글자만 짚어주었다. 어린이집에서 낮잠을 자고 온 아이들은 녹초가 되어 퇴근한 엄마보다 훨씬 쌩쌩하게 잠자리 독서에 집중해 책을 봤다.  


어렸을 때부터 영어책을 노출해주면 아이들은 초등학생이 되어서도 영어책을 거부감 없이 보게 된다.



영어책과 친숙해졌다면 그다음으로 신경 써줘야 할 부분은 무엇일까?

바로 혼자서도 영어책을 읽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엄마가 읽어줄 수 있는 책의 양은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혼자서 영어책을 읽을 수 있도록 내가 했던 방법은 세 가지였다.

첫째. 좋아하는 영어책 찾아주기
둘째. 미션 부여하기
셋째. 장소 바꿔주기


첫 번째로 아이가 좋아하는 영어책을 찾아주는 것이다.

어렸을 때부터 아들은 유독 명작동화를 좋아했다. 읽어달라고 가져오는 책을 보면 흥부놀부로 시작해 헨젤과 그레텔까지 동서양을 가리지 않고 명작동화류만 계속 가져와 읽어달라고 했다. 아이가 좋아하는 명작 동화책을 맘껏 볼 수 있도록 도서관에서 출판사별 명작동화를 모두 찾아 읽어주기도 했다. 영어책도 아이가 좋아하는 명작 동화책으로 보여주니, 아이는 좋아하며 혼자 읽기 시작했다. 영어책의 글밥양은 아이에게 중요하지 않았다. 글밥양이 많은 명작동화류도 가리지 않고 뚫어져라 봤다. 당연히 백프로 이해가 되지 않겠지만 아이는 분명 흥미롭게 보고 있음을 아이의 눈빛을 통해 알 수 있었다.


또 다른 방법은 도서관에서 아이가 골라오는 책을 유심히 살펴보는 것이다. 한글책이든 영어책이든 상관없다. 아이가 한글책을 골라왔다면 그 분야와 비슷한 영어책을 찾아 보여주면 된다. 영어책을 골라왔다면 동일한 제목의 다른 출판사에서 나온 영어책을 검색해서 보여준다.  


아이가 좋아하는 영어책을 찾기 위해 도서관을 자주 이용했던 이유는 아들의 경우 나름 고심해서 구매한 영어책에 그닥 흥미를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양한 영어책이 시중에 많이 나와 있지만 그중에서 내 아이가 좋아하는 영어책을 찾기란 어려운 일이다. 시중에 나와 있는 영어책의 종류도 너무 방대해 우리 아이에게 맞는 책을 찾기란 더 어렵게 느껴졌다. 먼저 도서관에서 아이가 좋아하는 영어책을 확인하고 구매해도 늦지 않다. 도서관을 이용해 아이가 좋아하는 영어책을 찾아보는 것은 가정 경제면에서도 가장 좋은 방법이다.


두 번째는 미션 부여하기다.

책 읽기에 흥미가 시들해질 때쯤 아이에게 미션을 부여하는 것이다. 다양한 미션이 있겠지만, 내가 선택한 미션은 ‘책탑쌓기’였다.  


"키만큼 읽은 책 쌓으면 엄마가 OOO 해줄게~~~!"


이때 시책으로 아이가 그동안 갖고 싶었던 것이나, 먹고 싶은 것을 걸면 된다. 엄마가 할 일은 기한 정해 주고, 미션을 완료하면 물개 박수와 책탑쌓기 한 책들을 아이와 함께 정리하면 끝이다. 책탑쌓기는 엄마손이 거의 안 가는 정말 편한 미션이다.


이 대목에서 ‘이렇게 까지 물질적 보상을 해주면서까지 아이에게 책을 읽혀야 할까?’하고 생각하시는 분이 있을 것이다. 나 또한 그랬다.


그런데 아이가 미션완료 후 본인이 읽은 책들을 보며 뿌듯해하는 표정을 보면 선배맘들이 왜 시책을 걸며 아이들에게 책 읽기의 재미를 느끼게 해 줬는지 이해가 됐다. 역시 직접 해보기 전에 섣부른 판단은 금지다.


책탑쌓기를 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아이가 까꿍이때 봤던 글밥양이 적은 책을 가져와 책탑 쌓기를 해도 눈감아줘야 한다. 글밥양이 적은 책은 안된다고 하면 아이는 책 읽기에 흥미가 확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세 번째로 장소 바꿔보기다.

아이가 평소 책을 보는 장소를 바꿔 보는 것이다. 기존에 책을 보지 않았던 장소를 책 보는 공간으로 꾸며 놓고 아이에게 "오늘은 여기서 책 볼까?"하고 말해보는 것이다. 의외로 아이들은 자신들만의 아지트가 만들어진 것처럼 너무나 좋아했다. 추천해줄 만한 장소는 안방과 연결된 발코니 공간이다. 안방에 있는 엄마와 근거리에 있고, 문을 닫으면 독립된 공간도 되니 좋아하는 것 같았다. 또한 구석진 곳도 좋아하니 집에 구석진 공간을 아이들만의 공간으로 임시적으로 꾸며주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구석진 공간을 찾기 어렵다면 소파와 책상 등 가구들을 이용해 구석진 공간으로 만들어주는 것도 방법이다.




잠자리 독서가 습관이 된 쌍둥이 남매는 혼자서 책을 읽다가도 졸리기 시작하면 여전히 내게로 와서 ‘저는 잠을 청할 테니 엄마는 제가 잠들 때까지 계속 읽으시오’하는 눈빛으로 책을 건네준다.


엄마, 이제 됐어! 그동안 수고했어. 나 이제 혼자 잘할 수 있어.” 말해 줄 때까지 아이 곁에서 방해하지 않고 책 보며 같이 있어 주려고 한다.  


엄마 옆에서 자는 것보다 혼자 자는 것이 편하다고 할 날도 곧 오겠지’ 생각하며 군말 없이 여전히 나는 아이 곁에서 책을 읽어준다.


또한 이번 겨울방학에도 책탑쌓기 시책이 먹힌다면 다시 써먹어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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