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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파랑 Feb 22. 2020

워킹홀리데이 후회 안 하는 4가지 팁

구 더블리너가 예비 워홀러에게

블로그와 브런치를 쓰면서 알게 된 사실 중 하나는 많은 사람들의 관심분야가 해외 경험과 관련 있다는 것이다. 어학연수, 해외여행, 한 달 살기, 워킹홀리데이, 해외취업.... 그 많은 키워드 중에 단연 인기가 많은 것은 워킹홀리데이일 것이다. 이제는 구태여 워킹홀리데이 제도가 무엇인지 설명하지 않아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워홀 제도가 궁금하신 분들은 글 맨 아래 사이트 참고하시길-


나는 궁금해졌다. 왜 우리는 해외생활을 꿈꾸는지. 1년 전 나도 그랬다. 회사를 그만두고 해외로 떠나면 뭐라도 되겠지 싶었다. 반복되는 일상이 지겨웠고, 내 능력 밖의 일을 맡게 되면 어디로든 도망치고 싶었다. 초, 중, 고 대학교 생활을 이어오며 내 것이 아닌 목표를 좇아 달려온 인생이 허무했다. 그렇게 지칠 대로 지친 나에게 자유와 행복의 상징인 해외 생활은 자연스럽게 동경의 대상이 된 것이다.


그런데 살아보니 역시나 사람 사는 곳은 똑같더라 라는 게 내 생각이다. 우리에겐 그저 달라서 신기해 보였던 것들이 그들에겐 일상이었다. 새로움을 찾아갔는데 그 일상 속으로 들어가는 순간 새로울 게 없었다. 다시 권태에 빠지는 건 시간문제였다. 나는 예비 워홀러들이 막연한 환상은 품지 않았으면 좋겠다. 사실 거기서 우리를 기다리는 삶은 고되다. 당신이 이제껏 무슨 일을 해왔는지, 어느 대학을 나왔는지와 같이 이제까지 당신을 수식하던 것들은 사라진다. 그리고 오로지 당신 이름 세 글자와 당장 일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만 중요하다. 그 능력에는 당연히 영어도 포함된다.




지난 1월 워킹홀리데이 인포센터와 외교부에서 주최하는 설명회에 발표자로 참가할 기회가 있었다. 예비 워홀러들을 위해 어떤 이야기를 해주면 좋을까 고민했다. 지난 1년간 내가 배운건 모두의 인생이 다르다는 진리였기에, 나의 이야기가 대표성을 갖게 되는 것에 조심스러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워홀을 떠나기 전에 알고 갔으면 좋았을 사실들이 있다. 직접 겪어봤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다.



1. 워홀을 떠나는 것은 문제 해결의 끝이 아닌 시작이다.

혹시 워홀을 현실의 도피처로 생각하시는 분들께 꼭 드리고 싶은 말씀이다. 워홀은 대학 졸업장도 아니고 경력증명서가 될 수도 없다. 그저 그 나라에 가서 합법적으로 일하며 체류할 자격을 얻는 것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 이후부터는 이 시간을 어떻게 채워갈 것인지 무엇을 배우고 느낄 것인지 모든 것이 내 손안에 달려있다. 어쩌면 한국에서 살 때보다 더 계획적이고 분주하게 살아야 할 수도 있다. 대부분의 국가는 오직 1년의 체류 기간만 허해주기 때문이다.


2. 워홀은 한국에서부터 시작된다.

우리는 보통 목표를 세우면 출발점을 정하고 시작하길 좋아한다. 내일부터 다이어트 시작, 다음 주부터 영어공부 시작 이런 것들처럼. 그래서 워홀이 정해지면 관련 활동은 외국에 도착한 후부터 시작할 것이라고 마음먹기 쉽다. 하지만 나는 이 글을 읽고 있는 예비 워홀러들에게 지금 당장 준비를 시작하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그것은 영어공부가 될 수도 있고, 디자인업계 취업을 준비하신다면 포트폴리오가 될 수도 있다. 포트폴리오를 제출하지 않는 직군이라면 이력서가 될 것이다. 현재 본인이 가지고 있는 이력서를 영문 이력서로 바꾸고 그 나라의 채용사이트에 등록해 놓길 바란다. 만약 학생이라면 알바를 해봤던 경험이라든지 본인이 일하고 싶은 직무와 관련된 다양한 경험들을 미리 해보고 가길 바란다. 왜냐면 그곳에선 말 그대로 숨만 쉬어도 돈이 나가기 때문이다. 당신의 통장잔고를 조여 오는 비싼 렌트, 비싼 교통비, 비싼 물가를 만날 것이다.


3. 더 넓은 세상, 더 더 많은 경쟁자

더블린에서 일을 구할 때 느낀 것 중 하나는 더 이상 한국인만이 내 경쟁자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대부분 워홀러들이 가는 곳은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일거리를 찾아 모여드는 세계도시 일 것이다. 이것은 기존에 경쟁하던 방식에 변화를 줘야 한다는 뜻일 수도 있다. 국내에서의 우리는 어쩌면 정형화된 틀 안에서 취업을 준비하고 경쟁해 왔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외국에서 만나는 경쟁자들은 정말 다양한 배경과 능력을 가지고 있다. 여기서 말하고 싶은 능력은 하드 스킬만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 실례로 나의 이탈리아 친구는 영어 구사 능력이 부족했지만 자신의 의견을 전달하는 능력과 자신감 있는 태도로 항상 좋은 기회를 얻곤 했다. 특히 자신감에 대해서 강조하고 싶다. 우리 사회는 전통적으로 겸손을 미덕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해외에서는 겸손보다는 자신을 어필하는 것이 미덕이다.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왜 그 일을 하고 싶은지 더욱 적극적으로 표현할 필요가 있다.


4. 이왕 외국까지 가는 용기를 냈더라면 더 내라!

퇴사를 하든 휴학을 하든 여기서의 일상을 접어두고 1년간의 워홀을 떠나는 일은 많은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그 첫 번째 문턱을 넘은 분들에게 또 한 번의 용기를 내라고 권하고 싶다. 평소에 내가 할 수 있을까? 싶은 일에도 도전해보면 좋겠다. 구직이 되었든 새로운 취미가 되었든 운동이 되었든 그 무엇이 되어도 괜찮다. 어차피 대부분의 사람들이 내가 누구고 뭘 좋아하는지 알고 싶어서 떠나지 않는가? 그렇다면 더 적극적으로 모험을 해 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한국으로 돌아오면 모든 것이 원래 있던 그 자리에 있다. 허무하리만큼 똑같은 일상이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자신을 둘러싼 환경이 변했을 때 좀 더 용기 내보시길! 그것이 변화의 시작점이 되면 좋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긴 인생의 작은 일탈로도 충분한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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