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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파랑 Feb 24. 2020

31살의 옹알이, 들어 보실래요?

나의 글쓰기 그리고 말 걸기

요즘 참 별 것 아니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별것으로 다가온다. 마치 공기가 항상 있어서 숨을 쉬고 있다는 사실을 잊고 사는 것처럼 당연하다고 생각해 눈여겨보지 않았던 사실들이 있다.


가령 얼마 전 썼던 글에서 다룬 꾸준함의 중요성이라든가.

명품을 돋보이게 하는 건 디테일의 차이라든가.

별다른 마케팅을 하지 않아도 진실된 콘텐츠는 빛을 발한다는 진리라든가.


써놓고 보니 너무 당연한 이야기다. 하지만 이 말과 의미를 붙잡아서 내 안에 입력시키는 일은 노력이 수반된다. 알고 있다는 사실 자체를 인지하기보단 무엇을 알고 있는지를 아는 게 중요하다. 그리고 무엇을 알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은 글쓰기를 통해서 이뤄진다. 어떤 개념을 실체가 있는 글로 풀어내는 과정은 많은 물음을 생성하고 그 물음에 답하는 과정을 통해 지식이 내 것이 되는 것이다.






최근 글쓰기의 매력에 빠졌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추상적인 개념을 글로 풀어내면서 실체를 가려볼 수 있기 때문이다. 마치 분리수거를 하듯 얽히고설킨 복잡한 생각을 정리 정돈하는 기분이 든다. 정리정돈이 그러하듯 한 뭉텅이의 글을 써놓고 보면 뭔지 모를 만족감마저 느껴진다. 하루 중 뭔가를 해냈다는 작은 성취감과 그것이 내 안으로부터 나온 창작물이라는 기특함의 합작 같은 것이다. 누군가 글쓰기는 치유의 과정이라고 했다. 나에게도 그랬다. 글쓰기는 내 이야기를 판단하지 않고 그저 묵묵히 받아주는 친구였다.


그런데 이렇게 쓰다 보니 읽어주는 사람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욕심이 생겼다. 혼자 하는 말들은 이미 내 메모장에 수두룩하니까. 내가 고민하는 것들, 걱정하는 것들 그리고 힘겹게 다짐하는 것들이 결코 나 혼자만의 것이 아니라고 믿고 싶다. 시대의 보편성까지는 아니더라도 이 지구 상에 누군가는 나와 비슷한 경험을 하거나 그런 처지에 있을 테니까. 나의 이야기가 나만의 이야기로 끝나 버리는 건 싫다.  






지난 며칠 나 자신을 돌아보며 나는 참 수동적으로 살아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새로운 사실을 접하면 있는 그대로 믿었다. 왜라고 질문하지 않았다. 내 것으로 창작하지 않았다. 그리고는 다 안다고 생각했다. 이 거대한 실수를 이제야 발견한 것이 한탄스럽다.


한편 이제라도 세상과 통하는 문이 열린 것 같아 다행이다. 세상에는 똑똑한 사람들이 많다는 걸 알았다.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주체적으로 세상과 부딪혀 새로운 사실을 창조해내는 사람들이다.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강한 동기부여를 얻었다. 이제 나도 나의 이야기를 세상에 던져보고자 한다. 나는 마치 어린아이가 처음 말하기를 시작하듯 세상을 향해 조심스럽게 입을 떼어본다. 그것은 정답이 있는 이야기가 아니라 대화를 위해 건네는 첫마디 같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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