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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리누나 Mar 07. 2024

구십 일. 그 나물에 그 밥

시금치나물


출산 전 아마도 마지막일 친정행.

이보다 몸이 무거워지면 움직이기 어려울 듯하다.

친정이 가까운 친구들이 제일 부러운 요즘인데, 출산하면 아마도 더 그렇겠지.


나는 혼자서도 꼼지락꼼지락 잘해 먹기는 하지만,

엄마가 금세 무쳐주신 시금치나물 한 접시에

마음이

스르르,

무장해제된 기분이다.


소금에 참기름, 다진 마늘 정도의 참으로 간단한 나물인데

그 나물에 그 밥이

아닌 것이다.


그저

내 호르몬의 영향인가

어찌 되었든

나흘간 나는 행복한 엄마의 아이로 지내볼 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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