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십 오일. 귀찮은 취향

차지키 소스 토스트

by 파리누나

토요일마다 새벽 일찍 동호회 수영에 나가는 남편은 아침까지 먹고 들어오는터라, 주말 아침도 내 입맛대로 한 끼를 만들어 먹는다.


밥보다 빵과 떡을 더 좋아하는 나와,

김치는 없어도 좋지만 쌀밥을 택하는 남편이라 아침상은 사실 혼자 먹는 게 편하다. 아무래도 밥에는 적어도 두세 개 반찬에 국이 있어야 하니까.

남편은 내가 부재한 날에는 달걀 프라이에 참치 통조림, 김으로(항상 이 조합) 한 끼 해결하고 출근하는데, 내가 챙겨줄 수 있을 때마저 그리 내주기는 좀 미안하다.

반찬이 좀 없을 때면 차라리 오므라이스나 유부초밥, 곰탕 등 여러 가지 반찬보다 한 그릇 요리로 만든다. 반찬이 어떻다는 불평불만은 단 한 마디도 한 적은 없어서, 내가 먹지 않는 아침을 만들어도 조금 더 일이 많아지지만 불만이 생기지는 않는다.

우리 부부는 프랑스에서 만났고, 당시에는 거의 매일 아침 바게트와 치즈를 먹었기에 그가 나와 비슷한 빵돌이인 줄 알았건만! 왜 한국 돌아오니 바로 쌀밥에 적응하는 건데. (한국 바게트가 맛있으면 바게트를 아침으로 먹었을 거라고 대답하는 그였다.)


어쨌거나, 나는 더 간편하기 때문보다 빵이 더 좋아서 하루 한 끼는 빵식을 하는 편. 난 바게트 말고도 모든 빵에 사랑을 주는 박애주의 자니까. 같은 메뉴를 삼 시 세끼 먹어도 괜찮은 남편과 달리 매 끼 다른 걸 추구하는 나. 사실은 내가 더 귀찮은 입맛이다.

남편과 함께하는 빵이 주식인 끼니에는 잘 내지 않는 차지키 소스를 오랜만에 휘리릭 섞어 만들었다. 오이를 싱그럽고도 부담은 적게, 충분히 먹을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그릭 요구르트에 채칼로 썬 오이를 소금, 후추, 머스터드 약간만 넣고 섞어주기만 하면 된다.(오이를 살짝 절여 수분을 꼭 빼고) 약간의 단맛을 주기 위해 맛이 덜 든 사과를 채 썰어 섞어줬다.

촉촉하게 삶은 달걀을 올리고 후추와 꽃소금을 한번 더 흩뿌려 완성하면 아주 든든한 토스트. 과일주스나 커피 한 잔 곁들이면 완벽해진다. 비 오던 어젯밤과 달리 맑게 개 기온이 꽤 올라간 포근한 오전에 상당히 어울리게 개운하게 꽉 채운 한 접시.


그나마 둘의 식단이라 다르게 하고 있지만 아가까지 셋으로 메뉴가 각각 달라지면 감당이 되려나.


“여보, 나중에 아가 식단으로 줘도 군말 없이 먹을 거야?”

“소금 간만 해주면…“

사실 아가 식단하면 내 끼니가 내 입맛 만족이 안 될까 걱정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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