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릅 무침
딱 2주 가량 수확 적정기때 따야만 하는 귀한 두릅은 이 시기를 지나면 수확하지 못한다고 한다.
두통, 염증에 좋고 신경 완화 효과도 있으며 비타민, 칼륨, 칼슘, 철분 등 미네랄 성분도 풍부하다고 알려져있다. 하지만 미량의 독소 성분이 있어 꼭 데치는 등 조리해서 먹어야 안전하다.
특유의 흙내와 쓴 향이 매력있는 두릅인데 채취가 꽤 수고스럽고 기간도 짧아 가격이 다른 봄나물의 두세 배 몸값. 수북히 사도 5천원 안 하는 다른 봄나물들이 많은데, 두릅 없이는 못 사는 정도로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하니 시장에 가서 고운 두릅을 봐도 집었다 내려놓게 된다.
시어머니는 그런 내 모습을 보시기라도 한 듯 참두릅을 많이도 보내셨다. 보내주셨을 때 금방 먹으려고 곧바로 조금 손질을 해서 데쳐낸 다음, 양파와 마늘, 고춧가루에 가볍게 무쳐냈다. 초고추장에 찍어먹는 게 가장 간편하지만 초고추장 맛으로 두릅 향이 많이 가려지게 되는 게 아쉬워서.
오늘은 2주 만에 산부인과 정기검진을 한 차례 더 다녀온 참이다.
그 사이에 아가 몸무게가 약 300그램이나 늘어 2킬로그램 가까이 자랐고, 머리는 조금 더 커서 주수보다 2주 가량 빠른 상태다. 조금 걱정스러웠던 양수량은 2주 전과 큰 차이없이 줄어들지 않았다. 신기하게 아가는 크고 배도 커졌는데 내 몸무게는 2주 전과 큰 차이는 없다.
30주를 넘어가면서 정기 검진은 이전 4주에 한 번에서 2주마다로 바뀌었다. 아가를 더 자주 만나는 것도 좋고 그 사이 변화를 아는 것도 좋기는 하지만, 별다른 이상 증상이 없어도 '정기 검진'이라는 이름으로 병원을 찾는 게 언제부터 자리잡았던가. 엄마는 우리를 가졌을 때 초기, 중기, 후기 한 번씩 가셨다고, 하하. 물론 그 때와완전히 다른 시대를 살고있는 나지만, 서양 국가들도 보통 서너 번 가량의 검진 후 출산을 한다. 조리원 문화 뿐 아니라 검진에 있어서도 한국은 유별나게 구는 구석이 없잖다. 커뮤니티가 어느 나라보다 활발하고 힘 있는 것 또한 그 유별남의 연장선상에 있으리라. 나도 그 사회 속에서 살고 있게 된 이상 비판 어린 눈은 반만, 절반은 좋은 점을 취하고 누리고자 노력중이다.
일 년만에 맛보는 두릅은 작고 여려보여도 쓴 맛은 살아있다. 두릅에게서도 배울 점이 있는 저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