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야꼬동
닭고기와 달걀이 함께 들어가는 덮밥, 오야꼬동.
닭고기와 달걀을 부모와 자식으로 비유해 이름 붙인 재미난 요리다.
닭 안심을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소금 간을 해 두고, 채 썬 양파를 다시마 간장 물과 함께 보글보글 끓이다가 닭고기를 넣는다.
고기가 익으면 풀어둔 달걀물을 빙 둘러 넣는 동시에 송송 썬 초록 파로 마무리하고 불에서 내려준다.
갓 지은 따끈한 쌀밥 위에 국물과 함께 넉넉히 닭고기와 양파, 달걀을 올려주면 한 그릇 요리가 뚝딱, 덮밥 요리로는 이만큼 간편한 게 없다.
또 소화가 안 될까 봐 평소 양의 절반만 천천히 먹고 나서도 약간의 더부룩함에 남편과 산책에 나섰다.
산책로 양 편에는 화단이 있고, 고양이들이 꽤 많이 산다.
꽃잎이 떨어진 화단 바닥을 보면서 걷는데 비둘기 털이 한 움큼 떨어져 있어서, “뭐지?”
“고양이가 비둘기 한 마리 잡아먹은 거네.”
남편은 아무렇지 않게 대답했다.
아…산만하게 흩어져있는 비둘기 깃털에 나도 모르게 살육의(?) 현장을 상상했고,
그러자마자 내 뱃속에서 깜짝 놀랐다는 듯 아가가 꿈틀, 했다.
“와, 아가랑 나 진짜 일심동체다. 내가 상상하고 닭살 돋는다 생각하는 순간 아가도 섬찟했다니까.”
남편은 그저 웃기만 한다.
“완전 오야꼬동이네, 부모와 자식이 하나에! “
내가 먹는 대로 아가도 먹고, 내가 듣는 대로 들으며 느끼는 감정대로 영향을 받으니 이것이야말로 일심동체.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사실이 손에 잡힐 듯 느껴질 때 새삼스레 신비롭고 묘해진다.
나와 하나였던 아이가 나와 다른 개체로 자라나는 모습은 그래서 서운할 수도 또 낯설 수도 있을 것 같다.
또 다르게는 굉장히 대견하겠지.
“아무리 나와 연결되어 있어도 소화력은 아빠를 좀 닮아야 할 텐데.”
식사 후 바로 누워도 체한 적 한 번 없는 남편의 놀라운 소화력, 같이 산책하면 남편만 소화가 다 된다.
우리 두 사람의 좋은 것만 가지고 태어나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