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코타치즈 샐러드
요 며칠 친구가 방문하고 연휴를 보내며 평소보다 기름진 고열량 식사를 했어서 오늘 시작은 신선한 샐러드를 준비했다. 내 몸무게는 한 달 동안 미미하게 늘었지만, 마지막 한 달 동안 급격히 느는 경우가 많다고 출산 전까지 주의해야 한다고 한다. 급격한 체중 증가는 아이가 나오는 길인 산도를 좁게 만들 수 있다는 것. 정말 끝까지 쉬운 것이 없다.
최근에 마련한 유청분리기로 내가 원하는 질감의 요구르트를 만들고, 남은 유청을 우유와 끓여 리코타 치즈를 만들어둬서 샐러드나 샌드위치를 만들기 쉬워졌다. 잎채소를 세척해 물기를 탈탈 털고, 잘 익은 토마토를 한 입 크기로, 달걀은 찌고 리코타 치즈를 퍼뜨려 올려 드레싱을 부으면 색감도 예쁜 여름을 맞이하는 샐러드가 완성이다. 드레싱은 좋은 올리브유와 바로 짜낸 레몬즙, 소금, 후추가 전부다.
식사를 하다가 깜빡하고 있었던 산후도우미 신청을 오늘에야 마쳤다. 우리나라는 현재 소득구간에 따라 도우미 서비스 기간과 가격을 상이하게 최소 5일 최대 40일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주변에서 산후도우미를 이용했던 경우는 대부분 단태아로 10일, 그러니까 2주. 3주까지 연장이 보통 가능하고, 나도 보건소에 문의결과 연장 가능한 구간이라고 하셨는데 2주 가격의 두 배가 되는 3주 서비스라 조금 고민을 했다. 혹여라도 내향성 강한 나와 맞지 않는 이모님이 오시면 3주 내내 불편할 것이 걱정도 되고 말이다. 식구가 아닌 처음 보는 사람과 3주를 지낸다니, 가능하면 난 한 달도 두 달도 쓰고 싶다는 임신 초기 때와는 생각이 조금 달라진다. 무엇보다 가사 도우미가 아니라 내 아기를 돌봐주는 부분이 포함되니 말이다.
세 살배기 아이를 키우는 친한 언니에게 연락해 봤다.
‘집에 남의 손 닿는 거 싫다고 아예 안 쓰는 엄마들도 좀 있던데, 언니는 어땠어?’
‘나는 정말 추천해, 신생아 때 간밤에 너 잠 하나도 못 잘거라 이모님 오시는 게 기다려질걸. 그래도 지원금 받는 거니까 연장해서 3주까지 무조건!‘
언니 말에 곧바로 그래, 돈 조금 들여도 이용해 보자!
요즘은 업체 어플로도 손쉽게 서비스 신청이 가능하다. 지인으로부터 추천받은 업체 어플을 다운로드하여 기본정보를 입력하면 되는데, 최대한 원하는 성향의 도우미를 매칭해 주기 위해 몇 가지 질문들이 있었다.
‘낯가림이 있는 산모라 과한 질문이나 이야기를 많이 안 하시는 분‘
나를 위한 선택사항이 딱 있어서 좀 웃었는데 그만큼 같은 고민하는 산모들이 있다는 거겠지. 혹시 나중엔 이런 고민하지 않게 AI 탑재한 로봇이 도우미로 오게 되지는 않을까, 서로 눈치도 안 보고 참 좋겠는데.
도우미 없이 몸 추스르고 갓난아기를 돌보는 것도 그만큼 힘드니 산전보다 산후 서비스를 많이 택한다 생각하니 또 겁난다.
이쯤이면 또 생각하게 되는 ‘엄마는 셋째 남동생을 낳고 언니와 나를 돌보면서 어떻게 기르신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