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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리누나 May 11. 2024

이십육 일. 평범하게 특별한

두부 유부초밥


아마 출산 전 마지막이 될 일박 이일의 짧은 여행길.

점심을 휴게소에서 해결해야 할 것 같아서 출발하기 전 자투리 채소와 물기 뺀 두부를 으깨 넣은 유부초밥을 만들어뒀다. 휴게소에서 사 먹는 재미는 핫도그나 알감자, 핫바 같은 군것질거리지 식사는 아무래도 부실하다고 생각해서다. 평범해도 내가 만들어 간 음식은 휴게소에서 먹으면 더 맛있기도 하다. 그래도 유부초밥만으로는 두 사람 양에 부족해 우동 한 그릇을 더 주문했다. 예상대로 간간한 우동, 일부러 유부초밥은 단촛물을 절반만 넣었더랬다.

 유부 속을 빵빵하게 넣어야 제 맛이지만 밥으로만 채우지 않고 두부를 버무리면 양도 영양도 보강할 수 있는 쉬운 방법. 유난스럽게 보일지 몰라도, 여행 중에는 계속 사 먹을 수밖에 없으니 맛있어서 찾아가는 곳이 아닌 끼니를 때워야 하는 휴게소에서라도 집밥의 노력을 조금 더 해본다. 여행 가기 전 애매하게 남는 채소 처리도 할 겸!


 전에는 유부초밥을 유달리 찾거나 좋아한다고 생각지 않은 음식이다. 그러다가 남편과 프랑스에서 지낼 때 종종 한인마트에서 구한 제품으로 만들어 먹곤 했다. 코로나 시국을 지나던 때, 통행제한과 모임금지가 있었으나 프랑스에서 예외로 허용하던 것이 바게트를 구매할 수 있는 베이커리 출입, 개 산책 등과 한인, 중국마트 가는 것을 포함했다. (아시안 제품은 특정 마트에만 판매했기 때문에 허용 범위를 벗어나더라도 그곳에 가는 건 영수증 지참하는 한 허락했다.) 어렵게 한 번 가면 캐리어 같이 끄는 장바구니 카트가 옆으로 넘어질 만큼 가득 물건을 담았다. 거기에는 마트 자체적으로 만들어 파는 김밥과 반찬과 더불어 김치, 미역, 소면, 라면, 떡, 한국 냉동만두들이 들어갔고 호떡, 유부초밥 만드는 상품도 꼭 넣었다.‘달콤한 밥’ 종류는 디저트뿐, 보통 염도와 산도로 요리하는 프랑스에서 유부초밥은 아시아 음식의 한 면을 잘 보여주는 것 중 하나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인지 프랑스에서 먹던 유부초밥은 역설적으로 ‘이국적’으로 느껴지곤 했다. 오늘 휴게소에서의 유부초밥은 맛보다는 임신 막달 여행의 추억을 담게 되어 또 다르게 평범한 특별함을 가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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