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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리누나 Dec 13. 2019

세계의 아침식사_그곳의 시작(1)

 북미와 유럽의 조식 기록

아침을 거르는 친구들이 생각보다 많다.

출근 준비가 먼저지, 출근해서야 커피 한 잔 마실 수 있으면 다행일까 싶다고.

어제도 아침 식사를 하지 않는 직장인들 통계도 뉴스에 나오는데 꽤 높다.

나는 학교 졸업 후에는 매일 아침 같은 시각에 출근해본 적이 없어서

공복 출근이라니, 듣기만 해도

 속 쓰리다야.

(물리적으로 심리적으로 말이다)


생각해보면, 승무원으로 일할 때 내 출근 시간은 뒤죽박죽이라 '아침식사'라고 부르기 어려운 끼니가 많았기에

그게 더 속 쓰린 일일지도 모르겠다. 특히 새벽 2시-3시 이륙이 많았어서 자정에 에스프레소 투 샷 커피가 일상이었으니까.

그렇게 출근을 해도 다른 도시에 도착하면 그곳 시간에 맞춰 식사를 하게 될 수밖에 없다.

나에게는 저녁이어도 야식이어도, 조식이어도ㅡ 뒤죽박죽 위가 고생할 수밖에.


초반에는 호텔 뷔페 아침식사에 설레었다. 그러나 이내 비슷비슷한 메뉴에 재미가 없어졌고 그 도시의 아침 풍경을 즐길 수 있는 시간을 놓치고 있단 생각이 들었다.

잠깐 머무는 도시에서의 첫 끼니는 휴식과 동시에 돌아갈 에너지 보충의 소중한 식사였고, 그네들은 어떻게 아침을 여는지 들여다보는 관찰의 시간이었다.

그곳들에서의 아침.



로마.

에스프레소에 각설탕. 여기에 크로와상 정도가 가장 흔한 이탈리아의 아침.

서서 한 잔 하고 출근하는 게 그들의 일상이다.

이탈리아 볼로냐.

역시 빠지지 않는 커피 한 잔과 달달한 빵들.

여행으로 머물던 숙소의 주인이 직접 만들어주신 파이였다. 자꾸자꾸 권하셔서 하루치 당 모두 섭취.


캐나다 토론토.

몇 번 갔는데 이름이 도통 기억이 안나는 카페에서의 브런치.

연어살을 듬뿍 넣은 커다란 오믈렛에 토스트, 샐러드 한 바가지.

아몬드라떼. 우유 선택 옵션이 많은 미국과 캐나다. 아몬드 우유나 코코넛 우유를 즐겼다.

대학교 근처라 어린 친구들이 많았던 카페, 이어폰을 껴도 청춘들의 재잘거림을 이겨낼 수 없었다.

여기도 토론토.

아보카도와 방울토마토, 모짜렐라 치즈를 네모네모 썰어 레몬과 머스터드로 맛 낸 드레싱. 레몬향이 정말 좋았던 드레싱에 반해서 돌아와서 비슷하게 몇 번 해 먹었다.


미국 뉴욕.

유대인 스타일 식당도 많이 찾을 수 있는 뉴욕, 평범해 보이지만 재료 하나하나 정말 신선했던 한 접시였다.

안 뵈지만 연어 아래는 라크스 Latkes, 제대로 튀겨낸 도톰한 감자전 비슷한 게 깔려있고 사워크림과 완벽한 수란까지 한 입 한 입 아껴먹었다.

뒷 편의 해리포터를 연상시키던 남자가 열심히 노트북을 두들기던 게 생각난다.

또 뉴욕.

섹스 앤 더 시티의 촬영 장소로 유명한 사라베스의 에그 베네딕트, 버터밀크 팬케이크.

다른 데보다 조금 비싸도 끄덕끄덕하게 만드는 클래식한 아침메뉴들.

양도 미국스럽다. 관광객과 뉴요커들로 항상 북적이는 사라베스.

그리고 뉴욕, 에싸 베이글 싸들고 센트럴 파크에서 기분 내며 아침 즐기기.

크림치즈가 아닌 두부로 만든 페이스트.

두부라기엔 특유의 비린내가 없다. 말린 토마토 넣은 두부 페이스트만 따로 샀는데 호텔 냉장고에 그대로 두고 돌아왔단다. 헤헤

뉴욕 할렘 지역의 한 카페.

페타 치즈를 넣은 오믈렛에 로즈마리와 구운 감자.

카페 안에서 먹는데도 종이 용기에 주던 곳이라 특이했다.

확실히 기름진 뉴욕의 아침들.

샌프란시스코.

시금치계란 키쉬와 커다란 라떼. 저게 일반 사이즈였다.

커피는 너무 평범했지만 집에서 만든 키쉬 느낌 나던 소박하면서도 버터 버터 했다.

이른 아침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뭔가 따듯한 기억이다.

뉴질랜드 오클랜드.

애정 하는 오클랜드!

매콤한 소시지인 초리조를 올린 오픈 오믈렛.

사탕처럼 포장한 버터와 함께 고소한 사워도우가 함께 나왔다. 오픈 샌드위치에 이어 오픈 오믈렛이라는 게 독특했다.

여기도 오클랜드, 항구 쪽에서 먹었던 아침.

키쉬랑 비슷하게 만든 달걀, 베이컨, 시금치 미니 파이와

사워도우 위에 토마토소스에 끓인 콩을 듬뿍 올리고 수란도 하나 추가. 큼직한 콩이 딱 알맞게 삶아지고 캔에 나오는 달기만 한 콩 범벅이 아니라 괜찮았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빵에 올리브 오일과 으깬 토마토 이외에 많이 먹는 아침메뉴, 스페인식 감자 오믈렛.

감자와 호박, 양파 등 속을 꽉꽉 채우는 스페인의 오믈렛은 이렇게 케이크처럼 한 조각씩 먹어도 든든하다.


덴마크 코펜하겐.

오트밀 볼이랑 베이컨, 에그 스크램블 플래터.

평범하지만 분위기로 먹었던 카페였다. 무시무시한 덴마크 물가였던 걸로 기억.

프랑스 파리.

파리의 가장 흔한 아침 메뉴인 걀레뜨. 메밀가루로 얇게 부쳐내 속을 넣어주는 크레페 같은 건데 버터를 정말 계속 바른다. 이 걀레뜨 하나에 버터 5큰술은 들어갔을 거다.

시장에서 먹었던 달걀, 연어, 치즈, 파슬리로 내가 좋아하는 것만 다 넣은 버전.

뜨끈뜨끈 바삭바삭한 반죽 부침. 버터 예찬.




미국 로스앤젤레스.

엘에이의 3대 브런치 가게 중 하나, 보기만 해도 사르르 녹는다.

정작 사진에는 안 보이지만 이 곳의 메이플 시럽에 졸인 통베이컨이 정말 맛있었다. 단짠의 최고봉.

헝가리 부다페스트.

얼굴보다 커다랗고 두툼한 반죽을 통으로 튀겨내 위에 사워크림과 체다치즈, 양송이버섯 올린

랑고쉬. 원하는 토핑은 다 올려주는 튀긴 피자 같은 느낌. 중앙시장에서 먹었던 아침인데 아침으로 먹기엔 조금 과하기는 하지만 시장 구경하다 보면 금방 또 소화된다.

.

미국 달라스.

햇살이 잘 드는 널찍한 카페였다.

미국스럽게 대단한 양의 콥 샐러드와 치킨 샌드위치. 바삭하고 부드러운 바게트 비슷한 빵에 아낌없이 넣은 치킨 덩어리와 신선한 샐러드 채소가 잘 어울렸던.

독일 함부르크.

통으로 구운 감자에 치킨 샐러드를 올렸다.

사실 맛은 기억이 안 날만큼 평범했는데

시내로 가는 길목에 있던 야외 테이블에서 즐겼던 아침이라 오고 가는 사람들 구경하기 좋았던 아침.

그리스 아테네.

그릭 샐러드. 그동안 봤던 그릭 샐러드는 뭐였던가 싶게 만들었던 처음 아테네 갔을 때의 첫 끼니.

커다란 올리브와 싱싱한 토마토, 오이 그리고 두부인가 치즈인가, 페타 치즈가 위엄 있다.


당신의 아침은 어떤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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