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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uluJ Jan 22. 2024

캐나다 로또를 사보았다

일확천금의 꿈?

간밤에 아주 당황스러운 꿈을 꿨다. 가족들과 신나게 노는 자리에서 내가 X을 싸버린 것이다. 그 꿈속에서도 얼마나 당황했던지 내가 싼 X을 손으로 쓸어 담아 화장실로 가지고 갔다. 그렇게 꿈에서 깼다. 

일어나자마자 이런 수치스러운 일을 꿈에서 경험하고 당황스러운 마음에 심장이 벌렁벌렁 거렸다. 그런데 문득 드는 생각 '오, 이거 대박꿈 아니야?' 


똥꿈은 보통 길몽이라고 불린다. 인터넷에 '똥꿈'이라고 검색하면 상황별 꿈해몽 정리가 굉장히 많이 나온다. 똥꿈 해몽 100가지 정리, 똥꿈에 대한 모든 것 등 정말 많은 글들이 뜨는데 정말 사람들이 꿈 해몽에 관심이 많구나를 알게 된다. 한국에서 살 때 매주 금요일마다 로또 판매점에 긴 줄이 늘어져있는 광경을 자주 목격했다. 토요일에 로또 당첨번호가 발표되기 때문에 혹시 모를 '인생 한방'을 위해 줄을 서서 복권을 구매하는 것이다. 꿈이 좋을 때 간헐적으로 사는 사람이 있는 가 하면 정기적으로 구매를 하는 사람도 있다. 어떤 사람은 본인 나름의 공식을 만들어 숫자를 도출해서 그 숫자로 구매를 하는 사람도 있다. 누군가는 재미로, 누군가는 진심으로 당첨을 위해 구매하는 로또 복권을 나도 캐나다에서 한 번 사보았다. 


캐나다 대표적인 복권은 Lotto Max와 649가 있는데 나는 처음 사보는 거라 우리나라 로또와 가장 비슷한 로또 맥스를 한 장 구입해보았다. 우리나라 로또는 한 줄에 숫자가 6개인 반면에 캐나다 로또 맥스는 숫자가 7개다. 우리나라 로또에는 없는 Extra라는 것도 있는데 추가로 $1 비용을 내면 로또 맥스를 위한 번호 외에 영수증 하단에 Extra라는 섹션에 랜덤 7개 숫자가 있다. 약간 보너스 게임과 같은 개념인 것 같다. 퀘벡주는 Quebec Lotto라고 해서 로또 맥스와 같은 포맷으로 판매하는 게 있다. 나는 일반 Lotto Max와 Quebec Lotto가 합쳐져 있는 Formule Groupe이라는 걸 사보았다. 비용은 로또 맥스 $5 + 엑스트라 $1 + 퀘벡 로또 $2로 총 $8을 지불했다.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에 번호 발표가 있다고 한다. 당첨될 확률이 굉장히 낮지만 복권을 구매하니 됐으면 좋겠다는 기대감이 스멀스멀 생기기 시작한다. 만약에 당첨되면 무엇부터 할까? 행복한 고민도 해본다. 복권에 당첨돼서 잘 된 사람이 거의 없다고 하지만 인생에 한 번쯤 이런 일확천금의 기회가 나에게 일어났으면 좋겠다는 상상을 해보지 않는가. 오늘이 나에게 그런 날이다. 당첨이 되지 않아도 8천 원으로 남은 며칠을 기대감으로 살아갈 수 있으니 어쩌면 8천 원의 행복이 아닐까 생각된다. 물론 이번이 나의 처음이자 마지막 캐나다에서의 로또 구매가 될 것 같지만 말이다.


화요일에 숫자가 발표되면 결과는 다음날인 수요일에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수요일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당첨번호를 확인했다. 결과는? 


$4.29 + 2 free games 


1등 당첨의 꿈은 무너졌지만 새로운 복권으로 교환할 수는 있게 되었다. 완전 꽝이 아닌 게  어디인가 싶다가도 더 높은 당첨금이 되지 않은 것에 대한 아쉬움이 남아있다. 한 번 더 주어진 기회, 다음 당첨일을 기다리며 하루를 마무리해 본다. 


어차피 되지 않을 것 같지만

기대해보는 건 돈 드는 게 아니니까 

다음 회차를 기다려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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