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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mi Kang Jan 02. 2021

#3 그래 일단 떠나자. 어디로? 제주로!

생각이 복잡할 땐 생각의 꼬리를 자르고, 일단 Acting! 


자, 이제 무슨 일을 해 볼까.

퇴사를 하고 여기저기 감사인사를 전하느라 첫 몇 주는 정신이 없었다. 그동안 못 봤는데 오랜만에 얼굴이나 보자며 회사를 다닐 때보다 더 많은 술자리를 다니고, 이런저런 제안들(감사하게도 이직 제안이나 사업 제안을 많이 받았다.)을 한 번씩 고민해보느라 한 달이라는 시간이 훌쩍 지나 버렸다.


그 기간 동안 '혹'해서 관심을 가졌던 비즈니스 군은 취향 기반의 '커뮤니티 하우스' 비즈니스, '온라인 이벤트/페스티벌 플랫폼' 비즈니스, '지역 특산물 유통' 비즈니스, '면역력 관련 제품 수출' 비즈니스, 환경을 지키기 위한 '제로 웨이스트 플랫폼' 비즈니스  등이 있었다. 나는 나의 호기심과 촉이 이끄는 대로 다양한 군의 일들을 빠르고 깊이 있게 검토했다. 마치 틴더처럼.(빠르게 휘리릭 넘기는 거 같지만 사실 우린 모든 중요 포인트를 체크하 듯ㅋ) 



익숙한 곳에서 벗어나자.

첫 몇 주는 직관을 따라 재밌어 보이는 일과 그렇지 않은 일을 좁혀 나가는 과정이 나에겐 '무엇이든 다 할 수 있어~' 같은 기분을 주는, 오랜만에 느껴보는 활력으로 다가왔다. 그래서인지 퇴사까지 했으면서 회사원처럼 너무 몰입해, 금세 팀장 시절 회사에서 업무를 처리하 듯 결과를 미리 예측하고 목표를 정하며 '이럴 거면 안 하는 게 낫지.', '일단 시작하면 이 정도 스케일은 가 줘야지.' 모드가 되어 있었다. 정신을 차렸을 땐 아예 구글 캘린더에 스케쥴링까지 적어가며 미팅을 하러 돌아다니고, 투자를 받을 수 있을 만한 방법들을 고민하며 머리를 싸매고까지 있더라. 


내가 나의 '살아온 가닥'을 억누르지 못하고, 그냥 소소해도 내가 즐겁고 의미 있는 일을 하면 그만인 것을, 다시 또 자꾸만 더 크게, 더 그럴싸하게 갖춰진 일을 시작하려고 애쓰고 있는 게 아닌가. 나를 만나는 사람들도 나에게 그런 기대를 내 비쳤고, 나 역시 자꾸만 내 이력과 사회적 기대, 거기에 함께 따라오는 시선들을 의식하고 있었다. 그런 삶이 싫어서 퇴사까지 했으면서...! 이대로는 안 되겠다. 환경을 바꾸자. 아무도 없는 곳으로. 익숙하지 않은 곳으로. 일단 떠나자!


[마지막으로 함께 일 했던 우리팀 팀원들을 만나고, 캐리어 하나 들고 공항으로 출발!]



인스타그램 @dami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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