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이 책은 맛이 없어요.

1년에 1377권의 책을 읽은 어느 초등학생의 비밀 3

by 룰루메이




책을 읽는다는 것은 자신의 미래를 만드다는 것이다 - 랠프 월도 에머슨




장난감은 싫었다. 정확히 말하면 정신없고 자극적인 장난감들이 집안에 들어와 우리 집 거실을 점령하는 게 싫었다. 원하는 딸을 낳았고 그래서 내 취향이 아닌 공룡들을 마주하지 않아도 되어 다행이었지만, 그래도 핑크핑크하고 눈이 아픈 공주님 장난감들을 이길 수는 없었다. 그래서 책육아를 더욱더 본격적으로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것이 내가 책육아에 열을 올리는 다른 엄마들과는 다른 동기였다.






아이가 유치원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책육아를 위한 관련서적을 찾아 읽기 시작했다. 마트에 가면 자꾸 시크릿쥬쥬랑 이야기하고, 집에서는 드레스를 입기 시작하는 아이에게 책을 읽히기 위해서는 나에게도 나름의 전략이 필요했다.





내 아이를 위한 나만의 전략은 완전히 먹혀들었다. 아이는 책이 보여주는 세상에 빠져들었고, 그 여행에는 당연히 엄마도 함께였다. 점점 읽어 달라는 책이 많아졌다. 엄마는 목이 아팠고 피곤했다. 아빠는 한글을 모르기 때문에​​​ 오롯이 엄마가 읽어주어야 했다. 그래도 꾸준히 읽어주었고 나중에는 좋아하는 책의 내용을 외워서 나에게 읽어주었다. 처음에는 한글을 혼자 터득한 줄 알고 어찌나 놀랬던지.. 집안에 그런 유전자가 없는데 내가 천재를 낳았구나.. 싶었다.






독서량이 늘어나면서 독서편식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벌써부터 너무나 문과인 듯한 아이는 과학, 수학책은 일단 패스하였다. 사실 엄마들은 지식책 보는 것을 가장 좋아하지 않는가. 나 역시 그런 뻔한 엄마였다. 하지만 한글을 떼고 이제 막 혼자 책 읽기에 재미를 붙였는데 무리하게 들이밀면 부작용이 날게 불 보듯 뻔했다.






책으로 인생을 배운 엄마답게 또 책을 뒤졌다. 책 속의 나의 전문가들은 말했다. 엄마와 살을 맞대고 함께 하는 시간이 너무 행복하니 그 시간에 읽는 책은 무슨 내용이든 상관없이 다 재미있어할 것이라고. 그래!! 이거다!! 맛없어하는 책은 내가 맛있게 읽어주면 되는거다!! 그래도 그중에 재밌다고 소문난 과학책을 고르고 골라 몇 권 빌려왔다. 늦둥이 동생의 낮잠시간을 이용해 아이의 침대에 함께 누워 읽어주었다. 혼신의 힘을 다해. “엄마, 재밌어. 또 읽어줘” 성공이다. 과학책이라고 하니 일곲살 아이가 놀랜다. 역시 책은 나의 삶의 길잡이. 이렇게 하루에 과학책 한 권, 수학동화 한 권을 읽어주었다. 나 어릴 적엔, 라떼는 말이지. 과학책은 백과사전 같은 지식만 가득한 책, 수학책은 [수학의 정석] 같은 문제집 뿐이었는데. 어쩜 이렇게 좋은 책이 많은 걸까. 요즘 시대 아이들은 정말 복 받았다. 라떼는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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