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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샘 Sep 29. 2017

계절이 바뀌는 속도

9월, 서울숲

9월 들어서 길에는 벌써 다 익은 은행이 떨어져 이상한 냄새를 내뿜고 있다. 주면 나무를 보면 단 한 장의 잎만 단풍이 들어 있거나, 어떤 가지는 벌써 늦가을이 온 것처럼 잎들이 떨어져 가는 광경이 보인다. 낮에는 여전히 더웠던지라 최근에서야 에어컨을 껐는데, 한낮의 더위와는 상관없이 시간이 흘러가는 속도만큼 풍경도 계속 변하고 있었다.


이날은 조금 가기 쉬운 곳으로 향했다. 







주차장 쪽 입구 근처에는 셀카를 찍어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에 올리기 좋도록 코스모스 꽃밭이 만들어져 있었다. 올림픽공원엔 노란 품종 위주로 있던데, 여기는 분홍/흰색 위주로 심겨 있었다.



 


빨간 열매와 다시 빛깔이 옅어지는 나뭇잎들, 그리고 가을에 볼 법한 흔한 풀과 꽃들의 모습이 보였다.



 



먼지가 많았던 날인데, 빛이 구름을 뚫고 들어와서 흐리게 퍼지는 느낌을 줬다. 





분명 얼마 전까지 진했던 초록들이 점차 옅어지고 있었다. 가을이 오긴 왔나 보다. 





날이 흐려지고 늦기 전에, 노랗고 붉게 내리쬐는 빛을 담으러 돌아다녔다. 








예전에 텃밭 형태의 정원이 최근에 꿀벌정원으로 리뉴얼되었다. 서울숲에서 못 보던 호박벌이 보이고 유독 주변에 벌이 많은 것 같아서 뭔가 했더니 이 정원 한편에 벌집이 있었다. 무섭다.

그리고 내가 촬영을 시작하기 전에도 주차장 대기열이 엄청 길었는데, 사진을 다 찍고 나와도 별로 변한 게 없더라. 주말엔 일찍 오지 않는 이상 차를 가져오기엔 조금 힘들어 보였다. 



사진을 찍는 동안 노을빛이 저녁 빛으로 바뀌던 것처럼 초록이 가을빛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아직도 선풍기를 박스에 집어넣지 못할 정도로 느리지만, 다르게 보면 어제 반팔을 입다가 오늘 아침 옷장에서 가디건을 찾을 만큼 빠르게 계절이 바뀌고 있었다. 







w_ A7R2, Loxia 2/50 




LumaFonto Fotografio

빛나는 샘, 빛샘의 정원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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