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초록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빛샘 Oct 30. 2017

하절기의 끝

10월, 국립백두대간수목원

보통 공원같이 개방된 곳이 아닌 수목원이나 정원들은 11월부터 다음 해 3월까지 동절기 영업시간을 적용한다. 해가 빨리 지는 만큼 빨리 문을 닫는데, 여름날을 생각하고 늦장을 부리다가는 거의 문을 닫을 시간에 도착해서 사진을 급하게 찍고 나와야 한다. 


하절기 일정이 끝나기 전에, 멀리 갈 수 있는 곳을 알아보다가 봉화에 있는 국립백두대간수목원으로 향했다. 








이곳은 제이드가든처럼 입구부터 끝까지 폭이 좁고 거리가 먼 곳이다. 입구 근처에는 버스가 다니는데, 맨 끝까지 바로 올라가서 내려오면서 찍으려다 일단 처음 왔으니 천천히 올라가 보기로 했다.


아직 덜 핀 꼿들이 가을 풍경 곳곳에 피어있었다. 





주변 산들은 물들 수 있는 모든 나무들에 단풍빛이 물들었다. 숲 입구에는 이제 곧 시들어버릴 잎들이 바람에 소리를 내고 있었고, 바닥에는 풀들이 서서히 초록빛을 잃고 말라가는 것이 보였다. 남쪽이지만 높은 곳에 있어서인지 계절이 좀 더 빨리 변하는 것 같았다. 





수목원 오른편과 안쪽에 작은 강이 흐르는데, 강가를 따라 억새들이 뭉쳐있었다. 아래에는 억새가 깔리고 위에는 단풍이 물드는 풍경을 보니 이제 가을도 절정임을 느낀다. 





그렇게 가을이 물들고 마르고 떨어진다. 





수목원 개방시간 종료 안내 방송을 들으며 노을빛 길을 따라 내려왔다. 







이곳은 아직 정식 개장하기 전인 것 같았다. 시설은 지어진 지 얼마 안 됐는데, 주차요금 정산기와 개찰구가 있는 걸 보니 정식 개장을 하면 입장료와 주차비를 받을 것 같았다. 입구 근처에는 계절도 계절이지만 정원이 잘 꾸며지진 않은 상태였다. 국립수목원과 비슷하게 휑한 공간은 휑하고, 숲이 빽빽한 구역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었다. 

가는 길이 산길이라 급커브를 따라 계속해서 올라가야 한다. 물론 돌아올 땐 반대로 돌아오는데, 밤에는 상당히 위험할 것 같더라. 


이제 가을도 한가운데를 지났다. 아직은 그나마 초록빛이 꽤 남아있고, 시내에 단풍이 슬슬 들고 있는데, 갑자기 기온이 내려가면서 슬슬 겨울에 챙기고 입을 것들이 점점 밖으로 더 많이 나오기 시작한다. 사진을 저장하고 나서 남은 저장공간이 얼마 없는 것을 보니 올해도 슬슬 끝이 다가오나 보다.





w_ A7R2, SEL100F28GM 




LumaFonto Fotografio

빛나는 샘, 빛샘의 정원사진



_


매거진의 이전글 계절이 바뀌는 속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