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한밭수목원
저번 겨울은 작년보다 춥고 길었던 것 같다. 날씨가 너무 추웠던지 벚꽃축제 날짜들도 작년보다 일주일 가량 미뤄진 것 같았다. 어느덧 시간이 흘러 3월이 거의 지나갔을 때, 빨리 피는 꽃들을 찾아 아래로 내려갔다.
이른 봄부터 피는 꽃들이 나무를 뒤덮고 있었다. 아직 잎이 많이 보일 때는 아니지만, 빠른 나무들은 벌써 초록빛을 내뿜는 것이 보인다.
그렇게 올해도 봄이 높은 곳에서부터 찾아왔다.
서울보다 조금 아래일 뿐인데, 대전은 벚꽃이 한창이다.
이곳에는 꽤 많은 목련나무들이 있다. 아직 어린 나무부터 고생물 복원도에서나 볼 법한 커다란 나무들이 다양한 색과 형태의 꽃들을 피워내고 있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나무를 둘러싸고, 나무를 배경으로 각자의 추억을 남기고 있었다. 나 역시도 사람들 사이에서 나만의 기억들을 담아간다.
고개를 들어 화려하게 피어난 봄꽃들을 보다 문득 아래를 내려다보면, 땅속에서 올라온 것들과 이제 갓 잎을 틔운 나무들이 넘어가는 햇빛을 받아 은은하게 빛나고 있다.
날씨가 따뜻해지고 꽃과 초록이 늘어나는 만큼, 교외로 나갈 때 도로가 막히고 주차장에 차를 댈 곳이 없어서 계속 주변을 맴돌아야 하는 만큼 봄이 다가왔음을 실감한다. 원래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갈 때의 풍경이 꽤 빨리 변하는 것 같은데, 올 겨울이 춥고 꽃샘추위가 제법 강하게 찾아오다 보니 더욱 극적으로 변화하는 것 같다.
3월 마지막주 상황을 보니, 대전이 4월 첫째 주 정도에 만개할 것 같고, 서울 쪽은 아마 둘째 주 정도면 벚꽃이 만개할 것으로 보인다.
Sony A7R2
Sony FE 100mm F2.8 STF GM OSS (SEL100F28GM)
LumaFonto Fotografio
빛나는 샘, 빛샘의 정원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