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율봄식물원
2018년 여름을 겪고 난 뒤로, 여름에 사진을 찍으러 나가는 것이 점점 힘들어지는 게 느껴진다. 2020년 이후에는 코로나로 인해 촬영 자체가 뜸하고 여름엔 에어컨의 냉기가 미치는 곳에 주로 머물던 것도 한몫하는 것 같지만, 점점 새로 맞는 여름이 그해 이전의 여름보다 뜨거워지는 것 같은 느낌이다.
이게 장마가 맞는지 의심되던 비 오던 날들 사이에 맑게 개인 날이 찾아와, 더 더워져 나가기도 힘들어질 타이밍이 오기 전에 여름 풍경을 담으려고 폭염주의보 속에서 나갔다.
입구 근처 정원에 몽글몽글 피어난 수국을 둘러놓은 것을 보니 여름이 맞다 싶었다.
선명한 햇빛이 정원을 환하게 비추고 있었고, 적당한 구름은 강한 햇빛에도 불구하고 고개를 들어 위쪽을 보게 만들었다. 넓지 않은 정원 외곽을 높은 나무들이 감싸고, 그 바깥쪽에는 산들이 둘러싸고 있어서 제법 괜찮은 여름 풍경을 만들고 있었다.
사람을 그늘로 쫓아내는 햇빛과 사람을 산 채로 익히려 드는 열기 속에서 미니선풍기에서 나오는 뜨거운 바람을 맞으며 고개를 들어보면, 초록빛과 푸른빛이 어우러져 정원을 찾는 사람들 눈에 여름 풍경이란 것을 선명히 새겨 넣는 것 같았다.
이름처럼 봄에 오면 철쭉으로 뒤덮인 언덕을 볼 수 있었겠지만, 이렇게 초록으로 뒤덮인 여름 풍경을 보는 것도 괜찮은 것 같았다.
전체적으로 식물원의 모습보다는 부가적인 주말농장체험? 의 느낌이 더 강했다. 정원을 보는 것을 부가적인 목적으로, 가족과 체험하는 것을 메인 목적으로 잡고 간다면 나름 괜찮은 경험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내비 목적지를 잘못 찍었는지 도착을 후문으로 했는데, 식물원을 먼저 보려면 정문으로, 농장체험을 먼저 하려면 후문으로 내리는 것이 나아 보인다.
Sony A7R2
Sony FE 40mm F2.5 G (SEL40F25G)
LumaFonto Fotografio
빛나는 샘, 빛샘의 정원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