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신구대식물원
계절은 규칙적으로 지나가고, 다시 올해의 봄이 찾아왔다.
몇 년 동안 코로나로 흘려보낸 봄들을 이제부터는 다시 바라보기로 했고, 쉽게 볼 수 있을 곳을 찾았다.
입구 근처 정원에는 작은 봄꽃들이 흩어져있었다. 곧 자라날 튤립을 위해 할당된 구역도 있었고, 따뜻해진 날씨 아래에서 낮고 작은 꽃들이 사람들에게 봄이 왔음을 알리고 있었다. 향이 강한 꽃들이 많았는지 꽃향기가 마스크를 뚫고 들어오고 있었다.
나무를 뒤덮는 꽃들은 나무 위에서부터 아래로 내려오고 있었다. 벚꽃인 척하는 살구나무나 낮게 자란 개나리 등이 정원에서 겨울색을 조금씩 지워내고 있었다.
초봄에는 꼭 목련을 찾아서 담으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대부분은 쉽게 찾을 수 있지만 개화시기를 놓치면 깔끔하게 담기가 어렵기도 하고, 이걸 봐야 비로소 봄이 오는 것이 실감이 나는 느낌이다. 어쩌면 11년 전에 담았던 목련사진을 능가하는 뭔가를 다시 담고 싶다는 마음 일까도 싶었다. 벌써 그 사진을 찍은 지 11년이나 되었다. 몇 년 동안 꾸준히 정원사진을 찍으며 그때와는 감성이 다소 변했다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 아직은 취미의 영역에서도 향상심이 남아있구나 싶은 느낌도 든다.
낮기온이 꽤 올라갔던 날이 있었음에도 잎이 보이기엔 아직 이르지 않았나 싶었는데, 멀리 보이는 풍경들에서 갈색이 조금씩 밀려나고 초록이 보이기 시작하고 있었다.
처음으로 꽃이 피는 시기는 긴 겨울을 오래 참아왔어서 그런지 사람이 붐빌 시간이 아니다 생각했음에도 꽤 많은 사람과 차들로 복잡도가 높은 모습이었다.
Sony A7R2
Sony FE 100mm F2.8 STF GM OSS (SEL100F28GM)
LumaFonto Fotografio
빛나는 샘, 빛샘의 정원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