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 보다 숲 느낌이 더 나는 곳, A7R2 + sel2470z와 함께
제이드가든도 갈 때마다 각오하고 가는 교외의 정원/수목원 중 하나다. 아침고요수목원, 한택식물원, 국립수목원과 함께 국내에서는 규모가 제법 큰 편이다.
굴봉산역 근처에 있는데, 경춘선을 타고 아침고요수목원보다 더 들어가야 하고, 내려서도 배차 1시간짜리 셔틀버스를 타고 움직여야 한다. 버스는 있는지 없는지도 모를 수준이고, 주변에 아무것도 없다. 문 닫는 시간은 일몰 전까지 라지만, 마지막 셔틀버스가 5시께에 있기 때문에 대중교통으로 왔다면 사실상 겨울 아니면 매직아워 전에 나와야 한다.
최근 마크로렌즈를 시작으로, 내 장비를 맞추는 데 생각했던 금기들을 깨보려 하고 있다. 지난번에 35mm 하나만 챙겨 왔을 때, 화각이 더 넓었으면 하는 느낌이 있었다. 이 날은 아예 24mm로 주로 담기 위해 2470을 꺼내 들고 왔다.
입구 주변에는 나름 유럽식이라는 정원이 있다. 평평한 잔디밭과 침엽수, 터널과 좁고 낮은 담이 쳐진 길로 꾸며져 있다. 온실구역은 전부 입구 쪽에 몰려 있다. 입구에는 장미꽃이 많이 필 것 같았는데, 아쉽게도 거의 봄에 피는 종들만 있는 모양이다.
실제로 넓긴 한데, 넓다는 느낌보다는 멀다는 느낌이 더 드는 곳이다. 한쪽 끝에서 반대 쪽 끝까지 가는 시간이 꽤 걸린다. 1시간 정도?
한 1/3에서 절반 정도 지점에 분수대와 주변에 완만한 경사를 가진 정원이 있다. 끝으로 갈수록 경사가 점점 가팔라지고, 주관람로를 벗어나면 마치 등산하는 느낌도 든다.
이 날은 날이 맑다가 구름이 많이 꼈다. 가뜩이나 높은 데 날씨도 맑다 보니 사진들이 죄다 타들어갔다. 조금 풍경 느낌으로 잡을 겸, 광각 연습 좀 하겠다고 24mm 위주로 썼는데 하나의 주제를 잡을 때보다 더 밝은 영역이 타들어가는 느낌이다. 주로 그늘이 지거나, 그늘 사이로 들어오는 빛이 비치는 것들 위주로 사진을 찍게 되었다.
샛길로 잘 돌면 마치 등산하는 느낌이 난다. 정원 주변을 숲이 둘러싸고 있는 식인데, 몇몇 길은 끄트머리에 쉼터가 있어서 잠시 앉아 있다 가기 괜찮은 것 같다.
유럽식 정원이 자랑이라고는 하지만, 막상 이 곳의 진짜 매력은 수직으로 곧게 뻗은 나무와 탁 트인 산지 느낌인 것 같다. 구도를 잡기에 따라서는 북미나 중/동유럽권 작가들의 사진 느낌이 어렴풋이 배어 나오는 것 같다.
기업이 관리하는 수목원인데 의외로 인공물 배치가 적고, 건물 크기도 작은 편이다. 강원도라(...) 주변이 다 산이고, 길 주변에는 유독 곧게 뻗고 키 큰 침엽수들이 심어져 있다. 길 중간중간에 나무가 있긴 하지만, 다른 수목원들과는 달리 정원 구역 내 시야를 가리는 나무가 적어서 뭔가 약간은 더 시원하게 담을 수 있지 않나 싶더라. '대체 저런 걸 어떻게 따라하냐'며 넘겨짚던 이미지들의 느낌을 여기서 보게 될 줄이야.
아쉽게도 9월 하순에 가서 본격적인 단풍은 보지 못했다. 10월 중순 정도에 온다면 멋진 단풍이 수목원 주변을 둘러싸고 있을 것 같다.
이름도 '가든'이고 유럽식 정원이 자랑거리라지만, 정작 이 곳은 정원보다는 숲 느낌이 더 보기 좋은 것 같다. 내가 찾은 시기가 주로 여름/가을이라 그런 것 같다. 이 곳에 주로 심겨진 꽃들은 보아하니 봄~초여름 정도에 피는 것 같았다.
5월에 온다면 입구에 장미꽃이 꽤 많이 피어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