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초록

저물어가는 국립수목원

A7R2 + sel90m28g와 sigma180mm macro와 함께

by 빛샘

사진을 찍으러 수목원이나 식물원 등을 가다 보면, 항상 봄과 가을은 시끌벅적하다. 봄은 꽃이 피어서 시끌벅적하고, 가을은 단풍이 들어서 시끌벅적하다. 두 계절 모두 사람도 벌레도 풀과 나무도 화려하고 때로는 요란스럽기도 하다.


가을에도 꽃은 많이 피지만, 단풍과는 때가 많이 겹치지 않는 느낌이다. 정원의 꽃들이 모두 시들고 일찍 겨울모드로 들어가는 동안, 나무들은 겨울이 되기 전 마지막으로 불태우는 느낌이다.


단풍이 슬슬 들기 시작하면서, 단풍이 들 만한 곳들은 모두 사람이 많다. 창덕궁은 애초에 포기했고, 마크로 연습 좀 해보겠다고 국립수목원을 예약했다. 물론 단풍시즌이라 주말이고 금요일이고 모두 예약이 풀이었지만, 당일 아침에 간혹 취소하는 사람이 있다 보니 겨우 예약을 해서 갈 수 있었다.


렌즈는 예비용으로 35mm를 챙겨가긴 했지만, 촬영은 모두 마크로렌즈로만 했다.






2주 동안 여길 찾았다. 첫 주에는 날씨가 매우 변덕스러웠다. 아침에는 비가 오더니, 막 찾아갔던 순간은 맑고, 갑자기 흐려지더니 나갈 때는 비가 왔다. 긴팔 걸치고 갔음에도 불구하고 날이 너무나도 추웠다.


이날은 90mm만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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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곳 단풍은 10월 중순이 제철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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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오다 말다 했는지, 햇빛이 드는 때에도 잎에는 물방울이 맺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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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온실은 1시간 단위로 입장이 가능한데, 마침 돌아다니다가 시간이 맞아서 들어갈 수 있었다. 칼같이 4시에 대기하고 있지 않더라도 입장은 가능하다. 해설사분이 이름도 알려주심.


난대온실과 화목원은 아직도 개편이 안 끝났는지 계속 출입이 통제되고 있었다. (구)화목원 자리는 식물의 진화과정을 보여주는 컨셉으로 개편될 예정이라는데, 아직도 안 열린 걸 보면 내년이나 돼야 열릴 것 같았다.



가을 국립수목원의 흔한 꽃 1. 쑥부쟁이였던 것 같다.
가을 국립수목원의 흔한 꽃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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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 가는구나



위에서도 말했지만, 이 시점에서 가을 꽃은 별로 없다. 가을 꽃은 어째 다 9월에 피고 져버린 것 같다. 데이지와 매우 헷갈리지만 사람들이 쑥부쟁이라고 알려진 꽃들이 길가에 수놓아져 있었다. 풍경을 담고 싶었지만 렌즈를 바꾸기 좀 힘들어서 포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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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리나 비비추들은 어느덧 시들어가고 있었다. 간혹 때를 잘못 재서 아직도 한창인 것들이 있었고, 시들어가는 것들과 어우러진 정원의 모습에서 묘한 느낌을 받았다.






두 번째 주에는 날이 꽤 맑았다. 저번 주에는 춥더니만, 이번 주는 너무 덥다 여름인 줄.

버스를 두 번이나 놓치고 우여곡절 끝에 4시간 만에 도착했더니, 관광버스 여러 대에서 단풍보다 더 화려한 빛깔의 등산복을 갖춰 입으신 아줌마들이 내렸다.


이날은 180mm만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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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가을은 이런 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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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이 선명하게 나뭇잎을 핥고 있었다



편차가 심해서, 어떤 것들은 벌써 잎이 다 떨어져 가고 있었다.



우리도 먹고 살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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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고 가을이고 국립수목원은 꽃 종류가 얼마 되지 않는 것 같지만, 꽤 많이 모여 있는 것이 장관이다.



이제 열매를 맺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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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문다


시간이 참 빠르다. 그만큼 정원 풍경도 우리 생각보다는 재빠르게 변한다. 저번주와 달리 땅에는 낙엽이 길을 뒤덮고 있었다. 온실 바깥은 이제 곧 저물고 침엽수 정도만이 남아 있을 것이다.



역시 망원은 있으면 쓰는 화각이다



11월부터는 이제 여기도 5시에 문을 닫는다. 겨울이라 사람도 뜸할 것이고.

정원 구역은 이제 황량해지겠지만, 숲 구역은 눈이 오면 꽤나 아름다울 것이다.






새 카메라를 사고, 본격적으로 마크로렌즈를 다루고 있다.

내 장비에 대한 금기를 약간씩 허물어보면서 90mm를 들였고, 최근에는 180mm를 들였다. 90mm는 평범하지만 빼어나고, 180mm는 적응만 한다면 분위기깡패겠지만 적응이 힘들다. 1/500초에서도 흔들려서 블러가 일어나거나 초점이 앞뒤로 왔다 갔다 하지만, 셔터를 누르다 보면 간혹 맞는 순간이 오더라.


열심히 적응해서 내 사진의 돌파구가 되어주길.






참고로 시그마 180mm 2.8은 a7r2에 la-ea3가 호환된다. 초점은 와이드/존/중앙, 플렉시블 스팟 정도가 작동하더라. 다만, 최소초점거리 근방에서 초점 검출이 정말 안 되는 느낌이다. 원거리에선 빨랐던 건 함정.


소니나 자이스렌즈가 아니라 그런지 DMF 모드가 안돼서, AF 도중에 MF키를 누르지 않는 이상 수동으로 초점을 조정하는 것이 불가능해서 좀 불편하다. 록시아나 FE렌즈들처럼 초점링을 돌린다고 자동으로 확대되진 않는다. 하지만 록시아를 좀 쓰다 보니 수동으로 대충 맞춰도 맞더라 올ㅋ


그리고 180mm를 써보니 FE 90mm가 AF 속도나 정확도가 꽤 괜찮았다는 느낌이 든다.




LumaFonto Fotografio

빛, 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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