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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종림 Nov 01. 2020

블루문의 비밀

슈퍼문, 미니문, 블루문, 블러드문

보름달은 다양한 별칭을 갖고 있습니다. ‘슈퍼문’은 얼마나 크길래 슈퍼문이라고 불리는 걸까요? 보름달의 또 다른 이름 ‘블루문’은 왠지 멋스럽지만, 파란색 달이 정말로 있을지 궁금합니다. 신비로운 ‘블러드문’이 뜨는 과학 원리도 알아두면 좋겠죠. 보름달의 다양한 모습을 알기 쉽게 정리했습니다.
 

크고 밝게 빛나는 슈퍼문
 
슈퍼문은 말 그대로 큰 보름달입니다. 일반적으로 그 해의 가장 크고 밝은 보름달을 말합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에서는 ‘그 해의 가장 작은 달에 비해 약 14% 크고 30% 밝은 달’을 슈퍼문이라고 부릅니다.
 
실제 달 크기는 지름 3476km로 일정하며, 이는 지구의 약 4분의 1(지구 지름 약 1만 2800km)에 해당합니다. 그런데도 왜 달의 크기가 커졌다 작아졌다 달라 보이는 걸까요?
 
달이 지구를 타원 궤도로 돌며 지구와 달 사이의 거리가 달라지기 때문에 달의 크기도 다르게 보입니다. 지구와 달 사이의 거리는 약 36만km에서 41만km까지 가까워지기도 하고 멀어지기도 합니다.


 2154년에 다가올 미니문
 
슈퍼문과 반대로 지구에 가장 멀리 떨어져 작게 보이는 보름달을 ‘미니문(mini moon)’ 혹은 ‘마이크로문’이라고 부릅니다. 미니문은 슈퍼문에 비해 그렇게 널리 알려지진 않았죠.
 
2014년 NASA는 미니문을 관측해 지구로부터 약 40만 6530km 떨어져 있으며, 지난 1000년 이래 가장 작은 크기인 것으로 발표했습니다. 이때 뜬 보름달보다 더 작은 미니문은 앞으로 2154년에 볼 수 있답니다.
 

출처 : 동아사이언스


블루문은 ‘파란색아니에요~
 
분위기 있는 재즈바가 떠오르는 ‘블루문(Blue moon)’이란 이름처럼 파랗게 빛나는 달이 정말 있는 걸까요? 1883년 인도네시아의 크라카토아(Krakatoa) 화산 폭발로 화산재와 먼지가 대기 중에 산란해 수일간 푸른 달이 관측된 적이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흔히 말하는 ‘블루문’은 한 달에 두 번째 뜨는 보름달을 말합니다. 서양에서 보름달이 불길한 상징이었기 때문에 우울한 의미로 ‘블루’가 이름 붙여졌습니다.
 
또 ‘blue’와 같은 발음인 옛 영어 단어 ‘belewe’에서 유래했다는 설도 있는데요. 두 번째 뜨는 보름달을 ‘배신자의 달(betrayer moon)’이라고도 부른답니다.
 
블루문이 뜨는 이유는 달의 공전 주기와 양력에서의 한 달 주기가 다르기 때문인데요. 달의 공전 주기는 29.53일로 2월을 제외한 한 달의 일수인 30, 31일보다 조금 짧습니다. 이 때문에 한 분기 동안 보름달이 한 달에 한 번씩 총 세 번 뜨지만, 간혹 같은 기간에 보름달이 네 번 뜨는 경우가 생기죠. 이때 추가로 뜨는 네 번째 보름달을 블루문이라고 부릅니다.


출처 : giphy.con


블루문은 2.7년마다 한 번, 19년 동안 7차례 나타납니다. 흥미로운 점은 블루문이 떠오르는 것이 음력에서 윤달을 챙기는 원리와도 같은데요. 윤달이란 태음력과 태양력의 오차를 보정하기 위해 두는 한 달을 말합니다. 19년에 7번은 윤달을 넣어 1년을 열세 달로 만드는 것이죠.
 
윤달의 의미 또한 서양의 블루문과 다른 듯 닮아있습니다. 윤달은 안 좋은 일을 해도 탈이 없다고 해서 묘를 이장하거나 수의를 만듭니다. 반면, 윤달에 결혼하면 부부금슬에 좋지 않다는 속설이 있어서 꺼리죠. 달의 공전주기에서 전통적인 속설이 비롯됐다니 새롭게 다가오네요.
 
블러드문은 불길한 징조일까?
 
소설이나 영화 속에서 불길한 징조로 쓰이는 핏빛 붉은 달 ‘블러드문(Blood moon)’. 특정 종교의 신자들은 블러드문을 세상이 멸망할 징조로 보고 지구 종말설까지 제기하곤 하는데요. 실제로 블러드문은 개기월식으로 인해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출처 : giphy.com


사극에서 월식이 나타나는 밤에는 자객이 나타나 누군가를 해치는 장면이 나오듯, 월식과 블러드문은 불길한 징조의 대표주자들이네요. 그런데 실제로는 블러드문은 구경할 일이 매우 드물고, 많은 사람들이 이 ‘아름다운’ 현상을 보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고 합니다.
 
월식은 보름달이 뜰 때만 일어나는데, 태양-지구-달이 순서대로 일직선상에 놓일 때 달이 지구 그림자 속에 들어가 햇빛을 받지 못해 달이 가려집니다. 그 과정에서 달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태양광 중 붉은색 계열이 지구 대기와 부딪쳐 산란을 일으켜 달에 붉은색 그림자가 드리워져 빨갛게 보이는 것이죠. 2033년에 슈퍼문과 블러드문의 두 현상이 겹쳐진다니 기대됩니다.


이종림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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