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ing in a bubb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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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원되기 두 주 전에, 배가 불러오는 아내에게 직장을 그만두고 아이들을 집에서 돌보는 것이 어떠냐고 조심스럽게 물은 적이 있었다. 물론 그녀의 대답은 '아니요'였지만, 그 시점에서 그녀가 나를 믿고 '예'라고 대답했다면, 나는 아마 더 큰 스트레스와 두려움에 빠졌을 것이라 생각한다. 만약 아내가 아이들 양육 때문에 직장을 그만두고 나왔더라면 직장에서 제공하는 의료보험을 잃게 되는 것이며 그 의미는 생 돈(현찰)으로 출산을 준비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미국의 의료비가 비싸기도 하지만, 특히 출산을 위한 산부인과 비용은 입원비(기본이 2박 3일이다) 포함하여 최소 2만 달러에서 5만 달러가(만약 제왕절계 수술을 한다면) 넘게 든다. 그래서 미국에서는 의료보험을 제공해 주는 정규직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런 상황에서 아내에게 어렵게 들어간 직장을 그만두라고 한 이유는 아이들의 보육 서비스(Day Care) 비용 때문이었다. 부부가 일하면서 아이들을 낮동안 맡겨야 하고, 이 비용은 시설에 따라 달라지지만 보통 한 달에 2000달러 정도 든다. 두 아이라면 4000달러, 형제/자매 할인이 있더라도 그리 크지 않다. 하루 종일 아이들을 맡기는 비용으로 월 3500~4000달러 비용이 지출된다는 것이 내게는 매우 비합리적으로 보였다. 아내의 월급 대부분이 그 비용으로 들어가면서, 아이들을 걱정하면서 일한다는 것은 그 당시 받아들이기가 어려웠다. 출근용 차량 기름값과 점심비용은 차치하고라도 아이들이 아프기라도 하면 보육시설에 보내지도 못하고 부모가 연차를 쓰고 집에서 애를 돌봐야 한다,
둘째 아이의 예정 출산일이 5월 말 주에 있었고, 나는 그전에 정규직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자신했다. (잘렸을 때 바로 프리랜서 일을 찾았던 나 아니었던가?) 프리랜서로 일하면서 이력서와 포트폴리오를 정리하자마자 본격적인 구직을 시작하고자 하였다. 피터가 제안한 AMEX Card 업무는 제안서 작성부터 새로운 앱 디자인과 주요 플로우를 설계하는 일이었다. 제안서 내용은 피터가 작성하고, 다른 디자이너들과 나는 그 내용을 콘텐츠화하는 작업을 수행하였다. 내 주요 업무는 AMEX Card 앱의 홈 화면과 결제 플로우를 디자인하는 것이었다. 이전 회사는 온/오프라인으로 미디어 제품을 판매하는 전자상거래 비즈니스였고, 나는 주로 음악 분야에서 디자인을 담당했다. 오랫동안 한 분야에서 정해진 업무만 하다가 High-profile 회사의 새로운 서비스 론칭에 참여할 수 있었던 것은 내게는 행운이었고 매우 흥미롭고 신선한 경험이었다.
2주 동안 이력서와 포트폴리오를 업데이트하고 눈여겨봐왔던 회사들의 채용 공고에 즉시 지원하기 시작했다. 또한 지인들을 통해 헤드헌터를 소개받고,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내가 시장에서 얼마나 매력적인 프로페셔널인지를 어필했다. 헤드헌터들의 반응은 매우 긍정적이었다.
내 경력과 포트폴리오라면 늦어도 2달 내에 정규직을 얻는 것은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