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의 파도 속에서

사춘기 지뢰밭

by 루미아


딸을 셋 키우다 보니
이제는 안다.

여자아이들에겐 친구가 전부라는 걸.

친구랑 싸웠다는 이유 하나로
학교를 가기 싫어하고,
밥도 안 먹고,
자기 존재까지 흔들린다고 느낀다.

그럴 땐
무슨 말을 꺼내야 할지 모르겠다.
괜찮다고 말해도,
그건 모른다는 말 같고.
네 잘못 아니라고 말해도,
그건 편들지 말라는 눈빛으로 돌아온다.

큰애가 괜찮아지면,
둘째가 무너지고.
둘째가 조금 지나면,
막내가 울면서 가슴으로 파고든다.

이걸 세 번이나 겪었는데도,
세 번 다 여전히 모르겠다.
어떻게 위로해야 할지,
어떻게 안아줘야 할지.

가끔 생각한다.
나도 그랬었나?
친구 한마디에 세상이 무너지던 시절이 있었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나는 그런 감정에 사로잡힌 적이 있었던가?
아니면,
기억할 겨를조차 없이 그냥 어른이 되었던 걸까.

해결책을 조심스레 얘기하면,
“엄마, 누가 해결해 달래?”
라고 되묻고.

“어쩌니… 우리 딸 힘들어서…”
하고 안쓰러워하면,
“왜 엄마는 아무 도움도 안 줘?”
라고 서운해한다.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아직도 정말 모르겠다.


혹시나 우리 딸들이 또 딸들을 낳아서,

9명을 만나게 되면

그때는 알게 될까?





감정은 익숙해지지 않는다.
딸 셋의 마음을 안아주는 일은,
늘 처음처럼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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