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겨저도 꽃이다.31화

진짜 하고 싶은 말

by 루미아

아이 셋을 키우며
살아온 시간이 어느새 20년 가까이 되었다.
그 시간 동안 나는 ‘엄마’라는 이름으로 살았고,
그만큼 많은 것을 내려놓아야 했다.

내 시간도,
내 취향도,
내 감정조차도
늘 ‘가족’이라는 이름 앞에서 우선순위가 밀렸다.

하지만 나는
그 속에서도 나를 잃지 않으려 노력했다.


엄마이면서도
그저 한 사람으로서의 나를
붙들고 싶었다.

내 아이들의 꿈을 응원하기 위해 애쓰는 내 모습에서
어린 시절,

나의 꿈을 위해 못내 많은 것을 포기하셨던

내 부모의 모습이 보였기 때문이다.



아이를 품고 꿈꾸던 마음이
어릴 적 나를 바라보던 부모의 마음과 같았을 거라는 생각.
그 생각 하나가
내 일상을 조금 더 따뜻하게 만들었다.

부모가 되어보니,
비로소 부모의 마음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래서 더더욱
나는 나 자신을 잊지 않고 싶었다.
아이들을 온전히 사랑하기 위해서라도
나로서의 나를 지켜내는 게 중요했다.

지금 내 아이들은
각자의 세계를 가진 사람들로 자라고 있다.


첫째는 감성 깊은 예술가의 길을,
둘째는 냉정한 현실감으로 살아가고,
막내는 그 사이를 자유롭게 넘나 든다.

아이들을 지켜보며
나는 다시 나를 돌아본다.
지금 나는 누구인지,
어떤 삶을 원하는지
스스로에게 자주 묻는다.

그래서 다시 공부했고,
용기 내어 글을 쓰고 있고,
다시 내 안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예전엔 늦었다고 생각했던 것들도
지금은 오히려 가장 알맞은 시기에
나를 찾아온 것만 같다.

무엇이 소중하고
무엇은 놓아도 되는지를
이제는 분명히 알 수 있다.

그래서 지금,
나는 나로 살아보려 한다.


엄마이기 전에,
누군가의 아내나 직원이기 전에,
그저 한 사람으로서
내 삶을 다시 설계해보고 싶다.

아이들에게 웃는 엄마의 모습을 자주 보여주고 싶다.
그 모습이 언젠가
아이들이 자신을 사랑하는 연습이 되는
첫걸음이 될지도 모르니까.




부모의 마음은
부모가 되어보지 않고서는
닿을 수 없는 깊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