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화.육아 커뮤니티에 들어간 남편

그는 그곳에서 이방인이였다

by 루미아


아이의 입학을 앞두고,

강재는 맘카페에 가입했다.
교문 앞에서 누가 데리러 오는지, 학원은 어디가 괜찮은지,
1학년 생일파티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야 할 것들이 많았다.

그는 조심스럽게 글을 읽었고,
댓글을 달기도 했다.
하지만 돌아오는 건 늘 짧은 말, 혹은 공백이었다.
누구도 대놓고 배척하지 않았지만,
그는 그곳에서 늘 ‘누구도 아닌 사람’이었다.

강재는 쿠키를 구웠다.
아이 생일에 나눠줄 귀여운 봉투도 만들었다.
하지만 그가 만든 것들은 예쁘다는 말보다는
“아빠가 직접요?”라는 놀람과 질문으로 돌아왔다.


존중도, 배려도 아니었다.
그저 불일치였다.


며칠 뒤, 강재는 생일파티 장소를 알아보려고 글을 읽었다.
추천 키즈카페, 음식주문, 답례품.
정해진 방식이 있었고,
강재는 조용히 저장만 했다.

어느 날, 서하가 물었다.
“요즘 맘카페 자주 봐?”
강재는 웃으며 말했다.
“그냥… 아이 커가니까. 놓치면 안 될 것 같아서.”
서하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 말이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은 탓이었다.

하지만,
그는 그곳에서도 여전히 이방인이었다.
아이를 키우는 것엔 이유가 없지만,
그가 거기 있어야 하는 이유를
세상은 늘 다시 묻는 듯했다.


그날 밤, 강재는 휴대폰을 끄고 창밖을 오래 바라봤다.
그가 원한 건 중심이 아니었다.
그저 주변에 머물 수 있는 자격 같은 것.

조용히 등을 돌리고 누운 서하에게
강재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나, 그냥… 우리 애 놓치고 싶지 않아서 그랬던 건데.”

서하가 몸을 조금 틀었다.
그 말 속에 담긴 상처를 알아차리는 데는
아주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강재야,”
서하는 천천히 말을 골랐다.
“우리 아이는… 우리가 어떻게 키우느냐가 중요한 거지,
남들이 뭐라고 하느냐는 결국 지나가는 거야.”

“나도 알아.
그런데, 그냥… 자꾸 내가 틀린 방향에 서 있는 건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어.”

서하가 다시 말했다.
“나도 매일 헷갈려.
애가 아프면 내가 잘못 키우는 것 같고,
애가 늦게 자면 내가 못한 엄마 같고.
근데, 그런 날들이 쌓여서 결국 엄마, 아빠가 되는 거잖아.”


어두운 방 안,
서로의 눈은 보이지 않았지만
조금은 편안해진 숨소리가
한참 후에야 고요히 방 안을 채웠다.


양육은 부부의 몫이다.
그들이 하루하루 결정하는 방식이 곧,
아이에게 가장 자연스러운 집이 되고,

그들이 만들어 가는 하루가

아이에게는 가장 자연스러운 세상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