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하루,다른 손길
저녁밥을 다 먹고 난 뒤였다.
고은이는 아이스크림을 찾았고,
강재는 망설이지 않고 냉동실을 열었다.
“지금 먹으면,
양치 다시 안 할 거잖아.”
서하가 말했다.
강재는 뚜껑을 열며 말했다.
“하루 한 번쯤은 괜찮지 않아?”
서하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물컵을 씻으며 조용히 헹굼 소리를 길게 냈다.
고은이가 넘어졌을 때,
서하는 먼저 상처를 확인했다.
강재는 아이를 먼저 안았다.
서하는 다음 날 입을 옷을 저녁에 준비했고,
강재는 아침에 그때그때 골랐다.
서하는 일정표를 벽에 붙였고,
강재는 아이 기분을 먼저 살폈다.
다르다는 건,
처음엔 의아함이었고
그다음엔 조율이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서로를 ‘고치려 하지 않는 일’이
존중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당신 방식이 틀렸다는 건 아니야.”
서하가 말했다.
“그냥… 나랑 달라서.”
강재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당신 방식도 틀리지 않아.”
고은이는
엄마 옆에서는 자세를 고쳐 앉고,
아빠 옆에서는 발을 까딱이며 웃는다.
서하는 그 장면을 멀리서 바라본다.
어느 쪽도 틀리지 않은 시간들.
서로 다른 두 사람이
하나의 아이를 중심으로
각자의 반원을 그려가는 중이었다.
하루를 잘 키운다는 건
방법보다 마음의 결이 더 중요하다는 걸
서하는 늦은 밤,
텅 빈 식탁 앞에서 조용히 되새겼다.
그 마음이 다르지 않다는 걸
하루 끝에 알게 되는 날,
그날은 괜찮은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