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화. 서로의 방식이 너무 다를 때

같은 하루,다른 손길

by 루미아

저녁밥을 다 먹고 난 뒤였다.

고은이는 아이스크림을 찾았고,

강재는 망설이지 않고 냉동실을 열었다.


“지금 먹으면,

양치 다시 안 할 거잖아.”

서하가 말했다.

강재는 뚜껑을 열며 말했다.

“하루 한 번쯤은 괜찮지 않아?”


서하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물컵을 씻으며 조용히 헹굼 소리를 길게 냈다.



고은이가 넘어졌을 때,

서하는 먼저 상처를 확인했다.

강재는 아이를 먼저 안았다.


서하는 다음 날 입을 옷을 저녁에 준비했고,

강재는 아침에 그때그때 골랐다.


서하는 일정표를 벽에 붙였고,

강재는 아이 기분을 먼저 살폈다.



다르다는 건,

처음엔 의아함이었고

그다음엔 조율이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서로를 ‘고치려 하지 않는 일’이

존중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당신 방식이 틀렸다는 건 아니야.”

서하가 말했다.

“그냥… 나랑 달라서.”

강재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당신 방식도 틀리지 않아.”



고은이는

엄마 옆에서는 자세를 고쳐 앉고,

아빠 옆에서는 발을 까딱이며 웃는다.

서하는 그 장면을 멀리서 바라본다.

어느 쪽도 틀리지 않은 시간들.

서로 다른 두 사람이

하나의 아이를 중심으로

각자의 반원을 그려가는 중이었다.



하루를 잘 키운다는 건

방법보다 마음의 결이 더 중요하다는 걸

서하는 늦은 밤,

텅 빈 식탁 앞에서 조용히 되새겼다.


그 마음이 다르지 않다는 걸

하루 끝에 알게 되는 날,

그날은 괜찮은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