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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루미책방

내향적인 사람의 성공을 돕는 4가지

조용히 세상을 움직이는 힘, 『콰이어트』

by 루미썬

한 달 전쯤 벼르던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을 다 읽었다. 재미는 없었지만 지금 읽어도 실전에 적용할 수 있는 내용이라 그 시대에 이런 내용을 발표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이렇게 비판 없이 당연하게 받아들인 내용이 '나'라는 사람 자체를 바라본 것이 아니라 '타인이 나를 어떻게 바라보는지'에 초점이 있음을 『콰이어트』(수전 케인, 알에이치코리아)를 읽으며 깨달았다. 인격이 아닌 성격에 집중하게 된 것!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호감이라고 말하는 모습은 말을 잘하고 사교성이 좋으며 적극적으로 보이는, 즉 외향적이라고 불리는 모습이다. 이와 반대 성향인 내향적인 모습은 극단적으로 보자면 비호감으로 느껴진다는 말인데 외향적인 사람만 존재하는 세상의 모습이 상상되는가? 두 성향 모두 조화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느낄 것이다. '내향적(내성적)'이라는 꼬리표에 작아질 이유가 없다. 외향적인 사람들보다 덜 주목받는 내향적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최적의 상태를 찾아 성장하는 방법을 소개할까 한다.



Photo by Kristina Flour on Unsplash






스위트 스폿 찾기


대학생 때 했던 성격 유형 검사 결과가 십수 년이 지나니 바뀌었다. 전체적으로 확 바뀐 것이 아니라 일부만 달라졌다. 이는 우리의 성격은 변하기도 하지만, 변하지 않는다는 걸 보여주는 결과이다. 그렇다면 변화가 가능한 영역에서는 성격을 바꾸려고 노력할 것이다.

우리는 성격을 개조할 수 있지만, 그것은 어느 정도까지다. 타고난 기질은, 우리가 어떻게 살았든 간에 우리에게 영향을 미친다. …
빌 게이츠가 아무리 사교기술을 갈고 닦는다고 해도 빌 클린턴이 될 수는 없고, 빌 클린턴이 혼자 컴퓨터를 아무리 많이 한다고 해도 빌 게이츠가 될 수는 없다.
p.186~187


하지만, 내향성과 외향성을 나누는 기준이 자극의 정도에 얼마나 민감한지를 살핀다면 성격을 극복하려고 하기보다는 내 성격에 잘 맞는 환경을 만들면 된다.

'스위트 스폿'은 최적으로 자극되는 지점이다. 자기도 모르는 새 이미 그 지점을 찾고 있을지 모른다. 자신이 해먹에 만족스레 누워서 멋진 소설을 읽는다고 상상해보라. 이것이 '스위트 스폿'이다. 하지만 30분 후에 같은 문장을 다섯 번 읽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이제 자극이 부족한 상태다.
p.197


실제로 일상에서 힘들거나 불편함을 느끼면 우리는 자연스레 개선하려고 한다. 모임을 좋아하는 외향적인 사람도 일주일 내내 참여하는 모임은 부담스러울 수 있고, 혼자가 좋은 내향적인 사람도 매일 혼자라면 외로울 수 있다. 시간을 넘어 어떤 것에 몰입하는 비중까지 최적의 환경을 직접 만들어 보자.




플로 찾기


플로는 미하이 칙센트미하이의 견해로 보상과는 무관하게 몰입이 가능한 상태를 말한다.

플로란 장거리 수영이든 작사든 스모든 섹스든 어떤 활동에 완전히 몰입해 있다고 느끼는 최적 상태다. 플로 상태에서는 지루하지도 불안하지도 않고, 자신의 능력을 의심하지도 않는다. 자기도 모르는 새 몇 시간이 지나간다.
p.265


직업으로 편집자를 생각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전공이라고 4년 동안 공부한 내용을 결국 살리지 못하고 포기하면서 나는 어떤 길을 가야 하는지 몇 년을 고민했다. 평소 책을 많이 읽지는 않았으나 꾸준히 읽었고, 책을 읽는 시간은 아무 조건 없이 투자하는 시간 중 하나였다. 원한다고 바로 되는 것도 아니고 이 길에 들어서기까지도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플로를 찾아 일로 연결한 결과이다.


요즘에는 내가 플로 상태에 있을 때를 관찰하니 글 쓸 때였다. 억지로 써야 하는 글도 자발적으로 쓰는 글도 모두 즐겁게 쓴다. 몰입하면 시간이 너무 빨리 가서 글 쓰는 시간을 줄이고 싶어 고민이다. 기록하는 건 좋아했지만 글을 많이 쓸 줄은 전혀 몰랐다. 그렇다고 지금 당장 작품을 만들어 내는 사람도 아니니 천천히, 하지만 꾸준히 하려 노력 중이다.




핵심프로젝트 찾기


자유특성이론

재작년에 대학생 때부터 꿈꾸던 회사에, 부서는 다르지만 꿈꾸던 직무로 입사했다. 건강이 안 좋았지만 꿈같은 시간이라 최선을 다했다. 입사 3일 만에 복병을 만났으니 대형 무대가 마련된 송년회였다. 평소 주목받는 걸 싫어하는데 어떻게 하다 보니 게임에서 계속 이겨 5등 안에 들었고 무대에 올랐다. 바라던 곳이 아니었다면 열심히 하지도 않았을 테지만, 부끄러운 게임에도 최선을 다했고 결국 1등으로 상품을 받았다. 그뿐인가? 30대가 넘어 경력직으로 들어갔음에도 이 회사에서 신입이었기에 워크숍 장기자랑이 기다리고 있었다. 부서의 자존심이 걸린 탓에 부장님의 체면을 위해 음주와 가무를 했다. 타의에 의한 자발적인 가무라니.


긍정적인 영향을 받은 사례는 아니지만, 이렇게 내향적인 사람도 특별하거나 중요하게 생각하는 일에서는 평소와는 다른 성향을 보인다. 그러니 긍정적으로 이를 활용한다면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며 열정적으로 몰입할 수 있지 않을까? 내가 아이들과 소통하고 싶으면 좋아하지 않는 강의도 열심히 하게 될 것처럼 말이다.

자유특성이론에 따르면, 우리는 특정한 성격 특성(이를테면 내향성)을 타고나거나 문화적으로 함양되지만, "개인에게 핵심이 되는 프로젝트"를 위해 거기에서 벗어난 행동을 할 수 있다.
p.319



핵심프로젝트 찾기

저자 수전 케인 역시 자신의 내성적인 성격과 변호사라는 직업이 맞지 않는다는 고민에서 나아가 내향성에 대해 연구했다. 저자가 직업에 대해 오랜 시간 고민하면서 깨달은 핵심프로젝트를 찾는 방법을 소개한다.

첫째, 어린아이일 때 무엇을 좋아했는지 회상해보라.…
둘째, 자신이 끌리는 일에 주의를 기울이자.…
셋째, 자신이 부러워하는 일에 주의를 기울이자.…
p.333



회복 환경

내향적인 사람에게 적절한 휴식은 필수라고 생각한다. 책이 좋았지만 그게 직업이 되니 독서가 일의 연장으로 느껴져 사적인 독서를 멀리했다. 온종일 컴퓨터만 보고 앉아 있어 피곤할 땐 시야가 트인 옥상을 찾아가 쉬었고, 주말 중에 하루는 만나는 날, 하루는 쉬는 날로 정하는 등 나만의 방법을 찾았다. 이렇게 회복 환경과 자유특성계약을 만들어야 한다.

'회복 환경'이란 리틀 교수가 만든 말로,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돌아가고 싶을 때 가는 장소를 가리킨다.
자유특성계약이란 우리가 일정 시간은 자신의 성격에 맞지 않는 행동을 하기로 하되, 나머지 시간에는 자신의 모습 그대로 지낼 수 있게 하는 것이다.
p.335~337




온라인 활용하기


나는 의견이 충돌하는 토론을 매우 꺼린다. 실제로 매우 친한 사이가 아니면 나를 주장하고 다른 사람과 생각을 나누는 기회가 거의 없었다. 그런데 블로그를 하면서부터 조금 바뀌었다. 나를 일부러 오픈하지는 않지만, 글을 쓰다 보면 나를 밝힐 수밖에 없는 상황이 많다. 자연스레 내 생각까지 글로 표현하면 그에 댓글이 달리고 그렇게 타인과 생각을 나누게 되었다.


내향적인 사람들은 자기 생각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것 자체에 거부감이 들 수도 있다. 독서 모임도 큰 도움이 되지만 직접 대면한다면 더 스트레스를 느낄지도 모른다. 하지만, 스스로 성장하고 타인과의 관계를 위해서는 내 생각을 표현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이럴 때 좋은 수단이 온라인이다. 글이든 영상이든 다른 무엇이든 내게 맞는 형식으로 내 주장을 펼쳐 보자.

내향적인 사람들은 외향적인 사람들보다 자기 자신에 관한 깊은 사실들, 가족과 친구들이 보면 놀랄 만한 사실들을 온라인에 표현하고, '진짜 자신'의 모습을 온라인에서 드러낼 수 있다고 말하며, 몇몇 온라인 논의에 시간을 더 많이 쓰기 쉽다. 이들은 디지털로 소통하는 기회를 환영한다.
p.109








이 책을 읽으며 공감한 내용이 너무 많아서 다 소개하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 혼자 일하는 시간, 보상 민감성, 인내력, 아시아인의 내향성, 부부 및 자녀 등 다양한 측면에서 내향성을 살핀다. 강조하고 싶은 점은 이미 『타인보다 더 민감한 사람』의 서평에서 이야기한 부분과 겹쳐서 함께 읽어보는 것도 추천한다. 재미없어 보였는데 얻은 것이 너무 많아 유익한 책이다.


내향적인 사람들이여, 우리만이 할 수 있는 일이 많다! 자신을 숨기지 말자!




여러분에게는 인내력과,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려는 성향과, 다른 사람들이 걸려드는 덫에 걸리지 않는 밝은 눈이 있다. 돈이나 지위와 같은 피상적인 보상의 유혹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다. 사실 여러분에게 가장 큰 도전은 자신의 장점들을 조화시키는 일일 것이다. 여러분은 어쩌면 열의에 차고, 보상에 민감한 외향적인 사람처럼 보이려고 지나치게 애를 쓰느라 자신의 재능을 과소평가하거나 아니면 주변 사람들에게 과소평가를 받고 있다고 느낄지 모른다. 하지만 자신이 중요하다고 여기는 일에 집중할 때, 아마 자신의 에너지가 무한하다고 느낄 것이다.
p.266




함께 읽으면 좋은 글: 아이를 울게 내버려 두면 안 되는 이유(타인보다 더 민감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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