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회의를 몰아서 설계하는 것이 답입니다
"회의가 너무 많아서 정작 일할 시간이 없어요." 리더들에게서 가장 자주 듣는 말 중 하나입니다. 그래서 많은 조직이 회의를 줄이는 방향으로 해결책을 찾습니다. 불필요한 회의를 없애고, 회의 시간을 30분으로 제한하고, 참석 인원을 줄입니다.
하지만 모카리는 다른 곳에서 문제를 찾습니다. 회의의 개수가 아니라 회의의 배치가 문제라고 말합니다. 회의가 일주일 내내 무작위로 흩어져 있는 것, 그것이 진짜 문제입니다.
오전 10시에 팀 미팅, 오후 2시에 1대1 면담, 오후 4시에 고객사 콜. 이런 하루는 겉으로는 세 번의 회의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없는 하루입니다. 회의와 회의 사이의 틈새 시간은 깊이 있는 작업이 시작되기도 전에 끝납니다. 뇌가 몰입 상태에 들어가는 데는 최소 20분이 걸린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그 전에 다음 회의가 찾아옵니다.
파편화된 일정은 리더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팀원도 마찬가지입니다. 누군가의 일정에 맞춰 불시에 소집되는 회의는 그 사람의 집중 흐름을 끊어냅니다. 조직 전체의 딥 워크 시간이 조각조각 사라집니다.
해결책은 극단적으로 단순합니다. 배칭, 즉 회의를 특정 날에 몰아서 처리하는 것입니다.
모카리가 제시하는 이상적인 일주일은 이렇습니다. 하루는 내부 회의 전담, 하루는 외부 회의 전담, 나머지 3일은 어떤 회의도 없는 온전한 실행의 날입니다. 회의 없는 3일은 끊김 없이 깊게 일할 수 있는 시간입니다. 딥 워크가 설계된 것이 아니라 허락된 것입니다.
외부 미팅이 많지 않은 실무자라면 더 단순하게 적용할 수 있습니다. 내부 미팅 하루, 실무 4일. 핵심은 회의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회의가 실무의 흐름을 무작위로 끊지 못하도록 설계하는 것입니다.
회의를 하루에 몰아넣었다고 해서 그날을 어떻게 쓰든 상관없는 것이 아닙니다. 모카리는 내부 회의 날의 순서까지 설계해 둡니다. 이 순서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가장 먼저 1대1 면담을 합니다. 개인의 병목과 고민을 가장 먼저 해소하는 것입니다. 팀원이 혼자 끌어안고 있던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옵니다. 그다음에 리더십 팀 회의를 합니다. 1대1에서 해결되지 않은 그룹의 문제들을 다루는 자리입니다. 개인의 문제가 먼저 걸러졌기 때문에 리더십 회의는 더 본질적인 논의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그 이후에 오픈 오피스 아워를 열어 누구든 찾아와 질문할 수 있게 합니다. 그리고 전사 회의에서 결정된 사항을 조직 전체에 투명하게 공유합니다.
이 흐름을 따르면 개인의 작은 병목부터 조직 전체의 정보 공유까지, 단 하루에 소통이 완결됩니다. 그리고 나머지 3일은 온전히 실행에 쓸 수 있습니다.
현실적인 반발이 당연히 있습니다. 실무를 하다 보면 회의 날까지 기다릴 수 없는 이슈가 생기지 않느냐고.
모카리는 두 가지 기준을 제시합니다.
첫 번째, 진짜 비상사태는 예외입니다. 서버가 다운됐거나, 오늘 당장 계약이 날아갈 위기라면 즉각 소통해야 합니다. 배칭 원칙은 묵언 수행이 아닙니다. 회사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히는 긴급 상황에는 당연히 즉각 대응합니다.
두 번째, 나머지 대부분은 비동기 소통으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지금 당장 회의가 필요하다'고 느끼는 논의의 90% 이상은 사실 오늘 안에 대면으로 결정 나지 않아도 되는 일입니다. 회의실로 사람들을 부르는 대신, 메신저나 협업 툴에 이슈와 본인의 제안을 명확히 글로 적고 담당자를 태그합니다. 상대방은 자신의 집중 시간이 끝난 후 그 글을 읽고 답을 답니다. 회의 없이 논의가 진행됩니다.
결국 모카리의 의도는 이것입니다. 회의를 소집하는 것의 허들을 극단적으로 높이는 것. 글로 해결될 일은 글로 해결하고, 글로 도저히 해결되지 않는 복잡한 문제들만 회의 날에 모아서 일괄 처리하는 것입니다.
한 가지 전제가 있습니다. 비동기 소통이 가능하려면 정보를 글로 명확하게 쓰는 문화가 먼저 갖춰져 있어야 합니다. 회의 없이도 의사결정이 추적되는 시스템이 있어야 합니다. 글쓰기 문화와 목표 추적 시스템이 인프라로 깔려 있을 때, 비로소 배칭이 실제로 작동합니다.
회의 리듬은 단독으로 설계할 수 없습니다. 조직이 정보를 다루는 방식 전체와 연결된 문제입니다.
회의를 없애는 것이 목표가 아닙니다. 회의가 실무의 흐름을 무작위로 끊지 않도록 설계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회의 날에는 회의에 완전히 집중합니다. 실무 날에는 실무에 완전히 집중합니다. 그 경계가 선명할수록 조직 전체의 집중 시간이 늘어납니다. 회의의 질도 올라갑니다. 끊기지 않은 시간 속에서 나오는 일의 깊이도 달라집니다.
회의가 많아서 일할 시간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회의가 흩어져 있어서 집중할 시간이 없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