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을 기다렸더니, 생각이 자랐습니다

질문 뒤 침묵은 대화가 멈춘 것이 아니라, 생각이 시작된 것입니다

by 경영 컨설턴트 Tim

오늘 인턴과 대화를 나눴습니다. 우리 회사가 구글 캘린더를 전사적으로 공유해서 쓰는 이유를 함께 생각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저는 평소라면 바로 설명했을 것입니다. 미팅을 잡기 쉬워서, 서로의 시간을 확인할 수 있어서, 불필요한 연락을 줄일 수 있어서. 알고 있는 것을 전달하는 것이 가장 빠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다르게 했습니다.

"우리 회사가 구글 캘린더를 전사적으로 공유해서 쓰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해요?"


첫 번째 질문, 그리고 두 번째 질문

인턴이 답했습니다. 서로의 일정을 확인하려고요, 미팅 잡기 편해서요. 예상할 수 있는 대답이었습니다. 저는 바로 피드백하지 않았습니다.


"좋아요. 또 어떤 이유가 있을 것 같아요? 3~5개 정도 한번 더 생각해볼래요?"


여기서 침묵이 왔습니다. 저는 기다렸습니다. 급하게 이야기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만 하고. 인턴은 더 생각했고, 더 꺼냈습니다. 갑작스러운 방해를 줄일 수 있다는 것, 하루를 더 계획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세 번째 질문을 던졌습니다.

"그럼 이 모든 이유의 밑바탕에 있는 진짜 본질은 뭐라고 생각해요?"


5분의 침묵

이번에는 침묵이 길었습니다. 체감상 5분 정도였을까요? 대화 흐름에서 5분은 매우 깁니다. 어색합니다. 뭔가를 채우고 싶어집니다.


저는 채우지 않았습니다.

인턴이 말했습니다. "조직과 나의 관리인 것 같아요. 조직이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관리가 되어야 하는데, 더 나은 관리 시스템을 갖출 수 있을 것 같아요."


저의 생각과는 다른 답이었습니다. 사람은 "관리의 대상"이 아닌, "관계를 맺는 대상"이지요. 그 안에서 구글 캘린더 입력의 본질을 배려 입니다. 내가 내 시간을 미리 등록해두면 동료는 그것을 보고 지금 연락해도 되는지, 언제 미팅을 잡는 것이 좋은지 판단할 수 있습니다. 내 시간을 등록하는 행동 자체가 상대의 시간을 지켜주는 방식입니다. 반대로, 내 시간 역시 배려받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구글 캘린더 입력은 단순히 일정을 적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시간을 존중하는 방식입니다.인턴의 대답은 그 방향과는 달랐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것이 아니었습니다. 5분 동안 인턴은 혼자 생각했습니다. 단순한 기능 나열에서 조직의 작동 방식까지 사고가 확장됐습니다. 그 여정이 생겼다는 것. 그것이 그 5분의 가치였습니다.


침묵은 대화가 멈춘 것이 아닙니다

마이클 번게이 스태니어는 이것을 이렇게 말합니다. 질문을 던진 뒤 오는 침묵은 실패가 아니라 성공의 신호일 수 있다고. 그 3초, 5초, 때로는 5분 동안 상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답을 찾고 있습니다. 새로운 연결을 만들고 있습니다.


리더가 그 침묵을 채우는 순간, 그 과정이 끊깁니다. 힌트를 얹거나, 같은 질문을 바꿔 다시 묻거나, 답의 방향을 암시하는 것. 모두 같은 결과를 만듭니다. 상대가 스스로 생각할 기회가 사라집니다.


침묵을 견디는 것은 소극적인 태도가 아닙니다. 의도적인 기다림입니다. 생각이 완성될 시간을 주는 것입니다.


리더는 왜 침묵이 불편한가

침묵이 불편한 이유가 있습니다. 대화가 잘 흘러가고 있다는 신호가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주고받는 리듬이 끊기고, 내가 잘 하고 있는지 알 수 없어집니다. 그래서 채우게 됩니다.


하지만 코칭 대화에서 침묵은 다르게 읽어야 합니다. 빠른 템포는 대화가 잘 되고 있다는 신호가 아닐 수 있습니다. 오히려 상대가 깊이 생각하지 않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반대로 침묵이 생겼다는 것은 상대가 쉽게 꺼낼 수 없는 무언가를 찾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 무언가가 대부분 더 좋은 답입니다.


저자는 하나의 습관을 제안합니다. 질문 후 2초 안에 답이 나오지 않으면, 숨을 한 번 쉬고 3초 더 조용히 기다린다. 단 5초입니다. 그런데 그 5초가 대화의 깊이를 완전히 바꿉니다.


배려는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발견하게 하는 것

그날 인턴에게 제 생각도 이야기했습니다. 구글 캘린더 입력의 본질은 배려라고. 내 시간을 등록하는 것이 상대의 시간을 지켜주는 방식이라고. 그리고 사람은 관리의 대상이 아닌, 관계의 대상이라고요.


그런데 그것이 훨씬 잘 들렸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처음부터 그 말을 들었을 때와는 다르게. 인턴이 스스로 생각을 펼쳐본 뒤에 들은 말이기 때문입니다. 자기 생각과 다른 관점을 비교하면서 들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처음부터 답을 주면 그것은 정보가 됩니다. 상대가 생각한 뒤에 주면 그것은 통찰이 됩니다.


좋은 리더는 질문을 잘 던지는 사람일 뿐 아니라, 그 질문 뒤의 침묵을 견딜 줄 아는 사람입니다. 침묵을 채우지 않는 것. 그것이 상대에게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것 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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