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딩홀이 가르쳐준 것
오늘 결혼식에 다녀왔습니다. 웨딩홀을 보며 생각했습니다.
"웨딩홀은 무엇을 제공하는 곳일까?"
처음에는 단순하게 생각했습니다.
"공간 대여업이구나."
넓은 홀, 의자, 테이블, 조명, 음향. 공간을 빌려주고 돈을 받습니다. 간단합니다.
하지만 더 생각해봤습니다. 정말 그게 전부일까?
웨딩홀의 본질은 "세상에서 가장 의미 있는 날을 축복해주는 공간"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단순히 공간을 빌려주는 게 아닙니다. 고객에게 추억을 남겨주는 일입니다.
신랑신부는 일생에 한 번(대부분) 결혼합니다. 이날을 평생 기억합니다. 사진을 봅니다. 영상을 봅니다. 친구들에게 말합니다. "우리 결혼식 정말 좋았어."
웨딩홀은 추억을 팝니다. 공간이 아닙니다.
그리고 깨달았습니다.
웨딩홀이야말로 "고객이 생각하지도 못한 것을 역제시하는 것"이 핵심이라는 것을요.
왜일까요? 결혼하는 커플은 대부분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입니다.
고객(초심자): "버진 로드는 그냥 꽃장식 예쁘게 해주세요."
표면적 요구입니다. 고객은 예쁜 꽃. 화려한 장식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웨딩홀(전문가): "신부님, 꽃장식보다 중요한 건 조명의 각도입니다. 이 각도에서 조명을 때려야 하객들이 신부님만 보게 됩니다."
역제시입니다. 고객이 생각하지 못한 것을 제시합니다.
꽃장식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건 조명입니다. 각도입니다. 신부가 가장 아름답게 보이는 순간을 만드는 것입니다.
웨딩홀의 본질은 공간 대여가 아닙니다. "당신이 모르는 '가장 아름다울 수 있는 방법'을 우리가 알고 있다"는 전문성의 큐레이션입니다.
고객은 모릅니다. 어떤 조명이 좋은지. 어떤 각도가 예쁜지. 어떤 음악이 감동적인지. 어떤 순서가 자연스러운지를요.
하지만 전문가는 압니다. 수백 번 해봤기 때문입니다. 어떤 것이 고객을 가장 기쁘게 하는지. 어떤 것이 추억을 만드는지를요.
그래서 역제시합니다. "신부님이 요청하신 건 A입니다. 하지만 제가 보기에 진짜 필요한 건 B입니다. 왜냐하면 신부님은 이날의 '주인공'이 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스티브 잡스는 과거 이렇게 말했습니다.
"고객은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히 모른다." (The Customer doesn't know what they want.)
애플이 아이폰을 만들기 전, 고객들에게 물었다면 "더 좋은 노키아를 만들어주세요"라고 답했을 것입니다. 터치스크린? 앱스토어? 상상도 못 했을 것입니다.
스티브 잡스는 역제시했습니다. "당신이 원하는 건 더 좋은 노키아가 아닙니다. '손안의 컴퓨터'입니다."
전문가의 역할은 고객이 말한 것을 그대로 해주는 게 아닙니다. 고객이 진짜 필요한 것, 고객이 미처 깨닫지 못한 것을 찾아서 제시하는 것입니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클라이언트가 말씀하십니다. "우리 직원들 워크숍 좀 해주세요."
표면적 요구입니다.
저는 웨딩홀 지배인처럼 역제시해야 합니다.
"대표님, 워크숍이 중요한 게 아닙니다. 그들이 돌아와서도 열정이 식지 않게 할 B가 먼저 필요합니다."
워크숍 하고 돌아옵니다. 3일 동안 신납니다. 그다음은 다시 원래대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
역제시입니다. "고객님이 요청하신 건 A입니다. 하지만 전문가인 제가 보기에 진짜 필요한 건 B입니다. 왜냐하면 C이기 때문입니다."
다른 예시들
"매출을 올려주세요." → "대표님, 매출보다 먼저 마진율을 올리십시오. 나쁜 매출을 정리하십시오."
"직원이 일을 못 해요." → "대표님, 직원이 아니라 시스템이 문제입니다. 업무 프로세스를 만드십시오."
"고객이 안 와요." → "대표님, 고객 수가 아니라 재구매율을 보십시오. 기존 고객을 지키십시오."
고객이 말한 것을 그대로 하기 전, 고객에게 진짜 필요한 것을 찾아서 제시합니다.
"시키는 대로 할 것입니까?"
쉽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하면 됩니다.
하지만 고객이 만족하지 못 할수 있습니다. 진짜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용기를 내어 역제시하십시오.
"고객님이 요청하신 건 A입니다. 하지만 제가 보기에 진짜 필요한 건 B입니다. 왜냐하면..."
이유를 설명하십시오. 왜 B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지를, 고객에게 정말 필요한 것을 이야기해야 합니다.
오늘 결혼식에 다녀왔습니다. 웨딩홀을 보며 깨달았습니다.
웨딩홀은 공간 대여업이 아닙니다.
추억을 파는 곳입니다.
고객이 생각하지도 못한 것을 역제시하는 곳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