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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순간들은 영원히 우리 곁에 머물기를..

그림책 레터 <별이 빛나는 밤>

by 여울빛

사람의 숨이 눈으로 보이는

유일한 계절, 겨울.


어둠이 짙게 내린 밤,

보이는 거라곤

그저 나 자신인 칠흑 같은 밤.


흩어지는 어둠 속,

사방이 고요한 시간에

밤하늘을 올려다보니

광활히 펼쳐진 공간 속

간간이 섞인

별빛의 모습에 황홀합니다.


그래서 소개하는 책!


< 별이 빛나는 밤 >

글그림 지미 리아오

천 개의 바람

어린 시절

밤에 뜨는 별들이

너무 아름다운 시골에서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살았던 여자아이는

도시에서 엄마 아빠와 살게 되면서

홀로 외로운 시간을 견딥니다.


늘 친구가 많고 일하느라 바쁜 엄마,

늘 휴대폰을 귀에 붙이고 다니는 아빠,

학교에서도 마음 둘 곳은 없고..


그러던 어느 성탄절 밤,

사랑하는

할아버지의 죽음을 알리는 전화가

날카롭게 울리고

아이는 홀로 밤하늘을 바라보며

슬픔을 달랩니다.


무기력한 날들을

보내고 있던 어느 날,

남자아이를 만나

두 아이는 함께 떠나고...


덜컹덜컹 트럭을 타고 달리는

투박한 시골길,

커다란 바위에 누워

얼굴을 스치는 바람,

영원할 것만 같은 저 너머의 무지개를

함께 바라보며 행복한 두 아이.


도착한 곳은 돌아가신 할아버지 댁.

할아버지 댁 숲의 끝자락에 있는

작은 호수의 배에

나란히 누워 밤하늘을 바라봅니다.


그렇게 두 아이는

가장 찬란하고, 가장 고요했던,

별이 빛났던 밤을 기억하기로 약속을 하고

마법과도 같은 황홀한 여름밤을 보내지요.


그 이후 어떻게 되었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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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밤하늘에 가득한 별을 바라보고 있으면,
세계가 점점 커지는 느낌이 든다. ”



세월이 흘러 두 아이는

서로 멀리 떨어져 살게 됩니다.


기억은 희미해지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그때의 여운…


또한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는 순간들을
두 사람만이 기억할 때
그 순간은 둘만의 것이 될 것입니다.


그렇기에

그때 함께 했던

그 공간, 햇살, 온도, 그 순간을 둘러싼

모든 지난 시간의 아름다움을

기억하게 될 것이고


둘이 함께한 시간들이 모여

영원이 되며
그 순간들은

작지만 빛나는 영원의 조각들이 되어
서로에게 스며들 것입니다.


그리하여

살다가 길을 잃어 서성이게 될 때
그때의 사랑한 여운은

삶의 가닥을 잡아줄 것이고,

불을 밝히겠지요.


저에게도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세월이 한참 흐른 뒤

문득 밤하늘을 바라볼 때


스쳐간 누군가,

그때는 모호했지만 뒤늦게 깨달은 사랑,


이런 희미한 마음들이 또렷해져

어디로 발걸음을 향할지 모를 때

그때 그 단 한 사람이

떠올랐으면 좋겠습니다.


“ 오랜 시간이 흘렀고,

나는 그 애를 다시 만나지 못했다.

그래도 나는 그해 여름을 기억하고 있다.

가장 찬란하고, 가장 고요했던,

별이 빛났던 밤을. ”


그러니
모두들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최고의 기억을,

잊지 못할 장면을 담으며

살아갈 수 있기를 소망해 봅니다.

:)

그래서 당신에게 묻습니다.


“ 지금껏 살면서 당신의 최고의 기억,

잊지 못할 장면이

혹은 잊지 못하는 사람이 있나요?

있다면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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